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1월 02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상호 회장의 꼼꼼함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최근 만난 코스닥 인수합병(M&A) 시장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 전문기업이자 코스닥 상장기업 '글로본'의 오너인 한 회장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코스닥 M&A 업계에서 쌓은 이력을 감안했을 때 최근 드러난 글로본 매각 구조는 '최적의 엑시트 구조'를 짰다는 게 이번 딜(Deal)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중론이었다.
한 회장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받고 나홀로 200억원의 현금을 챙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최대주주인 그는 보유한 주식 가운데 400만주를 주당 5000원에 팔아 200억원을 손에 쥘 예정이다. 3년 넘게 적자를 냈고 올해까지 영업손실이 이어져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는 기업임에도 나름 성공적인 엑시트 구조를 짰다.
이를 두고 코스닥 M&A 업계에선 한 회장의 오랜 경험이 기반이 됐다고 평가한다. 그는 과거 'H&H글로벌리소스(현 플래스크)', '3H(현 코스온)' 등을 매각하며 이력을 쌓았다. 다만 글로본의 경우 과거 상장사들과 달리 엑시트 구조를 짜는 데 난항을 겪었다. 실제로 글로본의 경우 2015년 인수 후 매각까지 7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2019년 이래 적자 경영이 지속돼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이 20억원을 웃돈다. 올해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하면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그럼에도 경영난이 지속되는 글로본에서 셀프 보상으로 주머니를 채웠다. 2020년 6억원 넘는 임금을 책정한 후 2021년에는 12억원을 급여로 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6억원 넘은 급여를 책정한 가운데 연간으론 작년과 동일한 수준을 임금으로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년 동안 적자경영이 지속되는 글로본으로선 경영의 책임이 있는 한 회장에게 수억원의 임금을 책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글로본 관계자도 "내부 판단에 의한 결정"이라는 석연찮은 답변을 내놓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과거 한 회장과 거래를 해봤던 관계자들은 이번 거래가 철저히 매도자의 입장에서 설계됐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주식 시장이 불황인 가운데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장기 영업손실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편입 제도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한 회장에게 유리한 엑시트 구조를 짤 수 있는 요인이었다.
다만 글로본의 경영을 책임졌던 한 회장이 어떤 길을 걸었는지는 다시 따져봐야 할 문제다. 특히 지난 7년 간 그가 글로본을 통해 어떤 수혜를 받았고 그로 인해 기업의 경쟁력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다시 한번 따져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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