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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금투세 유탄]환매 문의에 운용사 풋옵션 만지작…증시 악영향 우려⑥코스닥 상환여력 부족, 엑소더스 리스크 예의주시

조영진 기자공개 2022-11-21 08:13:12

[편집자주]

토종 헤지펀드 시장에 느닷없이 날벼락이 떨어졌다. 금융투자소득세 개정안에서 펀드 수익을 배당소득으로 일괄 적용키로 함에따라 개인 고객은 세금 폭탄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자산시장 침체 속 펀딩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는 와중에 그나마 남아있던 고객층마저 등돌릴 이슈다. 더벨에서는 코너에 몰린 헤지펀드 운용사의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8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 내년 시행을 두고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환매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2년 유예 가능성도 있지만 시장 불안은 커지는 모양새다. 메자닌 형태로 코스닥기업에 투자한 코벤펀드들이 원금 마련을 위해 풋옵션을 고려하면서 대규모 환매가 현실화될 경우 주식시장에도 연쇄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입법예고한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을 두고 자산운용사에도 고객들의 환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개정안 유예에 대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당장 내년부터 시행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사모펀드의 환매 움직임을 불러일으키는 형국이다.

개정안에 따라 배당소득이 적용될 시, 금융소득 2000만원 미만인 경우엔 15.4% 세율이 적용되고 2000만원 초과인 경우엔 최고 49.5% 세율이 적용된다. 최소가입금액 3억원 상품에도 가입하는 고액자산가들의 금융소득 수준을 고려할 때, 사모펀드 고객 대다수가 최고 세율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는 최근 불거진 환매 움직임이 코스닥벤처 펀드에 집중될 경우, 코스닥기업의 자금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증시 활황에 우후죽순 생겨난 코벤펀드는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기 위해 코스닥기업의 메자닌을 대거 편입했기 때문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코벤펀드는 순수 메자닌 펀드와 달리 일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개방형으로 빈번히 설정돼왔다"며 "전환차익이 발생하지 않는 현재 증시 레벨에서 환매 요청이 계속 들어오다보니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의 유동성이 메마른 탓에 풋옵션을 행사해도 상환할 여력이 없는 상장사들이 수두룩한 상황"이라며 "만약 소득세법 개정안이 현실화 될 경우 환매 요청에 따른 풋옵션 행사, 자금 상환을 하지 못하는 상장사에 대한 파산 신청, 혹은 펀드 환매 연기 사태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때 1조원 규모에 달하던 코벤펀드 설정원본은 증시 침체로 일부 자금이 이탈했으나, 지난 11월 초 기준 여전히 7000억원대를 웃돌고 있다. 대다수 운용사들이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기 위해 전체 설정원본의 최대 50%를 메자닌으로 편입한 만큼, 코스닥 상장사들에 드리운 잠재 상환 리스크는 상당한 상황이다.

부채상환여력도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본 코스닥 상장사는 393개사로, 12월 결산 법인 1070개사 가운데 37%에 육박했다. 직전 분기 적자 기업이 전체의 32% 수준인 349개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는 분위기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스닥기업의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환매 도미노 사태를 미리 대응하는 차원에서 최근 풋옵션 행사를 강행했다"며 "부채상환여력이 없는 상장사의 경우 대출을 받아서라도 상환하게 해야 하는데, 신용등급이 없어 메자닌을 발행한 것으로 미뤄보아 신규 대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같은 경우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선 수익자들에게 환매를 미뤄달라고 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끝내 동의를 얻어내지 못하면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비단 운용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코스닥기업의 재정건전성 리스크가 불거진다는 점에서 증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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