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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1년 점검]'시너지 가늠자' 취급액 베일…비용 부담 되레 커졌다①1분기 어닝쇼크, 판관비 14% 급증 '합병 초기 불가피 vs 예상치 초과'

이효범 기자공개 2022-07-22 08:12:42

[편집자주]

GS리테일은 2021년 7월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면서 'No.1 통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GS홈쇼핑의 인적자원과 디지털 인프라 그리고 풍부한 현금을 활용한 실행 계획은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지난 1년간 이같은 비전에 어느정도 다가섰을까. 또 양사간 화학적 결합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통합 GS리테일 출범 후 1년간 성과를 점검하고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은 상장사간 통합이라는 점에서 주주로부터 공감대를 얻는게 가장 중요했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채널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배경이었다.

대표적으로 GS리테일은 합병으로 전체 유통채널을 통해 거래되는 취급액을 25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2025년까지 연평균 10%씩 성장을 지속해 5년간 60% 성장을 이룩하겠다는 포부였다. 합병 전인 2020년 기준으로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단순 합산 취급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인 2.6%를 적용하면 2025년에는 6000억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창출하게 된다.

합병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이같은 장밋빛 전망은 유효할까. GS리테일은 합병 시너지의 기준점으로 삼던 취급액 집계를 중단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지속된 투자와 합병에 따른 비용 증가로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합병 초기 불가피한 비용 증가라는 관점과 함께 투입된 비용 대비 뚜렷하지 않은 시너지 효과로 실적 부진에 빠졌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취급액 집계 중단…합병 시너지 '오리무중'

GS리테일은 2021년 4월 내놓은 'GS리테일, GS홈쇼핑 합병 시너지 전략' 보고서를 통해 2025년까지 취급액을 25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당시 홈쇼핑, 리테일 주주들로부터 합병 동의를 이끌어 내야 했던 가운데 시너지 합병 보고서에서는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합병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설명돼 있다.


특히 합병을 통해 나타날 수 있는 효과로 제시된 핵심지표가 취급액이었다. 당시 합병은 성장동력이 떨어진 합병전 GS리테일과 풍부한 현금을 갖춘 GS홈쇼핑이 물리적, 화학적 결합을 통해 디지털 전환과 장기 성장동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합병 이후 취급액 변화 추이는 양사간의 합병 효과가 실제로 어느 정도 수준인지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인 셈이다.

통상 취급액은 홈쇼핑 사업자들이 매출액과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다. 홈쇼핑 기업은 TV 등 채널을 통해 판매한 상품 전체의 가격을 취급액으로 추산하고, 취급액에서 일정 비율로 수수료를 뗀다. 이 수수료가 홈쇼핑 사업자들이 장부상 매출액으로 잡는 영업수익이다. 취급액의 20~30% 안팎이 홈쇼핑 사업자의 매출로 잡힌다.

다만 GS홈쇼핑의 경우 TV홈쇼핑 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사업에서 창출하는 매출까지 있기 때문에 전체 취급액 대비 매출액 비중은 20~30% 수준보다 더 크다. 2020년 기준 GS홈쇼핑의 취급액은 3조2000억원, 매출액은 1조2067억원에 달한다. 취급액 대비 매출액 비중은 37%이다.

통합 GS리테일은 합병 이후 2025년까지 보유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취급액을 늘린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2021~2025년까지 연평균 취급액 성장률은 10%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9조5000억원 규모의 취급액을 확충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디지털커머스 사업을 통해 4조5000억원의 취급액을 신규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편의점 2조5000억원, 홈쇼핑 1조7000억원 등이다. 합병 이후 조직개편으로 GS리테일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BU, TV홈쇼핑 사업을 위주로 한 홈쇼핑BU 그리고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커머스BU를 만들었다.


합병 전 GS홈쇼핑이 운영한 GS샵을 비롯해 합병 전 GS리테일이 운영한 온라인 커머스 운영 조직을 합쳐 새로 만든 조직이다. 사실상 합병 시너지를 창출하는 핵심조직인 셈이다. 통합 GS리테일은 이 조직에서 창출하는 취급액만 2020년 1조3000억원에서 2025년 5조8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같은 취급액 추이를 추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GS리테일 IR팀에서 취급액을 집계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취급액을 집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합병 시너지 보고서를 통해 제시된 취급액은 편의점, 슈퍼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지표는 아니다"라며 "취급액을 집계하는 조직은 IR팀 뿐인데 오프라인 채널의 취급액을 집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합병 이후 추이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1분기 실적 시장 기대치 하회...수익성 제고 방안 없나

영업실적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GS리테일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5985억원, 영업이익 273억원을 냈다. 2021년 1분기 합병 전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실적을 단순 합산할 경우 매출액은 2조4072억원, 영업이익은 752억원이다. 이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7.95%(1913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1.05%에 그쳤다. 앞서 통합 전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단순 합산 실적을 토대로 한 영업이익률은 3.12%이다. 오히려 합병 이후 영업이익률이 큰폭으로 악화된 셈이다.

판관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2021년 1분기 단순 합산 판관비는 5585억원이다. 올해 1분기 판관비 6408억원에 비해 약 14.74%(823억원)가량 증가한 셈이다. 비용이 급증한 것은 투자비를 비롯해 임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에 따른 비용을 높였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의 이번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었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번 실적을 어닝쇼크로 보고 있다. 실제로 GS리테일 주가는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지난 5월 4일 종가기준 2만9350원이었으나 5월 6일 2만6400원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2만3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주력 사업의 비용 부담이 동시에 증가한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다. 편의점 매출액은 올해 1분기 1조7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40억원으로 7.8% 감소했다. 홈쇼핑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은 3021억원으로 4.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9억원으로 30.3% 줄었다. 합병 이후 투자와 통합 비용을 감당하면서 완만한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합병의 핵심 사업군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커머스 사업은 더욱 큰 부진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8% 성장했다. 다만 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영업손실은 553억원으로 같은 기간 33.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GS리테일의 합병 목적이 수익성 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에 다소 뒤처져 있던 GS리테일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따라잡고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방안이 합병이었다. 실제로 합병 시너지 전략을 담은 보고서에서도 성장전략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으로 수익성 제고를 위해 제시된 방안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이 성장성과 수익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옴니채널 구축에 따른 비용부담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는 평가다. 캐시카우인 홈쇼핑 사업을 흡수했지만 영업실적이 감소했다는 점이 방증이다. 또 디지털커머스 사업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영업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합병으로 인해 인적 통합과 시스템 등을 합쳐야 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많이 늘어난 것"이라며 "예컨데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인적 통합 과정에서 복리후생 제도를 비롯한 임직원 지원을 상향 평준화 한 것도 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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