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군 HQ, '김상현 체제 1년' 소통구조 대수술 11개 계열사·사업부 직원 '타운홀미팅', 총괄대표에 직보고 조직 접점 넓혀
김선호 기자공개 2022-10-11 08:26:15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7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현 부회장(사진)은 지난 1년 동안 유통군 HQ 조직을 새로 구성하는 한편 각 사업단위의 소통구조를 변화시키는데 집중했다. 사업전략을 전면 재수정하기보다 내부 체질 개선을 최우선에 둔 것으로 보인다.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2년 정기인사에서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보다 신속한 실행력을 갖춘 헤드쿼터(HQ·Head Quarter)체제로 전환하고 주요 계열사 롯데쇼핑의 대표에 외부 영입된 김 부회장을 선임했다.
유통군 HQ 총괄대표도 겸임한 그는 산하에 인사혁신본부·마케팅혁신본부·경영전략본부·재무혁신본부를 뒀다. 김 부회장은 유통군 HQ 출범 초기 경영전략본부장까지 직접 맡다가 올해 8월 이를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산업전략연구담당이었던 권원식 전무에게 넘겨줬다.
이 가운데 유통군 HQ와 같이 외부 출신 총괄대표를 맞이한 호텔군 HQ는 계열사 호텔롯데를 앞세워 미디어커머스기업 블랭크코퍼레이션에 투자를 집행하면서 신사업 발굴과 투자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비해 유통군의 신사업·투자전략 실행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는 김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유통군 HQ 총괄대표로 실제 취임한 시기가 호텔군 HQ보다 늦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기인사는 지난해 11월에 발표됐지만 그는 DFI리테일그룹 임원 임기가 남아 있어 싱가포르에 체류해야 했다.
공식적으로 대표에 취임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한 건 올해 2월이다. 그 전까지 김 부회장은 싱가포르와 국내를 오가면서 경영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부회장은 사내망을 통해 불필요한 허례허식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공식 취임 후 2달 후인 4월에 11개 계열사·사업부 대표들과 함께 '청바지 워크숍'을 개최하면서 중장기 로드맵을 구상했다. 김 부회장은 '조직문화'를 먼저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업무 방식 단순화(Simplify), 불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표준화(Standardize), 협업을 통한 공동의 시너지(Synergy) 창출, 모든 계열사가 힘을 합친 사업확장(Scale), 직원 간 목표와 목적을 공유(Sharing)하는 '5S'를 주문했다.
이를 유통군에 속한 11개 계열사·사업부에 이식하는 동시에 직원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타운홀미팅을 개최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에서야 김 부회장이 11개 계열사·사업부의 타운홀미팅을 모두 완료했다. 그만큼 직원과 직접 소통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의미다.
유통군 HQ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청바지 워크숍과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줄곧 ‘원팀(ONE TEAM) 문화’를 강조했고 롯데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공동 소싱이나 PB브랜드 강화 등을 주문했다.
또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거나 사내에서 주목받는 직원에게 직접 칭찬과 격려가 담긴 이메일을 보내며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직문화가 정착돼야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체질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 롯데쇼핑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김 부회장 체제에 힘을 싣고 있는 중이다. 점포 구조조정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 감소한 7조672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06.3% 증가한 143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 유통군 HQ 관계자는 "오프라인 채널이 주력인 롯데쇼핑이 리오프닝과 엔데믹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영업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단기적 성과보다 중장기 로드맵에 맞춘 체질 개선으로 본업의 경쟁력을 복원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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