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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한창업투자는 지금]차입금으로 투자하다 유동성 위기? 어디서부터 꼬였나③토스·두나무 주식 담보 차입 800억 17일 만기 도래, 2019년 이후 인력 영입·투자 활발

이윤정 기자공개 2022-11-18 08:05:21

[편집자주]

최근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린 새한창업투자는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베일에 싸인 강자로 통한다. 여타 VC와는 달리 모태펀드 등 정책 출자사업 의존도가 거의 없다. 자체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하는 전략을 택한다. 그럼에도 중소벤처기업부가 집계한 자료를 토대로 보면 지난해 투자집행 규모면에서 유일하게 4000억원을 넘기면서 업계 1위에 올랐다. 더벨이 새한창업투자의 시작과 투자 전략, 구성원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6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책자금에 손벌리지 않고 투자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며 벤처캐피탈들의 선망을 한몸에 받던 새한창업투자(이하 '새한창투')가 설립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빌린 800억원 규모의 단기 차입금 만기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담보 자산의 가치가 하락한데다 시장 금리 마저 급등해 상환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5~8년의 긴 호흡을 요하는 벤처투자에서 투자금을 단기 차입으로 조달해 마련한 것 자체가 새한창투 스스로 위기를 초래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새한창투가 오랜기간 파트너로 여겼던 알토스벤처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사고가 터졌다고 보고 있다.

◇17일 800억 단기차입금 상환일…담보 주식 모두 매각해도 상환자금 마련 쉽지 않아

15일 새한창투가 공시한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새한창투가 발행한 800억원 규모의 '제11회 무보증 사모사채'가 오는 17일 만기 도래한다. 제11회 무보증 사모사채는 2021년 11월 17일 발행된 1년 단기사채로 이자율이 7.5%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담보로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주식 124만4144주와 두나무 주식 21만5000주가 설정됐다.

이 외에도 새한창투는 한국증권금융, KDB캐피탈, 한국산업은행, 롯데손해보험, IBK연금보험,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950억원을 장기로 차입했다. 해당 장기차입금 담보로는 크래프톤 주식 50만4220주가 설정돼 있고 쿠팡(Coupang, LLC) 주식 23만5741주는 장기차입금 조기상환 목적 등으로 처분이 제한돼 있다. 연 이자율 3.6%로 만기일이 내년 10월 5일이지만 장기차입금과 관련해 일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약정이 체결 돼 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문제는 당장 8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상환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단기 차입금 상환 일자가 도래했지만 아직 800억원에 대한 상환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금리 급등으로 자금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며 "자금 조달이 막힌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담보로 설정돼 있는 두나무 주식과 비바리퍼블리카 주식 매각을 통해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새한창투의 두나무 지분 취득금액은 667억5000만원이지만 현재 장외시장에는 이보다 크게 못 미치는 금액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나무 주식과 비바리퍼블리카 지분 전량을 매각하더라고 800억원을 모두 마련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 "알토스벤처스 그날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공격적 투자 나서"

그 동안 새한창투는 알토스벤처스의 포트폴리오에 후속 투자하거나 동반 투자했던 포트폴리오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 새한창투자는 알토스벤처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이후 전문 투자 심사역을 보강하지 않았던 새한창투는 최근 굵직한 인력들을 영입했다. 2019년에는 중국 대형 IT기업인 텐센트 한국법인에서 투자 업무를 총괄했던 남수균 팀장을 영입한데 이어 올해 5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의 개발 주역이자 SK텔레콤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김윤 전 CTO를 파트너로 선임했다.

그러면서 알토스벤처스와 진행되는 딜이 아니면 크게 베팅을 하지 않던 새한창투의 투자 행보에도 변화가 생겼다.

단독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딜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김태호PD가 세운 콘텐츠 제작사 ‘테오(TEO)', 그룹 원타임 출신의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테디가 설립한 음악·연기 매니지먼트사 ‘더블랙레이블' 투자가 그 예다.

작년 초 더블랙레이블 설립 초 새한창투가 주축이 돼 425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새한창투는 더블랙레이블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형태로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 이후 이정우 새한창투 대표가 더블랙레이블 사외이사로,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총괄이 감사 등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올해 새한창투가 주축이 돼 '테오'에 1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부러워 하던 알토스벤처스와의 끈끈한 관계를 통해 다수의 투자에서 고수익을 거뒀지만 새한창투가 결과적으로 이들 포트폴리오를 지렛대로 자체 투자능력을 극대화시키려다가 문제가 발생했다"며 "참 아이러니 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차입금 상환 및 투자 등과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새한창투 관계자에 연락을 시도했으니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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