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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머티리얼즈 인수후보 분석]SK넥실리스 품은 SK그룹, 동박 시장 장악 가능성은해외에서 30%대로 단번에 점유율 확대...독과점 우려, 기업결합심사 걸림돌

조은아 기자공개 2022-06-13 07:45:12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동박사업에 진출한 건 2018년이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으나 사업 확대 속도는 매우 빠르다. 동박 수요 증가에 맞춰 발빠른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후보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는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가 매물로 나왔을 때 역시 SK그룹이 인수후보로 지목됐다.

SK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까지 품으면 사실상 국내 동박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그러나 당장 독과점 문제를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인수전에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는 회의적 시선이 많다.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기보다는 SK넥실리스에 투자를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필름사업까지 매각, 강력한 사업재편 의지

SK그룹의 지주사 SK㈜는 2018년 말 글로벌 동박회사 중국 '왓슨'에 투자하며 동박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2020년에 추가 투자가 이뤄져 모두 3700억원이 투입됐다. 현재 지분율은 26%다.

이후 SKC는 2019년 6월 KCFT(현 SK넥실리스) 지분 100%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불과 16개월 전 KKR이 LS그룹으로부터 3000억원에 인수했는데 4배의 가격으로 사들이면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SKC의 회계 자문을 맡았던 삼일Pwc는 SK넥실리스가 2021년 매출 5027억원, 영업이익 1024억원을 내고, 2023년에는 매출 9086억원, 영업이익 2270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의 경우 예상보다 조금 적지만 어느 정도는 비슷한 수준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632억원, 영업이익은 798억원이었다.

동박 시장의 성장성을 놓고는 이견이 없다. 일진머티리얼즈가 매물로 나오자마자 3조원 안팎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SK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인수후보로 떠오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 SK그룹은 국내 동박 시장에서 장악력을 단번에 높일 수 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인수 주체로는 SKC가 거명된다. SKC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분기 말 기준 9322억원이다. 여기에 최근 필름사업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모두 1조60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앞서 SKC는 SK넥실리스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는데 당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약 7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조달했고, 나머지 5000억원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을 비롯해 회사채, 브릿지론(단기성자금) 등으로 충당했다.

SKC는 사업재편을 위해 방향성에서 벗어나는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기업의 모태인 필름사업도 매각한 건 SKC는 물론 SK그룹 차원의 사업재편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넘어야 할 크나큰 산 '기업결합심사'

그러나 SK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할 경우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기업결합심사는 시장의 획정, 점유율 산정 및 시장 점유율 평가, 경쟁제한성 평가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시장의 획정이다. 시장을 어떻게 획정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동박 시장인지, 동박이 들어가는 음극재 시장인지, 2차전지 소재 시장인지, 2차전지 시장인지, 더 나아가 전기차 시장인지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

국내의 경우 독과점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세계적으로 양호한 수준의 품질을 갖춘 동박을 제조하는 회사는 6곳 정도밖에 없는데 이 가운데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 등 3곳이 한국 기업이다. 국내 동박 시장은 사실상 이들 3곳이 만들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에 공급하는 시장으로 매우 한정적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다른 2곳과 비교해 출발이 늦어 점유율이 미미하다. 사실상 국내에선 두 회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셈이다. 1위와 2위의 결합인 만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층 까다롭게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심사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는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글로벌 동박 시장은 정확한 점유율 추정이 쉽지 않다. 과점 체제로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아 매번 엎치락뒤치락하는 데다 신설과 증설이 한창 이뤄지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량 기준으로 SK넥실리스는 동박 시장 점유율 22%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왓슨(중국), 장춘(대만)이 각각 19%, 18% 점유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점유율은 13% 수준으로 4위다. 이 경우 1위와 4위의 결합으로 합산 점유율은 35%다.

다만 일진머티리얼즈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위는 대만 장춘(12.9%)이고 일진머티리얼즈는 점유율 9.7%를 차지해 2위에 올라있다. 3위는 SK넥실리스로 점유율은 7.4%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이후엔 추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점유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점유율을 적용하면 2위와 3위의 결합으로 합산 점유율은 17.1%에 그친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동박 시장은 규모가 큰 데다 성장 가능성도 여전히 높아 특정 업체의 독점적 지위가 형성되지 않았다"며 "2차전지용 동박산업의 경우 애초부터 국내 대상의 산업이 아니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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