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X카뱅 나비효과]인터넷은행 손잡은 코인원, 만년 3등 탈피 가능성은?①업비트-케이뱅크 시너지 재현 가능성에 주목, 유입 포인트 만드는 게 관건
노윤주 기자공개 2022-09-02 09:54:49
[편집자주]
가상자산거래소 국내 3위사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소와 인터넷전문은행 간 협업이 가져올 수 있는 파급력은 업비트와 케이뱅크 사례에서 증명된 바 있다. 코인원과 카카오뱅크 두 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인원이 새로운 제휴은행으로 카카오뱅크의 손을 잡았다. 카카오뱅크는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여러 거래소와 접촉하는 등 내부 스터디를 계속해 왔었고 그 결과 코인원을 선택했다.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협업하면서 업비트와 케이뱅크가 냈던 시너지를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8년 대형 가상자산거래소의 실명인증계좌 도입이 시행된 이후 코인원은 점유율 3위 이상을 기록해본 적이 없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기 위해선 코인원만의 독창적인 서비스 제공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1위와 거래량 14배 차이…카뱅와 반전 만들까
코인원은 최근 카카오뱅크로부터 실명인증계좌 발급 확인서를 받았다. 앞으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변경신고를 진행하는 절차만 남아 있다. 가상자산사업자는 제휴은행 변동이 있을 경우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신고 수리증을 교부받은 후 연동을 할 수 있다. 심사에는 대략 한 달이 소요된다.
그간 사례에 비춰 변경신고 수리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북은행과 제휴를 맞은 고팍스, 최대주주 변경을 신고한 오케이비트 등은 재심사 등 특이사항 없이 변경신고를 완료했다.
거래소와 인터넷전문은행의 협업, 중도 제휴은행 변경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20년 6월 업비트가 IBK기업은행과 제휴를 종료하고 케이뱅크를 새 제휴사로 맞이하면서 스타트를 끊었다. 코인원은 2018년 1월 이후 4년 동안 NH농협은행과 협업했었다.
업계에서는 업비트 선례에 비춰 코인원이 점유율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20년 상반기까지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 1위는 빗썸이었지만 케이뱅크과 제휴한 업비트는 빠르게 성장해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가상자산 활황의 수혜를 입은 업비트는 70~90%대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올해 7월에도 90%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손쉬운 비대면 계좌개설이라는 케이뱅크의 장점과 업비트의 편리한 사용자환경(UI)및 경험(UX)이 시너지를 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기업은행이 2년간 업비트 신규 고객에게 계좌를 발급해주지 않아 그동안 막혔던 수요가 한 번에 터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인원은 업계 3위로 현재 4~5%대 점유율에 머무르고 있다. 31일 코인마켓캡 기준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은 약 2조5000억원인데 비해 코인원은 1800억원에 불과하다. 업비트의 7.2% 수준이다.
◇20·30 중심 카뱅 고객 유입 기대…업계 "코인원 편의성 개선해야 가능"
코인원과 카카오뱅크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양사 고객의 연령대다. 두 회사 모두 2030 고객 비중이 가장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 연령별 가입자 중 2030세대는 전체 가입자 과반을 넘기는 943만명이다.
코인원의 2030 가입세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신규가입자 중 2030이 차지하는 비중은 60.21%에 달한다. 가상자산 주요 투자인구가 2030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뱅크 고객을 코인원으로 유입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코인원은 최근 가수 비비와 코드쿤스트를 모델로 내세우면서 'MZ세대 코인거래소'라는 이미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업비트-케이뱅크 사례를 재현하기 위해 유입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가상자산 투자자는 제휴은행보다 거래소의 편의성과 상장 코인 종류에 따라 움직인다는 분석이다.
업비트는 별도 회원가입 없이 카카오톡 아이디로 즉시 로그인할 수 있다는 게 성장 포인트로 작용했다. 또 앱 구동 및 거래체결 속도가 월등히 빨라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이 구현됐다. 코인원은 부족한 거래량 탓에 체결 속도가 느리고 회원가입 및 로그인 절차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지적받아온 UI·UX 개선이 선행돼야 카카오뱅크 제휴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며 "종목, 거래량, 편의성에 따라 거래소를 옮기는 투자자 특성상 코인원을 꼭 써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투자자 유입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최근 한 번에 진행해야 했던 회원가입과 고객확인 절차를 분리하고 고객확인 절차를 간소화했다"며 "고객 편의성 향상을 위한 업데이트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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