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공매 분위기가 달라졌다…자금 회수 전망 '부정적' [경고등 켜진 부동산PF]③'사업 무산' 꼬리표, 낮춘 최저입찰가에도 유찰

전기룡 기자공개 2022-07-15 07:11:10

[편집자주]

다수 사업지가 최근 공매로 나오고 있다. 원자재값 부담에 금리이슈까지 맞물리면서 일부 현장에서 사업 종주를 포기한 영향이다. 반면 개발 일선에 있는 증권사들은 투자여력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리거나 유지하고 있다. 이미 건전성 지표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더하지는 않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 PF의 현 상황은 어떤지, 또 리스크는 과연 어느 정도인지 등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진한 부동산 경기에 공매 분위기마저 변하는 모양새다. 과거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도시에서 부지가 나오면 대다수가 개발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는 부지면 유찰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결로 시장에 나오는 부지의 상황은 보다 심각하다. 사업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꼬리표로 유찰이 지속되고 있다. 부지 매각을 통해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대주단으로서는 난항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학교법인 신진학원이 올 4월 공매로 내놓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 소재 SJ등촌골프레인지가 두 차례 유찰됐다. 토지면적 1만434㎡와 건물면적 8566㎡(골프연습장 A동, 정비공장 B동)에 대한 공매였다.

서울에서 나온 흔치 않은 대규모 부지다. 여기에 준공업지역으로 분류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었을 땐 단 한 곳도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신진학원은 수의계약을 통해 매각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불안해진 업황과 지나치게 높았던 최저입찰가가 맞물린 영향이다. 저금리 기조가 끝나면서 PF 선순위 대출금리는 일찍이 연 5%대를 뛰어넘었다. 원재료값 부담으로 공사비도 인상돼 8%를 웃돌았던 수익률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신진학원이 제시한 최저입찰가 3125억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3.3㎡로 환산하면 9884만원이다. 지난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인근 이마트 가양점을 사들일 때 3.3㎡당 9840만원(6820억원)을 지불했다는 점에 미루어 시장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어촌공사가 공매로 내놓은 종전부동산 망포지구 공동주택용지 B-1블록도 유찰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 망포6지구에 840규모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다. 농어촌공사가 책정한 최저입찰가는 1127억원으로 알려졌다.

망포6지구는 수요가 상당한 지역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이 자체사업이기도 한 '영통 푸르지오 트레센츠(A1블록)'와 '영통 푸르지오 파인베르(A2블록)'가 성공리에 분양됐다. 당시 기록한 청약 경쟁률은 각각 14.4대 1, 11.9대 1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은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지만 지금의 대출금리와 불안한 업황을 감안해볼 때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다"며 "단번에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는 임대주택에 1000억원을 넘는 금액을 지불할 개발업체들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PF 부결로 시장에 나온 부지의 사정은 보다 심각하다. 이미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꼬리표가 붙어 유찰이 지속되고 있다. 대주단은 부지 공매를 통해 대출을 회수해야 하는데 현재 업황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결국 공매를 맡은 신탁사들은 최저입찰가를 낮추더라도 계속해서 회차를 늘리는 상황이다. 일례로 대구 소재 시행사인 도원동산개발이 디폴트로 사업을 포기해 나온 부지는 유찰이 이어지면서 최저입찰가가 3390억원에서 2367억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동일한 이유로 KB부동산신탁이 공매를 진행 중인 대구 대명동 부지도 현재 1100억원을 웃돌던 최저입찰가가 850억원정도에 머물러 있다. 경기 화성에서는 EOD 발동으로 시장에 나온 부지가 네 차례 진행한 공매에도 불구하고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PF 대주단을 맡은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는 부지를 매각하는 과정을 거쳐 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라면서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기에 (유찰이 지속되더라도)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주요 증권사의 충당금이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을 공시하는 7개 증권사의 충당금 합계는 1분기 기준 9735억원이다. 이는 전년 말(9931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