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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30년 경력 베테랑 뱅커, 살림꾼 이풍우 CFO④비용통제·포트폴리오 조정·조달관리 경험 풍부…중소기업 대상 사업 확대 '포부'

김현정 기자공개 2022-08-04 07:38:26

[편집자주]

인터넷전문은행 발(發) 금융 빅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수차례 위기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예대 비즈니스 본궤도 안착, 외형성장,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등은 차별화된 노력으로 빚은 케이뱅크만의 성과였다. 올해는 증시 입성이라는 다음 목표를 앞두고 있다. 더벨은 ‘금융의 본질’이라는 핵심가치 위에 ‘혁신’과 ‘도전’을 쌓아온 케이뱅크의 주요 인물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3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의 재무관리본부는 프론트에 나서는 영업 본부에 비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비용을 절감하고 최적의 이윤구조를 찾아내 이익 성장세가 이어지도록 콘트롤하는 재무 업무는 은행의 핵심 보직일 수밖에 없다.

은행이 키워야 하는 사업엔 위험가중자산(RWA)을 좀 더 많이 배분하고 자금을 지원하며, 필요성에 따라 축소해야 하는 곳엔 비중을 줄이도록 조정한다. 이풍우 본부장(CFO·사진)은 케이뱅크 곳곳에 적정량의 혈액을 보내 핏줄을 돌게 하는 심장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외환위기 경험, 컨틴전시플랜 수립...비상사태 대응역량 '단숨에'

이 본부장은 케이뱅크 2대 주주인 우리은행에서 32년을 근무했던 정통 뱅커 출신이다. 본점 재무관리, 리테일영업, 법인영업까지 시중은행에서 다양한 업무경험과 재무관리 역량을 쌓아온 베테랑 은행원이다. 케이뱅크 역시 은행법 아래 당국 규제를 받는 은행인 만큼 이 본부장의 오랜 경험이 곳곳에서 빛을 발할 때가 많다.

1963년생인 이 본부장은 학사장교로 입대한 군에서 급여를 받기 위해 은행을 드나들 일이 많았고 안정적인 은행원을 보면서 동경을 키웠다고 한다. 취업 과정에서 행원이 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그의 의지는 실현됐다. 이 본부장은 1990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옛 한국상업은행에 입행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탄탄대로일줄 알았던 은행 본점 생활은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삼미, 한보 등 무너지는 대마불사를 목도했고 후폭풍의 여파로 5대 시중은행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은행 전체 재무관리와 경영분석을 하는 본점 종합기획부 책임자로 있었던 이 본부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대기업의 부도에 돈줄이 말랐던 상업은행은 한일은행과 합병이 결정된 상황 속에서 이 본부장은 자산매각 기획, 점포 축소 등 컨틴전시플랜을 짰다. 공적자금을 받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재무계획도 다시 세웠다. 허리띠를 극단적인 상황까지 졸라매야 하는 특단의 조치들을 구상하고 성과를 맞춰 나가는 업무를 하면서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웠다. 은행 경영에 대한 종합적 안목을 익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런 흔치 않은 경험은 케이뱅크 합류 이후 이 본부장이 은행 재무전략을 수립하는 데 피가 되고 살이 됐다. 당시 케이뱅크는 다이나믹하게 성장하면서도 엄격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때였다. 이 본부장의 비상사태 대응 능력은 케이뱅크의 경영에 큰 보탬이 됐다.

◇가상화폐 침체기 '문제없어', 대응시나리오 만반의 준비...법인사업 확대 '포부'

이 본부장은 케이뱅크에 합류한 뒤부터 인터넷은행의 속도감에 발맞춰 정신없는 날들을 보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경쟁력이었다. 국내에만 770개 가량의 영업점을 봐오던 이 본부장에게 인터넷은행의 비용관리는 또 다른 차원의 과제였다. 특히 인터넷은행끼리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케이뱅크가 3곳 가운데서도 비용우위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 있는 예금 및 대출금리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

케이뱅크 수신구조는 다른 은행과 달리 저원가성 예금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저원가성 예금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재무관리본부의 역할이다. 이 부분은 이 본부장이 특히 능한 영역이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 침체를 놓고 외부 우려가 많지만 이 본부장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플랜을 미리 준비해놓았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업비트 제휴로부터 얻는 수신 사업을 흔들림 없이 운영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여신 상품을 놓고도 은행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케이뱅크는 개인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담보대출, 사업자대출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재무관리본부 역할은 상품별 재무성과를 극대화하고 상품 간 포트폴리오가 균형 잡히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오랜 은행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관리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상품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본부장은 중소기업 대상의 영업 확대에 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다. 케이뱅크 합류 직전 우리은행에서 법인영업을 담당한 만큼 해당 부문에 경험도 많다. 그는 본점2기업영업본부장을 맡으며 한화, 두산, 대림, 효성, 부영그룹 등 굵직한 대기업그룹의 기업금융센터를 총괄한 인물이다.

이 본부장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주로 개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케이뱅크가 차별성을 둘 부분이 법인 영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법상 허용돼있는 중소기업 대상 영업을 주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룰 구상이다.


◇‘신뢰’와 ‘정직’ 강조하는 CFO, 자율성 강조·사고 경직성 경계

이 본부장은 CFO로서 숫자에 민감하다. 재무실적을 꼼꼼히 챙기다 보니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다만 숫자를 다루는 이 본부장이 재무관리본부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바는 정확성이나 숫자에 대한 감각이 아닌, ‘신뢰’와 ‘정직’이다. 은행의 격변기를 몸소 겪은 이 본부장은 ‘은행이란 결국은 고객의 돈을 받아 운영하는 것을 업으로 하고, 고객에게 돈을 받기 위해서는 정직과 성실로 신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본부장은 술을 일절 못하지만 우리은행 시절 법인 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비결을 물으면 그는 남들보다 더 정직하고 신뢰감을 보였기에 가능한 쾌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그 다음 가치는 ‘정확’과 ‘신속’이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영업점이 없고 직원 수가 적어 결재라인이 간략한 만큼 직원들 한 명 한 명이 더 정확하게 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일을 하든 ‘내가 은행을 대표한다’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일해야 실무선에서 실수가 없다는 얘기다.

이 본부장은 ‘자율성을 강조하는 리더’로 평가받기도 한다. 은행에서 30년 넘게 일한 만큼 은행 업무에 대해서는 그를 능가할 자가 없지만 케이뱅크는 은행인 동시에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점에서 사고를 열어놓아야 한다고 항상 말한다. 그 누구보다 사고의 경직성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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