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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차세대 에너지 '구원투수' 될까③엔지니어 출신 COO, 30년 '두산맨'...채권단 조기졸업 성공, 포트폴리오 전환 중책

김서영 기자공개 2022-04-18 07:36:05

[편집자주]

올해로 창립 126주년이 된 두산그룹은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집단이다. 빠른 속도로 사세를 확장한 두산그룹은 전 세계를 무대로 플랜트 사업을 영위했지만 마냥 순탄하지만 하진 않았다. 2019년 채권단 관리에 처하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그러나 2년 뒤 조기졸업을 달성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더벨은 '뉴 두산'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인 두산그룹을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3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두산그룹 중간지주사로 발돋움하면서 그룹의 성장 동력을 이끄는 허리가 됐다. 지난달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조기 졸업한 동시에 차세대 에너지 공급자로의 전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을 바꾸면서 새출발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엔지니어 출신인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사진)이 친환경 에너지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경영 위기 속 베트남 비나(VINA) 법인장(2015년), 관리부문장(2019년)에 선임되는 등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4대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지 주목된다.

◇엔지니어 출신 COO, 위기마다 '등판'...채권단 관리 조기졸업

두산그룹의 특징은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아닌 각자 대표이사를 둬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중간지주사로 거듭난 두산에너빌리티도 마찬가지다.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진은 △박지원 회장(CEO) △정연인 사장(COO) △박상현 사장(CFO)으로 구성돼 있다. 정 사장은 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인 정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차세대 에너지 개발 사업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1963년생인 그는 부산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에서 엔지니어로 첫발을 뗐다.

2008년 상무로 승진해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전무로 승진,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로 자리를 옮겨 운영혁신과 생산총괄을 맡았다.

2015년 다시 두산중공업으로 복귀했다. 6년 만에 돌아온 두산중공업에서 첫 임무는 베트남 비나법인을 이끄는 것이었다. 당시 베트남법인은 경영 악화를 겪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발전 업황이 부진을 겪고 있던 탓에 순손실이 수백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와중에 정 사장은 2016년 두산중공업이 수주한 7000억원 가량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생산을 지원했으며 동남아 지역 대형 항만 크레인을 자체 수주했다.

베트남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은 정 사장은 2017년 12월 두산중공업 보일러BU장에 선임됐다. 그로부터 1년 뒤인 2019년 1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관리부문장에 올랐다. 관리부문장을 맡은 이때도 베트남에서처럼 경영 위기가 드리웠다. 전임 관리부문장이었던 김명우 전 사장이 경영 악화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2019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사장 자리에 올라 COO 직을 맡게 됐다. 특히 1년8개월간 공석이었던 COO 자리를 채우게 된 것이다. 이듬해 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에 긴급 자금지원 요청을 하며 채권단 관리 체제에 빠졌다.

◇'차세대 에너지 공급자' 청사진, 4대 성장축 '주목'

정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에 30년 넘게 재직하면서 경영 위기 속 중책을 맡아 왔다. 올해 3월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조기 졸업으로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2009년부터 6년간 운영혁신과 생산총괄 전무로 몸담았던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하기도 했다. 경영 위기 속 중책을 맡으며 관련 업계에서는 정 사장을 '구원투수'라고 부른다.

정 사장의 과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두산에너빌리티를 차세대 에너지 공급 기업으로서 자리매김시켜야 한다. 더욱이 두산그룹 재건에 있어 핵심 계열사로 지목된다. 고강도 구조조정 이후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두산큐벡스 등 여러 자회사를 거느린 중간지주사로 거듭나며 그룹 내 위상이 높아졌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4대 축으로 △해상풍력 △수소 터빈의 기반이 된 가스터빈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에너지 사업을 낙점했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전체 수주의 52%를 이와 같은 4대 성장사업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으로 가스터빈 1조8000억원, 수소 6000억원, 신재생에너지 2조1000억원, SMR 8000억원으로 모두 5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발맞춰 사명도 바꿨다. 두산에너빌리티(Doosan Enerbility)에서 '에너빌리티(Enerbility)'는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합한 말이다. 여기에는 '가능하게 하다'는 'Enable' 의미도 담겨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에너지 기술로 인류의 윤택한 삶과 청정한 지구를 만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에 거는 기대도 높은 편이다. 채권단이었던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의 녹색 분류체계(택소노미) 최종안에 원자력발전이 포함되며 SMR 사업 기회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업황이 우호적으로 돌아섰다"며 "전 세계 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수주 실적과 경영 실적이 개선되며 전망을 밝혔다. 지난해 신규 수주 규모는 전년보다 33% 증가한 7조3000억원이다. 수주 잔고는 2020년보다 11% 늘어난 1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중공업 부문 매출도 전년보다 6% 증가해 외형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매출액은 5조6000억원, 영업이익 2622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액 11조2836억원, 영업이익 8778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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