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큰형님' 은행 덕에 글로벌 진출 '수월하네' KHGF·BIDV 지분 인수…하나은행 네트워크 적극 활용, 리스크 큰 해외 법인보다 투자 집중
남준우 기자공개 2022-06-10 13:06:42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투자가 이은형 대표(부회장) 취임 이후 글로벌 진출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내 증권사의 주요 글로벌 전략인 해외 법인 설립과는 조금 다른 형태다.홍콩, 베트남 현지 금융사 지분 투자를 연달아 진행했다. 그룹 내 큰 형님격인 하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가 확고하다. 이를 활용한 해외 투자 등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KHGF·BIDV 투자, 해외 법인 설립과 거리 멀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하나은행의 홍콩 계열사인 KHGF(KEB하나글로벌재무유한공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025년까지 약 1270억원을 투자한다. 이에 앞서서는 베트남 1위 국영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의 자회사인 BIDV 증권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1420억원을 투입하며 지분 35%를 확보했다.
이은형 대표 취임 이후 자기자본 5조원을 넘기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신경 쓰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2020년과 2021년 총 1조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도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증권업종 최상위권 수준인 6조원에 가까운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 취임 전까지는 다른 초대형IB와 비교하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해외법인이 단 한 곳도 없다. 투자 자문을 진행하는 하나지분투자관리 유한공사가 중국 심천에 있다. 다만 사무소 형태라 정식 법인에 비할 규모는 아니다.
이번 BIDV증권 지분 투자와 KHGF 지분 투자 역시 해외 법인을 설치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업계에는 지분 투자 이후 IPO, 인수금융 관련 인력을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별도의 인력 파견은 없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베트남 싱가포르의 경우 지분타자의 형식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해외법인 설립은 추후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선순위 채권 투자 등으로 지원사격
하나은행 덕분에 다른 하우스처럼 별도의 해외 법인을 두는 모험은 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하나금융그룹 해외사업의 중심축인 하나은행은 2015년 9월 외한은행 인수 이후 해외에서 국책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하나금융그룹 전체적으로 하나은행이 구축해 놓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영업활동을 벌이며 수익을 내고 있다. 비은행부문 계열사들도 이미 하나은행이 진출한 지역에 거점을 확보해 사업을 영위한다. 하나금융투자의 KHGF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24개국에 걸쳐 637곳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 해외 네트워크는 24개국에 걸쳐 788곳이었다. 하나금융은 해외 네트워크의 80.84%를 하나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작년에 해외사업에서 687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은 해외사업 순이익을 달성한 곳은 신한금융그룹이다. 하지만 신한금융의 해외사업 순이익은 3976억원으로 하나금융의 57% 수준에 불과하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해외 투자에서 하나은행 덕을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해외 대체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하우스다.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만 무려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작년에도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Congress Square의 수익증권 총액인수, 미국 알라스카 특수선박 지주회사에 대한 대출 투자 등을 진행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증권사가 해외 진출을 할때에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며 "하나은행이 보유한 우수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글로벌 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thebell note]대신증권 ‘종투사 전환’에 거는 기대
- [Market Watch]'조달 난항' 중견 건설사, P-CBO가 대안될까
- [IB 수수료 점검]한국증권, 샤페론 유증 모집주선만으로 '억대 수익'
- [CFO 워치]하나증권 신임 김정기 본부장, 최대 과제 '실적 턴어라운드'
- [thebell note]'월클' LG전자, 너 자신을 알라
- [HD현대마린솔루션 IPO]해외 확약 '6%'...반복되는 국내 투자자 역차별 논란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MBK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다크호스 등극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전북현대, '돈방석' 기회 끝내 놓쳤다
- 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 [Art Price Index]시장가치 못 찾은 퍼포먼스 작품
남준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MBK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다크호스 등극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본입찰 마감, 제주항공 불참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한투파 지원사격' 에어인천, 다크호스 등극하나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한자리 남은 우협, '에어인천 vs 이스타' 2파전 유력
- [PE 포트폴리오 엿보기]한앤코, '인적분할' SK이터닉스 엑시트 기대감 커진다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입찰가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 가격갭 더 벌어졌다
- 세븐브릿지PE, '철 스크랩 강자' SB리사이클링 150억 투자 완료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제주항공+1' 우선협상대상자 복수로 뽑는다
- 우본 잡은 제이앤PE, '3000억 펀드' 절반 이상 채웠다
- [LP&Earning]'백주현 CIO 3년차' 공무원연금공단, 수익률 회복 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