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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부장 2.0 돋보기]'현금 갈증' 엠플러스, 쌓이는 부채에 재무 '적신호'②실적 악화에 단기차입 확대, 부채비율 240%대 상승…누적 CB로 지배력 희석 리스크도

김소라 기자공개 2022-08-08 08:20:18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업종이 주도했다. 이 트렌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속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는 코스닥 시총 순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았음은 물론 기업의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방증이다. 더벨은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2차전지 소부장 강소기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2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장비 제조사 '엠플러스'가 최근 외부 차입을 확대하면서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장비업체 특성상 수주 계약 이후 대금을 받기까지 시간이 장기간 소요되는 데다 지난해 영업 부진까지 겹치면서 유동성 갈증에 시달린 탓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기관 차입을 선택, 부채가 늘면서 재무구조 부실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엠플러스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활용한 메자닌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유동부채로 잡힐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배구조에 균열을 가져오는 잠재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메자닌을 통해 주식으로 전환될 물량이 대주주 지분에 근접한다는 점에서 지배력 보완을 위한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매출 반토막에 현금 보유액 급감, 유동부채 1000억 수준 늘려

엠플러스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재무건전성 지표들이 급격히 악화됐다. 기업의 안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대표 기준인 부채비율은 240%대까지 상승했다. 작년 한해에만 160%p(포인트)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120%로 하락했다.


재무구조 약화의 가장 큰 요인은 유동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2021년 말 기준 유동부채는 전년대비 76% 증가한 1065억원을 기록했다. 1년동안 4배 넘게 비대해진 단기 금융부채가 유동부채를 키우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초에도 이같은 차입 기조를 그대로 유지, 1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작년 말 대비 80% 늘어난 420억으로 나타났다.

엠플러스가 단기차입 비중을 늘린 것은 유동성 부족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의 현금 증감 기조를 살펴보면 마이너스(-) 흐름이 꾸준히 이어졌다. 2018년 초 146억원이던 현금 보유고는 작년 초 33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60억원대를 회복했지만 유동부채 상환 여력 측면에서 비춰볼 때 여전히 낮은 편이다.

엠플러스는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불리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처음 고객사와 수주 계약 당시 전체 계약 대금의 10%~20%만 선수취하고 나머지는 제품 제작 완료, 설치 등을 기점으로 추가 납입받는 방식이다. 통상 이 과정이 모두 완료되기까진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실제 전체 매출 인식과 현금 유입은 더디다. 만약 올해 신규 수주가 부진하다면 이듬해 영업실적에 타격을 받게 된다.

이는 엠플러스가 지난해 단기차입을 급격히 늘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직전년도인 2020년에 신규 수주는 870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2021년 매출액 역시 765억원으로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현금화되지 못한 재고자산도 931억원 수준으로 쌓였다. 이처럼 운전자본이 묶이면서 영업현금흐름은 -1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태에서 차입금을 늘리면서 채무 상환 능력엔 물음표가 찍혔다. 지난해 말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11배로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소화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수주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 발발로 2차전지 설비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주요 고객사의 소송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핵심 고객사 'SK이노베이션'은 2019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에 휘말렸고 이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

◇CB 적극 활용, 지배구조 잠재 리스크로

채권 또한 재무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엠플러스는 금융기관 차입 외에도 전환사채(CB)를 활용한 자금 조달도 활용하고 있다. 2017년 코스닥 상장 이듬해 200억원 규모의 1회차 CB 발행을 시작으로 각각 100억원, 400억원 규모의 CB를 잇따라 발행했다. 모두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0%로 설정돼 따로 금융비용은 발행하지 않았으나 CB 자체가 유동부채로 잡히면서 전체 부채 규모를 키웠다.


이 CB는 대주주 지배력을 희석시키는 잠재 리스크로도 꼽힌다. 향후 주식으로 전환가능한 CB 물량은 75억원의 1회차 미전환 CB와 올해 5월 신규 발행한 400억원의 3회차 CB가 있다. 이 CB가 모두 전환된다고 가정할 때 전체 주식수 대비 18.30% 물량이 신규 발행된다. 향후 주가 하락에 따라 3회차 CB가 최저 전환가액까지 하향 조정된다고 하면 발행 가능한 물량은 20%까지 늘어난다. 그럴 경우 현재 김종성 대표를 포함한 대주주 지분율은 23.18%에서 19.27%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엠플러스 관계자는 "대주주인 김 대표 외 2대 주주 지분은 3% 미만이고, 최근 발행한 CB 역시 아직 전환기간이 충분히 남아있기 때문에 FI(재무적투자자)에 의한 지배력 희석은 당장 고민하고 있지 않다"며 "최대주주 앞으로 2년 후에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 조항도 40%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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