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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40년 창업행사에 온 특별한 손님 조용병 회장, 재일동포 원로주주 100여명과 스킨십…3세까지 이어온 우호 주주

고설봉 기자공개 2022-07-12 08:11:28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이 창업 40주년을 맞아 마련한 창업 기념행사에 뜻깊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지난 40년 동안 주주와 고객으로 꾸준히 신한은행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해온 재일동포 100여명이 한국을 찾았다.

신한은행 창업을 주도했던 이들은 현재도 원로주주로 신한금융그룹 지배구조 안정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주주들은 세월이 지나며 상속을 거듭해 3세까지 이어졌지만 신한은행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7일과 8일 창업 40주년 행사를 가졌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신한금융그룹 주요 경영자(CEO)및 임직원들이 총 출동해 창업이념을 되새기고 지속가능경영 실천을 다짐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 신한은행 창업 멤버인 재일동포 원로주주 약 100여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 했다. 재일동포 주주들이 대대적으로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신한금융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창업기념식 및 주주 초청 행사를 대거 축소했었다.

원로주주들은 모두가 신한은행 창업 때부터 현재까지 40년 동안 한결같이 신한은행(현재는 신한금융)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이다. 이들은 신한금융은 물론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주요 계열사 지배구조에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40년 동안 한결같이 신한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이기도 하다. 원로주주들은 일본에 사업기반을 두고 생활하고 있지만 신한은행창업을 전후해 한국에 투자해 국내에서도 경제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우리나라 산업화 초기 외화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경제발전 마중물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국금융사박물관과 재일한국인기념관 재개관식 기념 촬영 모습. 사진 가운데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맨 왼쪽이 진옥동 신한은행장이다.(츨처=신한은행)

신한은행을 설립한 주축은 일제 말기 강제징집 등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동포들이다. 일본으로 건너간 이들은 일제 패망 전까지만 해도 최하위 노동계층으로서 일하며 터전을 넓혔다. 일제 패망 후 장사나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이들은 일본에서 쌓은 부를 한국으로 이전하려고 노력했다. 일본 은행에서는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돈을 빌려주지 않는 등 차별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오사카에서 고무제품을 팔던 고 이희건 회장은 뜻이 맞는 동포 상인들과 함께 1955년 ‘오사카흥은(大阪興銀)’ 신용조합을 설립했다.

재일동포 기업인들은 1960년대 한국 정부가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요청하자 모국에 대한 투자와 기술 이전에 많은 역할을 했다.당시 한국 수출의 첨병 역할을 했던 구로·구미·마산공단 등이 대표적이다.

고 이 회장은 재일동포 기업인들의 본격적인 한국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에 교민은행 설립을 추진한다. ‘대한민국 금융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뜻을 담은 신한(新韓)으로 사명을 정하고 1981년 신한은행을 설립했다.

재일동포 원로주주들은 이후에도 꾸준한 증자 등을 통해 신한은행의 외형 성장에 이바지했다. 옛 LG카드(신한카드), 옛 조흥은행(신한은행에 합병), 제주은행 등 인수합병(M&A) 등을 거치는 동안 주요 주주로 꿋굿하게 신한은행을 지탱했다.

원로주주들은 2001년 국내 최초로 민간 주도 금융지주회사 설립 때도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주주들이 유입되고 빠져나갔지만 재일동포 원로주주들은 그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또 1세대 원로주주들이 고령으로 세상을 떠난 자리를 현재는 2세, 3세들이 지키고 있다.

이번 원로주주들의 대대적인 창업 기념식 참석은 올해 말로 다가온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 선출과 맞물려서도 의미를 갖는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이 예상되는 가운데 원로주주들의 표심을 모으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그동안 원로주주들과 접점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글로벌 사모펀드 등 전략적투자자(SI)들의 적극적 지지를 받아왔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조 회장과 원로주주간 가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오래 근무한 진 행장은 재일교포 주주들의 적극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창업기념식에 재일교포 원로주주들을 대거 초청한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원로주주들과 함께 신한은행 창업이념을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원로주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날 신한은행은 한국금융사박물관과 재일한국인기념관을 재개관했다. 박물관과 기념관은 원로주주들에겐 특별한 공간이다. 특히 해당 건물5층에 위치한 재일한국인기념관은 조국에 헌신한 재일동포들의 삶과 활약상을 각종 기록과 영상물로 전시한 곳이다. 신한은행을 세운 고 이희건 명예회장 일대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6개도 상영하고 있다.

재개관 행사를 통해 조 회장은 진행장과 함께 원로주들과 접촉면을 넓혔다. 또 공식 행사 이후 만찬 등을 진행하며 원로주주들과 스킨십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대부분 일정을 조 회장과 진 행장이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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