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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MPP 합병설 부상…스카이라이프 기업가치 향방은 위성방송 성장동력 약화, 스카이TV 콘텐츠 역량에 밸류 좌우…스튜디오지니 몰아주기?

이장준 기자공개 2022-07-21 14:20:27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09: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그룹 내 두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 합병설이 다시금 제기됐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계열사인 KT시즌을 티빙과 통합한 데 이어 미디어 계열사 재편이 탄력받을지 주목된다.

다만 합병 양상에 따라 스카이라이프TV의 모회사 KT스카이라이프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합병 법인이 미디어지니 중심으로 통합돼 KT스튜디오지니 산하로 편입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본업인 위성방송서비스는 성장동력이 약화해 사실상 스카이라이프TV의 콘텐츠 제작 역량이 스카이라이프의 밸류에이션을 좌우하고 있어서다.

◇스카이TV-미디어지니, 인수 주체 변경 후 다시 떠오른 합병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그룹 내 MPP 계열사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를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OTT 시즌(Seezn)과 티빙을 통합하기로 한 것처럼 미디어 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KT스카이라이프 우리사주조합은 전날 이와 관련 핵심 자회사의 경영권을 뺏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합병 법인을 KT스튜디오지니 산하에 두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는 스카이라이프 노동조합과 우리사주조합이 여러 차례 반대한 시나리오다. 우리사주조합은 "주주가치 훼손과 재산권 침해를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진의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일반주주와 함께 단호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KT와 스카이라이프는 이 문제를 두고 지속해서 갈등을 겪어왔다. 앞서 KT는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HCN)과 현대미디어(미디어지니)를 동시에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KT가 직접 현대미디어를 인수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이로 인해 KT그룹 내 MPP 계열사가 둘이 됐다.

당시 스카이라이프 노동조합과 우리사주조합은 경영진이 스카이라이프TV와 현대미디어를 합병하고 상장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약속을 깨고 아무런 실익 없이 KT로 인수 주체를 바꿨다며 반발했다. 이에 KT는 이들 MPP 계열사를 차별하지 않고 경영권에 간섭하지 않겠다며 이를 무마했다.


다만 언제든 갈등의 불씨가 재점화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그룹의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직계열사를 통해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부터 채널 및 플랫폼,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다만 '강철부대', '나는SOLO' 등 오리지널 예능 제작 역량을 입증한 스카이라이프TV는 스카이라이프(73.31%) 산하에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26.69%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다. 반면 KT스튜디오지니가 100% 지분을 확보한 미디어지니는 인수 후 통합작업(PMI)을 진행 중이며 아직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에 제기된 합병설이 미디어지니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완의 미디어 수직계열화 작업을 마치고 KT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그룹의 MPP 경쟁력을 몰아줄 수 있다. 반면 이 경우 스카이라이프는 현대미디어에 이어 핵심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까지 KT 측에 내주게 된다.

KT그룹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양사 합병 얘기는 지난달 초부터 나왔다"며 "합병 비율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나 그 전에 KT스튜디오지니가 유상증자를 통해 스카이라이프TV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수월하게 합병을 추진하려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브랜드를 통합한 게 합병을 염두에 둔 시그널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4월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는 양사 주요 채널을 리론칭해 'ENA'라는 동일한 브랜드로 통일성을 부여했다.

KT 관계자는 양사 합병과 관련해 "MPP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안을 검토하는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 스카이TV 중심 '콘텐츠-플랫폼 선순환' 비전 어쩌나

두 MPP 계열사 합병은 스카이라이프 밸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유료방송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OTT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되면서 본업인 위성방송서비스에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에 힘을 실어 콘텐츠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IR을 진행할 때도 플랫폼과 콘텐츠 수익을 나눠 투자자와 소통하고 있다. 플랫폼 부문은 스카이라이프와 HCN의 채널 가입자에 기반한 통신서비스 수익을, 콘텐츠 부문은 스카이라이프TV가 제작한 콘텐츠매출과 광고수익 등을 의미한다.

스카이라이프는 스카이라이프TV를 중심으로 외자 유치 등 자본금을 확충하고 지속적으로 예능 콘텐츠를 제작하고 KT그룹 내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스카이라이프와 HCN의 플랫폼 가치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은 다시금 콘텐츠에 투자할 재원으로 활용하는 선순환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스카이라이프TV가 자회사에서 사라지면 이런 계획을 실행할 수 없게 된다.

주가 역시 스카이라이프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 지난달 29일 '우영우' 드라마가 ENA 채널에서 방영된 이후 이달 초 7990원이던 KT스카이라이프 주가는 수혜주로 부각돼 14일 1만2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미디어지니 중심의 스카이라이프TV 합병설이 거론되며 18일 주가는 하루 만에 6% 이상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의 기업가치는 콘텐츠 경쟁력을 지닌 자회사 역량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를 KT스튜디오지니에서 가져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전날) 주가가 급락했다"고 말했다.

*출처=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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