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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를 움직이는 사람들]B2B 신사업 중책 맡은 '그램 신화' 장익환 부사장③LG표 노트북·모니터 '혁신' 리더…로봇·샤이니지 담당, 수익성 개선 과제

손현지 기자공개 2022-04-01 10:29:11

[편집자주]

구광모 체제 이후 LG전자가 숨겨진 야성을 드러내고 있다. 가전명가(名家) 타이틀 대신 '모터스 LG'로 거듭나기 위한 포트폴리오 개편 작업이 한창이다. 적자를 지속하던 스마트폰, 태양광패널 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전장과 로봇 등 신사업으로 축을 옮기고 있다. '뉴LG' 비전을 품고 빠르게 변화하는 LG전자의 핵심 경영진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0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kg도 안된다'는 뜻을 담고 있는 LG노트북 브랜드 '그램'. 노트북의 무게는 불과 980g다. 2014년 출시 당시 타사 노트북에 비해 50% 이상 가벼웠다. 그야말로 '초경량' 혁신 전략으로 업계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고 최근까지도 LG전자의 대표 노트북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노트북기기 업계에서 무게 경쟁 트렌드를 이끌어간 주인공은 바로 장익환 부사장(사진)이다. 지난 8년간 그램의 경쟁력을 꾸준히 향상시켜 LG전자 PC사업의 흑자전환을 이끌어냈다. 이제는 구광모 회장이 밀고 있는 로봇, IT 신사업이 한데 모인 BS(Business Solutions)사업본부의 수익개선을 도모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손대는 것마다 대박…'혁신의 대명사'

장 부사장은 LG전자에서 손꼽히는 '노트북·모니터' 전문가다. 대구 출신인 그는 1990년 금성사 TV/전자관사업부를 통해 전자업계에 첫 발을 들였다.

입사후 PC관련 한 우물만 팠다. 모니터기획관리팀, DID 기획관리팀 등을 거쳤으며 2002년 영국 웨일즈법인 근무를 인연으로 모니터 전략기획그룹장, 글로벌 관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HE원가관리실장을 맡으며 공급망 네트워크를 쌓기도 했다.

이후 그의 주요 커리어는 노트북 '그램'의 성장과 궤를 함께 했다. 그램은 2014년 장 부사장이 HE모니터/PC사업담당을 맡던 시절 탄생했다. 처음엔 13.5인치 크기를 980g까지 줄여 주목받았다.

하지만 장 부사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주위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집요'했다. 2015년 1월 14인치급 제품을 980g으로, 다시 1년이 지난 2016년 15.6인치 제품까지 980g으로 맞췄다. 크기는 늘리되 무게는 980g을 유지하겠다는 절실함으로 개발팀과 머리를 맞댔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레이싱카 등에 사용되는 풀메탈 마그네슘 합금 소재를 썼다. LG디스플레이와 협의하에 두꺼운 베젤을 줄인 슈퍼슬림베젤을 개발해냈다. 가벼우면서도 밀도를 높인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것도 큰 힘이 됐다.

결과는 '대히트'였다. 이전까지만 해도 노트북 시장의 경쟁요인은 고성능, 그러니깐 '스펙' 싸움이었다. 이와 달리 장 부사장과 개발팀이 주목한 건 '경량, 멀티태스킹 가능여부'이었다. 고객들의 니즈에 딱 들어맞아 판매가 급증했다. 북미, 유럽쪽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그램14은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14인치 노트북 컴퓨터로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기염을 토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장 부사장은 2017년 HE사업본부 IT BD(Business Division)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장 부사장은 더 다양한 프리미엄 IT기기 출시에 열을 올렸다. 이전까지 LG전자에서 보지 못했던 기술력과 고객경험을 담은 제품들로 전환시켰다. 21대9 비율의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부터 고화질 빔프로젝터(LG시네빔 4K), 게이밍모니터(LG울트라기어) 등 모두 그의 작품이다. 가정·병원 등 다방면에서 모니터 활용범위를 확장시킨 장본인이다. 장 부사장은 혁신 IT제품들을 국내 뿐 아니라 북미·유럽로도 확대 출시해 매출 상승에도 기여했다.


◇가정용 IT기기를 넘어 '기업용 IT기기'까지 섭렵

장 부사장은 2019년 11월 전무로 승진하면서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바로 구광모 LG 회장의 주도하에 부활한 BS사업본부의 IT사업 총괄업무다. BS사업본부는 기업간거래(B2B)영업을 위해 꾸려진 조직이다. B2B매출을 전체 매출의 20%까지 끌어올려 새 캐시카우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구 회장이 B2B영업에 주목한 배경 중 하나는 로봇,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4차산업을 접목시키기 유리하다는 점이었다. 기업고객을 상대로 할 경우 개인고객 보다 한 건당 매출 규모가 큰 점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빌딩, 병원, 기업 등에 대량으로 제품이 들어가다 보니 유지보수, 서비스 운영 등 다양하게 엮여있어 연계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장 부사장은 여기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네이버 등 플랫폼기업부터 스포츠협회, 스크린골프(케이골프), 게임 스타트업 등 다양한 산업을 두드렸다. 이들과 업무협약(MOU)를 맺거나 파트너십을 쌓았다. LG전자의 하드웨어와 상대회사의 소프트웨어, 유통인프라를 서로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네트워크를 다졌다. B2B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큰그림'을 그린 셈이다.

작년부터는 BS사업본부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기존 담당해오던 노트북과 모니터 뿐 아니라 디지털 사이니지, 로봇 등 신사업을 모두 관할하는 직위다. 샤이니지는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옥외광고 뿐 아니라 드라마·영화의 특수시각효과, 예술전시회, 대체불가능한토큰(NFT)까지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한 성장성 높은 산업으로 평가된다.

다만 장 부사장의 어깨는 무겁다. BS사업본부는 LG전자의 4개 사업본부 중 가장 매출이 작은 본부다. 작년 매출규모는 7조원이 채 안된다. 언제까지고 신사업 핑계로 성장이 퇴보할 수는 없기에 실적 개선여부가 관건이다. 특히나 BS사업본부는 구 회장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사업분야다. 전신인 B2B사업본부의 ID(정보디스플레이)사업부는 구 회장이 2018년 회장 즉위 직전까지 담당했기에 애정이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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