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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관 기로 선 MG손보]판결문 뜯어보니 "금융위 당위보다 회사 피해 중요"부실기관 효력 정지, JC파트너스 손 들어준 법원…금융위 권위 '타격'

이은솔 기자공개 2022-05-06 07:52:16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4일 08: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JC파트너스가 제기한 부실금융기관 지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MG손해보험 사태가 새 국면을 맞았다. 법원은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금융위원회의 '당위'보다 이로 인해 회사가 입을 '손해'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위는 곧바로 항소에 나설 예정이지만 본안 소송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사실상 부실금융기관 지정은 효력을 잃게 됐다. 정례회의 의결까지 거친 행정권 발휘가 무력화되면서 금융위의 권위가 실추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전일 MG손해보험 외 3명이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신청한 부실금융기관 효력 정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법원은 금융위가 MG손보를 대상으로 처분한 경영개선명령과 부실금융기관 결정의 효력을 30일간 정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임원의 업무집행정지와 금융당국의 관리인 선임 역시 효력이 정지된다.

판결문을 살펴보면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에 사실상 완승을 거뒀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막심한 손해를 입는다는 JC파트너스와 MG손보 측의 주장은 인정받았고 MG손보의 부실금융기관이 정당하다는 금융위의 주장은 기각됐다.

가처분 소송의 핵심은 행정기관의 권력 행사와 신청인의 피해 중 어떤 게 더 중요한지 여부다.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공권력의 행사로 신청인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경우에는 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 집행이 정지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되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

법원은 부실금융기관 지정의 효력이 계속될 경우 MG손보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는다고 인정했다. 기존 보험계약자들이 계약을 해지하거나 신규 보험계약을 유치하기가 어렵다고 봤다. 또 자금이 새로 유입될 기회를 잃고 회사의 가치가 하락하는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MG손보의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실금융기관 지정의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반면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취소하면 안 된다는 금융위의 입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효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금융위의 당위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은 "피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결국 부실금융기관 처분을 강행해야 한다는 당위보다 회사가 입을 실질적 피해가 더 크다는 점에서 법원이 MG손보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원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는 요건을 다소 기계적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도 "금융위도 공공의 복리에 어긋난다는 점을 충분히 방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본안 판결에 앞서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MG손보에 대한 집행 정지를 요청할 자격이 없다고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법인의 주주는 행정처분에 간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처분 취소를 요청할 자격이 없다. 그러나 법원은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주주의 권리가 소멸하는 등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받고 다른 구제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소송의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금융위의 결정을 번복하면서 금융위의 권위도 상당히 훼손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곧바로 항소에 나설 예정이지만 본안 소송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가처분이 인용된 이상 부실기관 이후 절차를 강행할 수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미 금융위의 처분이 실질적인 효력을 상실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통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일반 부처보다 더 큰 권위를 가진다"며 "그런 금융위에서 합의한 결론이 무효화된 것이기 때문에 권위에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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