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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LG이노텍, 영업이익률 가른 '하이엔드' 전략 삼성, MLCC·패키지기판 등 고부가상품 포트폴리오 재편…양사 FC-BGA 시장 맞불 전망

손현지 기자공개 2022-04-29 14:14:13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8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양대 전자부품 기업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나란히 분기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 등의 판매 호조,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의 공급 확대 등이 주효했다.

주목할 점은 두 회사간 영업이익률 격차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영업이익 격차는 500억원 수준으로 그리 크지 않았지만 영업이익률은 5%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다. 규모면에서 보면 삼성전기가 LG이노텍보다 적게 팔았지만, 하이엔드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이윤을 남긴 모습이다.

부품업계 경쟁력은 고부가제품 선점에 달려있다. 삼성과 LG 모두 신성장 동력으로 불리는 FC-BGA 투자를 늘리며 반도체기판 시장 선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LG이노텍보다 '덜 판' 삼성전기가 '더 남겼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매출액 3조9517억원으로 삼성전기(2조6168억원)에 비해 1조3000억원 가량 더 많은 수익을 냈다. LG이노텍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28.7%로 삼성전기(14.2%) 보다 더 높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삼성전기가 많이 냈다. 1분기 삼성전기 영업이익은 4105억원으로 LG이노텍(3671억원) 보다 더 많았다.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도 삼성전기가 15.1%로 LG이노텍(5.8%)보다 높았다. 삼성전기가 LG이노텍 보다 적게 팔고도 더 많이 남겼다는 뜻이다.

양사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을 기점으로 갈렸다. 2020년 1분기 기준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7.4%, 6.9%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분기부터 LG이노텍의 매출원가가 급격히 증가한 여파로 이익률 격차가 벌어지더니 바로 다음 3분기에는 양사간 이익률 격차가 8.3%포인트에 달했다. 이후에도 이익률 격차는 유지됐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기의 이익률은 15.7%, LG이노텍은 9.3%를 보였다.
원인은 고부가제품 판매 전략에서 비롯된다. 삼성전기의 경우 작년부터 제품 포트폴리오를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재편해오던 노력이 빛을 발했다.

MLCC 제품 내에서도 단가가 높아 이익률이 높은 산업·전장용 비중을 늘렸다. 반도체 기판도 모바일 보다는 '전장' 반도체 부품인 FC-BGA 역량 강화에 집중해왔다. FC-BGA는 LG이노텍이 생산해오던 모바일 반도체 부품인 FC-CSP 보다도 '고부가' 제품으로 분류된다. 생산기술 난이도가 높아 경쟁자도 많지 않다.

그외에도 하이엔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초박판 중앙처리장치(CPU) 등 하이엔드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카메라 모듈에서도 갤럭시S22 인기에 따라 1억 화소, 10배 줌 등 고사양 제품 공급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하반기엔 국내 최초로 고부가 고부가 서버용 패키지 기판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확장 보단 내실강화에 주력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기는 작년 10월 적자사업인 경연성회로기판(RF-PCB)사업을 과감히 접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했다. 판매관리비도 2683억원 전분기(3052억원)에 비해 12% 절감했다. 순차입금도 작년 3분기부터 마이너스로 전환시켰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라는 건 현금성자산이 차입금보다 많다는 뜻으로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이어간다는 뜻이다.

LG이노텍의 포트폴리오는 이윤창출 효율이 기판에 비해 낮은 '카메라모듈'에 맞춰져 있다. 전체 매출(3조9517억원)에서 카메라모듈 담당 광학솔루션(3조885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8.1%에 달한다. 기판 매출(4150억원) 비중은 10.5%에 불과하다. 기판사업 영업이익률은 25%로 카메라모듈(8%대)에 비해 높다.

LG이노텍 전략은 애플의 수요에 맞춰진 경향이 크다. 올해 1분기에도 애플의 프리미엄 모델인 '프로' 라인업에 단가가 높은 위주의 멀티플 카메라모듈, 3D센싱모듈 등의 고가의 부품을 공급했다.

◇삼성·LG, 반도체 기판 FC-BGA 중심으로 '올인'

LG이노텍도 포트폴리오 개편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미 주 고객 애플 파트너십을 공고히 한 카메라모듈 뿐 아니라 기판분야까지 가세해 '투트랙' 성장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장' 기판인 FC-BGA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2월 4130억원을 FC-BGA 시설투자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그간 모바일 반도체용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징(FC-CSP)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해왔던 것과 다른 행보다.

삼성전기 역시 지난해 베트남 생산기지에 1조3000억원의 FC-BGA 관련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올해도 부산에도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FC-BGA는 여러 반도체를 얹는 작은 판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한 판에 올리고 각 반도체를 전기회로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고성능컴퓨팅 발달로 대량의 정보 처리가 필수인 통합칩(SoC)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 부품이다.

FC-BGA 분야에서 그간 국내 부품사들은 입지가 약했다. 일본 이비덴과 신코,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이 주도해오던 시장이다. 시장 수요가 넘치지만 이에 비해 공급 상황은 쉽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국내 부품사들도 역량강화를 위한 투자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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