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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를 움직이는 사람들]캐파 확대와 안정성, 중용 지키는 김종성 CFO②출혈경쟁 판에도 수익성 중심 질적경영 고수, 투자와 재무 '균형'

원충희 기자공개 2022-09-20 13:14:27

[편집자주]

삼성SDI는 TV 브라운관에서 시작해 2000년 2차전지 사업 진출 후 디스플레이 사업을 분리했다. 조직을 떼었다 붙이기를 반복한 끝에 현재 배터리와 전자재료 업체로 탈바꿈했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손꼽히는 셀 메이커로 조명 받으며 K-배터리의 일부를 담당한다. 배터리 패권경쟁 한 가운데서 삼성 특유의 DNA로 마이웨이를 걷고 있는 삼성SDI의 핵심 경영진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은 결국 '쩐의 전쟁'으로 귀결된다. 막대한 설비투자를 쏟아 생산능력(CAPA)를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패턴이다. 출혈도 마다하지 않는 공격적인 투자 탓에 아직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한 곳도 있다. 이런 와중에 삼성SDI는 '수익성 중심 질적 경영'을 고수하며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기업분할과 상장(IPO), 투자유치 등 각종 기법을 동원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삼성SDI는 본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벌어들인 돈 안에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을 쓰는 선순환 구조를 돌리고 있다. 투자와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경기와 기술변화에 대응하는 재무전략 중심엔 김종성 부사장(사진)이 있다.

◇외부조달보다 자체 곳간에서 투자재원 충당

삼성 계열사에서 경영지원실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통한다. 삼성전자에는 사장급이, 그 외 계열사에는 부사장급이 담당하는 보직이다. 재무와 지원업무를 총괄하는 임원으로 이사회 사내이사로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삼성 전자부문 계열사에는 그룹 재무·전략 에이스들만 모였다는 옛 미래전략실 출신들이 주로 CFO를 맡고 있다. 김 부사장 역시 2012년 미전실 미래전략1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는 삼성전자 LCD 기흥지원팀장(상무보), 모바일 LCD 지원팀장, 삼성디스플레이 전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지원팀 부사장 등 주로 디스플레이 분야를 거쳤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와 함께 미전실 초기 멤버로 활동한 인연이 있다. 최 대표 역시 삼성전자 CFO를 지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공통점이 보인다.

삼성 전자부문 계열사들은 국내외 경제와 산업에서 상당한 위상을 갖고 있으나 자본시장에서는 존재감이 잘 드러내지 않는다.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의지가 별로 없고 웬만하면 자체 영업현금흐름 내에서 시설투자, 증설 등을 진행한다. 그나마 삼성SDI가 회사채 발행을 몇 번 한적 있을 정도다.

LG에너지솔루션처럼 주주 반발을 무릅쓰고 배터리사업을 떼어내 상장시켜 외부자금을 끌어오지 않았다. SK온처럼 외부투자 유치를 모색하지도 않는다. 회사채 잔액도 2023년 9월 만기의 2200억원짜리 하나다. 해외법인들이 국내외 은행으로부터 장·단기차입금을 끌어다 쓰지만 차입금 총액은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6월 말 4조8448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7조4411억원), SK온(8조5269억원)보다 현저히 적다.

◇시장·기술변화에 대응할 안정적인 재무관리 고삐

삼성SDI 재무전략은 균형과 중용이다. 김 부사장 역시 고객사의 요구하는 캐파를 맞추기 위한 시설투자와 재무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지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무리한 조달과 차입을 지양하고 자체 영업현금흐름 내에서 투자를 집행하는 게 원칙이다.

여기에는 2015~2016년 영업적자를 겪고 어려웠던 시절의 경험이 녹아있다. 2014년 7월 제일모직의 소재사업부(케미컬·전자재료)와 합병한 뒤 디스플레이 패널(PDP)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사업구조 개편에 수반되는 비용을 감내해야 했다. 아울러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주력사업이던 소형전지 판매가 감소하면서 2015년 2675억원의 영업적자를, 2016년에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까지 겹치며 9264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바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과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재무관리 고삐를 쥐고 점유율보다 수익성 위주로 경영 틀을 갖춘 뒤 시설투자를 단행한다. 이와 더불어 초격차 기술을 주도하며 R&D에 집중하고 있다. 2017~2021년 5년간 R&D비용은 매년 우상향했다. 현재 주력인 젠5(5Gen) 배터리가 이 같은 R&D의 결과물이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을 듣는 것도 꾸준한 R&D 투자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면 5년 후 전고체 양산시점이 오면 리튬이온배터리 중심의 기존 시장 판도가 변화할 수밖에 없다"며 "급격한 기술변화가 이뤄지면 기존 시설확충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어 오히려 기술변화를 주도해나가는 식으로 가는 게 삼성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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