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부적으로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고객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반영하는 오픈형 R&D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최근 열린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서 김택진 대표가 한 발언이다. 그간의 폐쇄적 기조를 깨고 앞으로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내용을 바깥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지난 1분기 컨콜에서 홍원준 CFO가 대외적으로 소통에 변화를 준다고 한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엔씨소프트는 원래 폐쇄적인 소통으로 유명했다. 출시 전인 개발 단계에서는 게임 관련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지난해 출시한 '리니지W'의 경우 2017년부터 개발을 시작했지만 4년간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였다. 보통 출시 1~2년 전부터 라인업을 공개하는 게임업계에서는 이를 1등의 여유라고도 봤다.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엔씨소프트가 180도 변신했다. 김 대표가 사내 메일을 통해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겠다"며 "고객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이후부터다.
당장 올해 출시할 TL(Throne and Liberty)을 시작으로 TL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프로젝트E',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 '프로젝트M'까지 2025년까지의 파이프라인을 모두 공개했다. 지난 2월에는 리니지W 개발 담당 임원이 한 게임 BJ 담당 유튜브 채널 생방송에 직접 등장해 유저와 소통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변신이 기대되는 건 사업 부문에서 '감'을 키우는 행보라서다. 게임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을 꼽는다면 개발력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사업과 운영 부문도 중요하다. 게이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고 그 성향에 맞춰서 비즈니스 모델(BM)을 설계해야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 2016년, 700억원이라는 한국 게임 역사상 가장 큰 개발비가 들어간 네오위즈의 '블레스'가 실패했던 것도 유저를 읽지 못해서였다.
엔씨소프트는 업계에서 사업 부문이 노련하기로 유명했다. 개발력이 받쳐주면서 유저들의 니즈를 잘 맞추는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로 꼽혔다. 다만 지난해 출시했던 '블레이드앤소울2'나 '트릭스터M'의 경우 다소 헛발질을 했다. 게임 자체의 퀄리티는 높았지만 BM이 아쉬웠다. P2W(Pay to Win) 운영 방식에 거부감이 있는 유저들의 여론을 읽지 못했던 탓이다.
이번 변신으로 개발과 사업 양 날개를 다시 정비한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내용을 공개하면 이용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시간이 생긴다. 의견을 수렴해 게임을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리니지W는 첫 번째 게임 쇼케이스 때 받은 피드백으로 BM을 크게 바꿨고 지금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최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변신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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