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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중간배당 무산된 롯데케미칼, 자사주 매입으로 만회③전례없는 결정, 2024년까지 3000억원 규모 취득…소각 여부 관심

유수진 기자공개 2022-09-08 07:42:00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5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자기주식을 잘 활용하지 않는 기업이다. 6월 말 기준 보유 중인 자사주가 전무하다. 관련 거래를 한 가장 최근 사례는 2017년 2월이다. 2012년 말 케이피케미칼 합병 당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사주(58만3388주)를 처분했다.

이때부터 5년 넘게 자기주식 보유량은 늘 '0'이었다. 그런 롯데케미칼이 지난달 본격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돌입했다. 올 초 야심차게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이다. 이날 약속한 내용 중 중간배당은 실패했지만 자사주 매입만큼은 반드시 지키려는 의지가 강하다.

◇올해 자사주 500억 매입, 2024년 3000억 목표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삼성증권과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기간은 내년 2월까지로 6개월 동안이다. 7월 말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취득안을 처리한지 열흘 만에 행동에 나섰다.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포함해 출석이사 11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올 3월 공개한 자사주 취득 계획의 첫번째 스텝이다. 2024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로 매입하는데 첫해인 올해 500억원을 배정했다. 향후 활용 방법에 대해선 추후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사실상 중간배당을 취소한데 따른 후속조치 성격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7월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의결했다. <출처:이사회 의사록>

롯데케미칼의 주주친화 정책은 중간배당 실시와 자사주 취득이 골자다. 배당성향 30%도 포함됐지만 사실상 몇년 전부터 실시해 온 내용으로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하지만 불과 4개월 만에 실적 저조로 중간배당을 접었다. 공개적으로 한 약속을, 그것도 도입 첫해 거둬들이며 체면을 구겼다.

이에 따라 자사주 매입만큼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실제로 중간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사회에서 자사주 취득을 결의했다. '주주 달래기'를 위해서라도 더이상 미뤄선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배경 역시 주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많다. 좀처럼 반등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주가에 대한 고민이 이례적인 자사주 활용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그동안 롯데케미칼은 특정 목적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한 적이 사실상 없다.

최근 20년 간의 이력을 살펴보면 2012년 말 호남석유화학 시절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으로 확보한 자사주를 두 차례에 걸쳐 처분한 것이 전부다. 케이피케미칼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데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2013년 1월 4만주, 2017년 58만주다. 사실상 주가부양이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매각이었다고 보긴 어렵다. 2013년 주식을 팔아 확보한 102억원은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했다.

◇신동빈 회장, 시가총액 관리 주문…주가부양 이어질까

하지만 주가가 도통 맥을 추지 못하며 언제까지나 손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기업이 효과적인 주가 관리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작년 3월 장중 한때 33만8000원을 찍었으나 현재 17만원(5일 종가 기준)으로 반토막 난 상태다. 적극적인 배당에도 도통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신동빈 회장이 경영진들에게 시가총액 관리를 강조하고 나서며 더욱 마음이 급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 시가총액을 꼽았다. 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롯데케미칼 주가 흐름. 작년 초 대비 반토막이 났다. <출처:네이버 금융>

배당 강화에 자사주 매입까지 실시했으니 롯데케미칼로서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주가부양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통상 자사주 매입보다는 소각이 주가부양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직접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고 신탁계약을 체결한 것 역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롯데케미칼은 계약기간 내 취득 금액과 주식 수, 시기 등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증권사와의 신탁계약을 통한 간접 취득방식을 택했다.

신탁계약은 직접 매입보다 강제적 성격이 덜하다. 계약 해지 후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건네받는 대신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또한 목표 수량을 반드시 사들이지 않아도 되고 의무 보유기간 역시 1개월로 직접 매입(6개월)보다 짧다. 주가부양 측면에선 신탁계약보다 직접 매입이 유리하다.

소각 여부도 아직 미정이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김연섭 롯데케미칼 ESG경영본부장은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컨콜을 통해 "매입한 자사주 소각 방안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옵션을 열어놓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 보유 지분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오너가 직접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주식총수 변화에 따른 지배력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자사주 소각이 어렵다. 하지만 신 회장은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롯데케미칼 주식 9만705주(0.26%)를 전량 매각해 현재 주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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