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연구센터 가동한 삼진제약, 첫 타깃은 'CNS' 아리바이오·심플렉스 등과 공조…R&D 재투자 지속
최은수 기자공개 2022-09-01 08:38:33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진제약이 마곡연구센터 건립 후 아리바이오를 비롯한 바이오벤처와 손잡으며 퇴행성뇌질환 등 중추신경질환(CNS)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회사는 마곡 연구센터 오픈 전까지 여러 적응증 중에서 타깃 물질을 탐색해 왔다. 회사는 매해 매출액의 10% 초반을 연구개발비에 재투자하며 CNS R&D 역량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삼진제약은 30일 아리바이오와 미국 임상 3상 진입을 준비 중인 다중기전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의 국내 판권 우선적 지위를 확보했다. 더불어 아리바이오가 미국 콜롬비아대로부터 도입한 복합기전 치매치료제 'AR1002'(글로벌 임상), 경도인지장애 타깃 천연물질 'AR1004'(국내 임상) 치료제의 공동 개발에도 착수한다.
삼진제약은 아리바이오와의 협업을 계기로 회사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CNS 계열로 정비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삼진제약은 AR1001 판권을 확보한 날 아리바이오와 자사주 스왑 계약도 체결하며 CNS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조 체제를 강화했다. 삼진제약은 최종적으로 아리바이오의 지분 5.47%, 아리바이오는 삼진제약 지분 8%를 보유하게 된다.
삼진제약은 게보린을 비롯한 일반의약품과 심혈관치료제 플라빅스의 제네릭 '플레리스'가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형 제약사다.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SJP-1604), 점안제(SJP-1804)가 있다. 다만 최근 점안제 임상(2상)을 중단하고 대대적인 R&D 재정비를 선언했다. SJP-1604는 이제 본임상(1상)에 진입했다.
회사가 적응증을 CNS로 타깃한 배경은 마곡연구센터로 국내 최고 수준의 R&D 역량을 갖추게 된 것과 무관치 않다. 기존 판교 중앙연구소 시절엔 암, 섬유화 질환, 안과 질환, 퇴행성뇌질환,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타깃 적응증 후보군 중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내겠다는 장기 계획만 공개했었다.
당시 중앙연구소 인프라로는 CNS와 같이 언멧니즈(unmet needs)가 높은 노블 타깃 R&D를 수행하기 어려웠다. 특히 CNS 계열은 뇌-혈관 장벽(BBB)을 넘어 원숭이를 비롯한 고등동물, 최종적으론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뇌 작용 기전을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 고도의 R&D 능력과 첨단 인프라가 필요한 적응증으로 꼽힌다.
마곡 연구센터는 내부에 연구기획·개발실, 제제연구실, 분석연구실, 의약합성연구실, 약리독성연구실, 동물실험실, 연구지원실 등을 갖췄다. 이같은 인프라를 활용하면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초기연구, 개발로 이어지는 전 작업을 모두 센터 내에서 수행할 수 있다.
삼진제약은 이달엔 아리바이오 외 국내·외 AI 바이오벤처와 구체적인 협업 체제를 꾸렸다. 심플렉스, 캐나다 사이클리카 등이 협업 대상이다. 이들의 AI 신약스크리닝 역량을 토대로 CNS R&D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삼진제약의 국내외 바이오벤처와 구체적인 사업 협력에 나선 것은 1972년 회사 창립 후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재투자로 CNS 신약 개발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이후 매출과 영업익은 감소했지만 이때부터 국내 제약사 평균을 웃도는 매출액 대비 R&D 지출 비율을 기록해 왔다. 삼진제약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지출 비율 역시 10.8%로 업계 평균(8.64%)을 상회한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마곡 연구센터 이전 판교 중앙연구소 시절엔 인천대학교와 한양대학교 등 대학교와 연계하는 수준의 오픈 이노베이션만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마곡연구센터를 가동하면서 자체적으로 R&D의 처음과 끝을 모두 수행할 인프라가 생겼으니 더 적극적인 신약 R&D 및 사업화 전략으로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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