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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을 움직이는 사람들]'100년 기업 영속' 액션플랜, 전략가에 맡겼다②기획조정실 출신 김준식 회장, 재무통보다 기획·전략통 선호…사내이사 ‘독식’

박상희 기자공개 2022-06-17 08:00:59

[편집자주]

1947년 설립된 대동은 광복과 전쟁의 참화 속에서 '사업보국'을 기치로 내세우며 70년이 넘는 긴 세월을 거치며 한국의 농업 발전을 이끌어 왔다. 수많은 최초의 역사를 쓰며 국내 농기계 넘버원 회사로 성장했지만 매출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하며 사세를 확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3세 경영인 김준식 회장은 ‘100년 기업’으로의 영속을 위해 대동의 변화와 혁신은 불가피하다며 외부 출신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동그룹의 조직 문화와 주요 경영진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병장수를 꿈꾸는 것은 인류만이 아니다. 기업 역시 단기간에 명멸하지 않고 오래 존속하길 원하는 유기체다. 1947년 설립된 대동은 올해로 창립 75주년을 맞았다. 2017년 취임한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은 2020년 100년 장수기업을 목표로 '미래농업 리딩 기업' 비전을 선포했다.

100년 기업으로 영속하기 위해선 변화와 혁신이 불가피하다. '농기계 한 우물'만 파던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 회장은 비전을 실현 시킬 액션플랜을 위해 기획 및 전략통을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2019년 대동이 영입한 KT 출신의 전략가 원유현 사장이 대표적이다. 현재 대동의 사내이사는 모두 전략부문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김준식 회장, 경력 20년 이상의 전략부문 베테랑 영입

대동그룹은 조직 정서적으로 기획·전략통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오너 3세인 김 회장이 기획조정실 출신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들이 C레벨 경영진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김 회장은 1996년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04년 대동의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동그룹 관계자는 "조직 분위기가 특정 분야에만 정통한 스페셜리스트보다는 모든 업무 분야를 두루 거친 제너럴리스트를 선호한다"면서 "기획이나 전략 분야에 능통한 인재가 대동에서 활약하는 것 역시 생존을 위해 하이브리드적인 사고와 안목이 필요하다는 김준식 회장의 철학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기획·전략통 선호도가 두드러졌던 인사는 단연 원유현 사장의 영입이다. 원 사장은 김 회장이 직접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9년 대동에 영입된 원 사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2001년 KTF 기획전략팀/신규사업팀 △2010년 KT 경영전략실 △2014년 KT 미래융합사업 추진실 상무 등을 거쳤다. 트랙 레코드가 기획 및 전략 업무에 특화됐다.

기획·전략통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혔다는 것은 김 회장이 추구하는 경영 목표의 지향점을 시사한다. 현재 대동이 영위하고 있는 농기계사업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 장기 생존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실제로 대동은 원 사장이 CEO로 선임된 2020년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미래농업 리딩기업' 비전을 선포했다. △자율농기계와 농업로봇 등 '스마트 농기계' △새로운 이동 및 운송 수단의 '스마트 모빌리티' △ 정밀농업 솔루션 기반의 '스마트팜' 등 미래농업 3대 사업 비전으로 정하고 이를 본격화하고 있다.

◇9개 계열사 CEO, 기획·전략부문 출신 다수…CFO 출신은 소수

대동그룹은 대동을 비롯해 3개 상장사와 9개 비상장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대동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인 대동은 유가증권 상장사이고, 대동기어와 대동금속은 각각 코스닥 상장사이다. 그밖에 비상장 계열사로는 대동모빌리티, 제주대동, 하이드로텍, 애그테크 등이 있다.

대동그룹 계열사 CEO에는 기획·전략통 출신이 주요 C레벨에 포진해 있다. 재무통을 중용하는 기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핵심 계열사인 대동의 공동 대표이사인 김 회장과 원 사장이 모두 기획 및 전략부문 출신이라는 점은 상징적이다.

원 사장은 대동뿐만 아니라 대동모빌리티, 제주대동의 CEO도 겸직하고 있다. 계열사인 대동기어의 강경규 대표이사도 CEO 선임 직전 대동의 경영전략부문장을 지냈다. 경영전략부문은 기획조정실이 이름을 잠시 바꿨던 조직이다. 현재 대동의 기획·전략부문 담당 조직명은 다시 기획조정실로 복귀했다.

그렇다고 대동 계열사에 재무 출신 CEO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승원 대동금속 대표는 대동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이후 대동모빌리티 대표이사를 맡다가 올해 대동금속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이드로텍 CEO를 맡고 있는 김학영 대표도 대동 CFO를 지냈다. 다만 이들도 재무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대동 측의 설명이다.

대동 관계자는 "이승원 대표와 김학영 대표가 대동의 CFO를 맡다가 계열사 CEO로 이동한 것은 맞는다"면서도 "그들이 재무 분야 한 우물만 판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재무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대동 사내이사 현황

대동에서 재무통보다 기획·전략통을 선호하는 것은 이사회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대동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 3명은 김준식 회장(공동 대표이사), 원유현 사장(공동 대표이사), 이종순 기획조정실장 등 3명이다. 사내이사 3명 모두 전략 담당 출신이거나 현재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대동의 CFO는 등기이사가 아니다. 미등기 임원이다. 그나마 지난해까지 존재했던 CFO부문도 올해부터는 조직개편을 통해 이종순 실장이 이끄는 기획조정실 산하로 편입됐다. 재무 조직이 기획부문 산하로 편제된 것이다. 지난해까지 대동의 CFO를 맡았던 김학영 상무는 올해부터 계열사인 하이드로텍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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