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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권 모니터링]현대백화점, '지누스 M&A' 6400억 상각 과제로자산 10조 돌파, 올들어 영업권 급증 '순손익' 변동성 확대

이효범 기자공개 2022-09-23 08:00:25

[편집자주]

무형자산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순자산가치보다 웃돈을 얹어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권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추세다. 또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손상검사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권 현황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2일 14:23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이 지누스를 인수하면서 수천억원의 영업권을 장부에 계상했다. 영업권은 상각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서 향후 순손익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인수 이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장 지누스와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영업권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가 실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6월말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10조9625억원이다. 자산총계가 1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말과 비교해 1조9933억원(22%) 증가한 규모다.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이 각각 1조원씩 늘어났다. 유동자산 중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이 불어나고 당기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 등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비유동자산의 경우 무형자산 계정이 큰폭으로 늘었다. 올해 6월말 7317억원으로 2021년말 779억원에 비해서 6538억원(839.14%) 불어났다. 자산이 10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인 셈이다. 현대백화점의 무형자산이 이처럼 커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무형자산이 불어난 건 올들어 지누스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지누스는 글로벌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으로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캐나다와 호주, 일본, 그리고 영국·독일·스페인 등 유럽에도 진출해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연 매출액은 1조원을 웃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 지누스 지분 38.14%를 약 8890억원에 인수했다.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다. 이윤재 지누스 회장이 갖고 있던 지분과 지누스가 발행한 신주 등을 인수했다. 인수금액 가운데 현대백화점의 장부상 영업권으로 계상된 수치는 6449억원이다. 인수금액의 3분의 2 이상 금액을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지불했다는 의미다.

지누스의 2021년말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1조186억원이다. 이 가운데 부채가 5404억원이고 나머지 자기자본이 4782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꾸준한 성장세다. 2019년 8171억원에서 2020년 9895억원, 2021년 1조1238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다만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743억원에 그쳤다.

현대백화점은 인수 당시 지누스의 순자산가치를 6401억원으로 책정했다. 인수하는 지분 38.14%에 대한 순자산가치는 2441억원이다. 인수가격이 889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누스의 무형적인 가치를 상당히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지누스의 전체 매출 가운데 미국 시장 매출이 90%라는 점을 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들의 해외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또 그룹 내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지누스의 국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이같은 시너지를 이끌어 낸다면 현대백화점그룹과 지누스가 모두 윈윈(Win-Win)하는 셈이다.

그러나 당장은 지누스 인수 이후 영업권에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영업권이 6449억원에 달한다는 점은 현대백화점 실적에 적잖은 부담이다. 영업권은 유지되거나 혹은 상각되는 대상이다. 한번 상각된 영업권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언젠가는 지누스에 대한 영업권을 손익계산서 상 영업외비용으로 일부 반영할 수 밖에 없다.

단순 계산으로 지누스에 대한 영업권을 향후 10년간 매년 상각할 경우 연간 영업외비용 부담은 645억원이다. 2019~2021년까지 최근 3년간 현대백화점의 연간 평균 순이익은 15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하면서 현대백화점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그룹 캐시카우로 꼽히는 한무쇼핑이 현대백화점 연결기준 종속기업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현대백화점의 연결기준 순이익 규모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한무쇼핑의 2021년 별도기준 매출액은 5911억원, 영업이익은 1185억원이다. 순이익은 975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기업이 1~2년만에 피인수기업을 완전히 통합하고 기업가치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며 "현대백화점 역시 지누스와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누스의 현금창출력이 저하될 경우 현대백화점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구조라 영업권 관리는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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