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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부장 2.0 돋보기]'외형 급성장' 에코프로비엠, 보수적 재무기조 유지②현금보유·금융비용 최소화 전략…대규모 투자로 EBIT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

박상희 기자공개 2022-07-15 08:11:52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업종이 주도했다. 이 트렌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속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는 코스닥 시총 순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았음은 물론 기업의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방증이다. 더벨은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2차전지 소부장 강소기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소재산업은 장기간 연구개발(R&D)과 대규모 자금이 요구되는 자본 집약적 제조업에 속한다. 대규모 설비의 경제성, 대량 구입에 따른 운임 및 원자재 비용 절감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외형이 커질수록 수익성이 증대되는 구조다. 성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이유다.

국내 1위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안을 발표했다. 소재 산업이 자본집약적 산업이라는 점에 고려해 투자 규모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환영할 일은 아니다. 관건은 효율적인 재원 마련 능력이다. 무리한 차입과 레버지리를 활용한 투자는 재무구조를 악화시켜 기업의 성장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회사가 급속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외부 차입과 금융비용을 최소화하는 보수적인 재무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6년까지 7조 투자 계획, 차입 최소화 전략

에코프로는 지난 2월 향후 4년간 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4조원은 양극재 사업에 투자하고 1조7000억원은 전구체, 9000억원은 리튬, 2000억원은 재활용 사업에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전체 투자 규모의 60%에 달하는 금액을 양극재 사업에 쏟아붓는다.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지난해 7만7000톤(t)이었지만 2026년 한국 23만톤, 미국 18만톤, 유럽 14만톤 총 55만톤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연내 헝가리 데브레첸 양극재 공장을 착공하는 한편 북미 투자 인센티브 협의에도 나서는 등 유럽과 북미 지역에 대한 투자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은 해외 투자 본격화를 위해 산하에 신규 해외 법인 '에코프로글로벌' 설립도 3월에 완료했다. 중단기적으로 포항공장의 신증설 투자 및 에코프로이엠에 대한 지분 투자, 북미·유럽 생산지 확대 등이 계획돼 있어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출처: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은 장밋빛 투자 계획만을 내놓지는 않았다.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도 공개했다. 에코프로비엠의 모기업인 지주사 에코프로는 그룹 차원에서 2022~2026년까지 유입될 현금 규모를 약 11조원으로 예상했다.

유입 현금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계열사 유상증자 1조원, 합작법인(JV)·재무적투자자(FI) 자금조달 2조원, 금융권 차입 조달 3조원,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차감전영업이익) 5조원 등이다. 유입 현금 11조원 가운데 금융권 차입조달 규모가 3조원으로, 비중이 30% 미만인 점이 눈에 띈다.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 조달 스케줄에 발맞춰 에코프로비엠의 자금조달 첫 단추는 유상증자를 통해 이뤄졌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4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조달, 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총 50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은 최근의 주식시장 하락장세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청약에 성공하면서 당초 계획대비 1200억원 가량을 더 확보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4700억원을 에코프로글로벌의 해외투자 계획에 따라 2024년 하반기까지 출자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 증설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순차입금의존도 마지노선 40%,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EBITDA 규모 키워야

에코프로비엠은 자금 조달 못지않게 조달 비용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자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2022년 1분기 별도기준으로 에코프로비엠이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의 규모는 25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별도기준 총자산 규모는 1조3914억원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8%에 불과하다.

이는 에코프로비엠이 차입금의 최대 상환을 통해 금융비용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재무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이 이번에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가운데 일부(320억원) 역시 채무 상환 용도로 배정됐다.

그럼에도 에코프로비엠의 단기차입금 비중은 높은 편이다. 2021년말 연결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총차입금은 약 5532억원이다. 그 중 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차입금, 유동성리스부채의 합계는 약 3577억원으로 총차입금 중 약 64.7%를 차지했다. 3월말 별도기준 단기성차입금은 4009억원이다. 단기차입금 3082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920억원, 유동성리스부채 7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단기성차입금 규모가 회사의 보유 현금성 자산을 크게 상회한다.
*에코프로비엠 수익성 추이
다만 에코프로비엠의 현금창출능력을 감안하면 단기차입금 규모는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2021년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EBITDA 창출력은 1697억원이다. 올해 3월말 기준 4728억원에 달하는 유형자산을 활용한 담보여력, 코스닥 상장사로서의 금융시장 접근성 등을 감안하면 단기유동성위험은 낮다는 게 신용평가사의 의견이다.

다만 주력 품목의 경쟁지위 약화 등으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EBIT) 규모가 5%를 하회하거나 대규모 투자의 영향으로 순차입금의존도가 4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존재한다. 1분기 개별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순차입금의존도는 38.1%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수익성 지표는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평가 분석틀로서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를 통해 2026년까지 예상 현금유입 11조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5조원이 EBITDA를 통해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2018년, 2019년 및 2020년 별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503억원, 371억원, 5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6.5%, 6.0%, 8.5%를 기록했다. 2021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약 127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27% 가량 성장했다.

전기자동차 향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규모의 경제에 따른 고정비 감소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에코프로비엠은 대규모 투자와 이에 기반한 고정비 감소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다시 투자재원으로 활용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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