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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책무·치열한 영입경쟁…사외이사 급여 인상 확산될까 해외기업 평균 30만달러...주식 보상 늘어날 가능성도

김위수 기자공개 2022-09-16 07:40:08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4일 16:13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우리나라 산업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이사회 중심 경영을 채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구성하는 사외이사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사회 경영에 가장 적극적인 SK그룹은 뛰어난 인재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 보수 인상을 선택했다. 기업의 사외이사 임금 인상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사외이사 보수는 점진적으로 상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CXO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외이사 1인 연간 평균 보수는 5410만원인데 이 금액은 2019년 대비 10.9% 늘어난 수치다.

이중 이사회에 상당한 수준의 권한을 부여한 SK그룹과 같은 기업들은 더 빠른 속도로 사외이사의 보수를 올리고 있다. 지주사 SK㈜의 사외이사 임금 추이를 살펴보면 2012년 1인 평균 4800만원에서 10년간의 상승을 거쳐 올해에는 1억6000만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간 243%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통합지주사가 출범한 2015년 이후 7000만원대를 유지했던 SK㈜ 사외이사 1인 평균 급여가 오른 것은 2020년이고 이듬해에는 1억원을 넘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실제 SK㈜ 사외이사들이 한 해 동안 참석하는 이사회·위원회·사전보고·워크샵 및 교육 횟수와 검토한 안건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9년 참석한 행사 횟수는 41회, 검토 안건은 119건이었는데 2020년에는 46회와 155건, 지난해에는 58회와 180건으로 늘어났다.

SK㈜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 원칙에 따라 사외이사 또는 전체 이사회의 논의 사항이 더 다양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ESG를 투자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어 'G'에 해당하는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기 위해 이사회의 기능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은 구색만 맞춰놓은 곳도 많겠지만 '일하는 이사회'가 되도록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최상위권 기업들을 시작으로 변화가 점점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의 임금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모범규준을 통해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의 보수에 대해 "직무와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기업의 재무상태에 비춰 적정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사회의 역할이 강화되고 사외이사의 업무 강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보수 수준이 오르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게다가 기업에서의 이사회 역할 확대로 전문적인 경력을 갖춘 사외이사에 대한 영입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SK그룹과 같이 보수를 높이는 기업들이 하나 둘 생긴다면 사외이사 임금의 전반적인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 사례만큼 극적이지는 않지만 현대차나 LG같은 대기업에서도 소폭의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 올 상반기 ㈜LG는 5100만원을 사외이사 보수로 지급했다. 8000만원대에서 유지되던 급여가 지난해 9800만원으로 인상된 ㈜LG는 올해 1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5300만원을 지급한 현대차는 매년 1억원 초반으로 보수를 정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간 사외이사의 보수는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 이사회 경영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해왔다"라며 "SK의 급격한 보수 인상은 다소 특수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SK의 보수 인상이 다른 대기업에도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해외 기업의 보수가 평균 30만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사외이사에 대한 보상으로 SK그룹의 사례처럼 스톡그랜트(Stock Grant) 등 주식보상의 활용이 늘어날지도 관심사다. 주식 보상은 주주와 사외이사간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책임경영을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금으로만 이뤄진 보수의 경우 노력과 관계없이 보상이 고정돼있어 동기를 부여받을 유인이 작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외이사에 대한 보상이 대부분 현금으로 이뤄지지만 미국의 경우 2020년 기준 현금 보상이 전체 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에 불과했다.

사외이사에 대한 주식보상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식 보상으로 경영진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사외이사의 주요 업무인 감시의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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