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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의 몰락]테라폼랩스 코리아가 폐업을 선택한 이유④1000억원대 세금 추징…과세 빌미 없애려 국내 법인 정리

노윤주 기자공개 2022-05-24 10:06:06

[편집자주]

가상자산 시가총액 10위 안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던 국산 코인 '테라'와 '루나' 가치가 순식간에 폭락했다. 14만원에 달하던 루나 가격은 한 달 만에 0원이 돼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는 신세에 처했다. 테라-루나 사태가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일각에서는 '김치코인 리스크'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가운데 이들이 한순간에 몰락한 과정과 원인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9일 15: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루나(LUNA)와 테라USD(UST) 가격 하락과 동시에 국내 운영 법인 '테라폼랩스 코리아'도 폐업을 결정했다.

마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법인을 정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세금 문제가 있다. 테라폼랩스 법인과 관계자들은 지난해 국세청 조사를 받고 1000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냈다. 이에 앞으로는 과세 빌미를 원천 차단하고자 국내 법인을 정리했다.

루나 가치 상승으로 납부해야 할 소득세와 법인세가 올해는 더 커질 것이란 예측에 따른 전략적 결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태로 절세는커녕 사업 존속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테라 국내 법인 청산 절차 돌입…과세 피할 목적

테라폼랩스 코리아는 테라가 국내 사업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싱가포르 소재 테라폼랩스가 가상자산 발행을 위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라면 국내 법인은 개발자 채용, 급여 지급 등 행정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본사는 부산, 지점은 서울에 뒀다.

2019년 6월에 만들어진 테라폼랩스 코리아는 설립 3년이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30일 폐업을 위한 해산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 본점은 4일, 지점은 6일 등기가 완료됐고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청산인은 권도형 대표다.


테라가 한국 법인을 정리한 가장 큰 이유로는 세금이 꼽힌다. 지난해 6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테라폼랩스 코리아, 그라운드X 등 국내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과세 통보는 지난해 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은 구체적인 세금 추징 내용을 공개하지 않지만 테라폼랩스가 납부한 세금은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싱가포르), 테라버진(버진아일랜드) 등 해외 법인이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에 루나를 전송한 게 문제였다. LFG는 UST 가격 1달러 유지를 위해 준비금을 예치해놓는 테라의 비영리 재단이다. 알고리즘만으로는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없다는 투자자 우려로 인해 지난해 말 정식 출범했다.

과세당국은 주요 임원과 관계사가 LFG에 루나를 전송한 행위에 대해 손실 보전, 과세 회피 목적이 있다고 해석했다. 테라폼랩스 법인 등기가 싱가포르와 버진아일랜드에 돼 있지만 실질적은 운영을 국내 법인에서 한 것으로 보고 세금을 추징했다.

당초 테라폼랩스는 과세당국 처분에 불복하기 위해 대형로펌의 자문을 받았다. 로펌과 상의 후 세액이 1000억원대라면 납부하고 당국과 언쟁하지 않는 방향으로 노선을 틀었다.

한차례 세금을 납부한 테라는 국내 사업 철수로 가닥을 잡았다. 두 번 꼬투리를 잡히지 않겠다는 의도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운영 법인을 둔 게 전략 미스라고 생각한 모양"이라며 "과세 고리를 끊고자 법인 폐업을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 폐업, 루나 가격 하락 부추긴 꼴

업계에서는 테라폼랩스 코리아 폐업 결정이 루나 가격 하락 불씨를 키웠다고 봤다. 폐업의 목적이 '먹튀'로 해석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루나 가격이 하락한 건 국내 법인 해산 등기가 완료된 6일부터다.

코인마켓캡 기준 6일 정오 루나는 10만원대에 거래됐다. 이후 같은 날 밤부터 가격 급락이 시작되면서 10만원 선이 붕괴됐다. 5일 뒤인 11일에는 1000원대로 하락했고 19일 현재는 0.1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루나 가격 급락과 동시에 테라가 '먹튀'했다는 소문이 급격히 퍼졌다"며 "소문의 원천은 테라폼랩스 코리아 폐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은 실시간으로 하락하는데 국내 법인까지 없어진다는 소문이 들리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책임질 사람이 사라졌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당초 목적과 상관없이 테라 국내 법인 정리는 패닉셀을 부추긴 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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