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0월 14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펀드 운용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높아진 동시에 부동산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엑시트(자금회수)에 실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신규 설정은 급감한 가운데 기존 펀드들의 원금 손실 가능성도 커졌다.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년 전부터 부동산 투자가 대폭 늘었다. 넘치는 유동성과 대체투자 바람으로 시장에 돈이 몰려들었다.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만 취급하던 자산운용사들도 잇따라 부동산 투자 조직을 신설하며 적극적으로 실물자산 매입에 나섰다. 한동안 이들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호황기를 이어갔다.
영원할 것 같던 부동산 불패 신화는 최근 들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5~6년 만기로 설정된 부동산 펀드들의 만기일이 잇따라 도래했지만 매각에 실패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투자한 티마크그랜드호텔의 경우 EOD(기한이익상실) 발생으로 담보권 처분 행사 위기에 놓였고, 현대자산운용의 영국 에든버러빌딩은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손절매 수준으로 처분됐다.
매각 실패로 리파이낸싱(부채 상환 목적 자금 재조달)에 나선 운용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종전보다 두 배에 달하는 고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다. 종전 3%대였던 금리는 순식간에 5% 이상으로 치솟았다. 수익자들에게 매분기 제공하던 원금과 배당금 지급이 멈춘 건 당연한 수순이다. 자산 매입 1년만에 조기 청산을 결정하거나 매각만을 목적으로 용도 변경에 나선 곳도 있다.
일부 운용사들은 외부 환경을 탓한다. 코로나19와 금리인상이라는 변수로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능력은 위기 속에서 드러난다. 외부 환경이 좋을 땐 모두가 호황을 누리며 자신의 성과인 양 단물을 빨지만 반대 상황에선 자취를 감춘다. 고객의 돈으로 자산을 운용하면서 돌발상황이나 변수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책임 하다는 말과 다를바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려지진 않았을 뿐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고 부동산 자산운용사 중 자금 돌려막기로 겨우 버티는 곳이 많다"며 "마치 폭풍전야 같은데 한 군데에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하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귀띔한다.
다수의 부동산 펀드들이 올해와 내년 만기를 앞두고 있다. 투자 손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피해는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리스크 관리가 비교적 취약한 해외부동산의 경우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미 발생했다.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실력이 가늠되고 생존이 갈릴 것이다. 잘 될 때나 안될 때나 책임을 지는 주체는 똑같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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