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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누적' 서진시스템, 풋옵션 걱정없는 이유는 3분기말 미전환 물량 3880억 육박, 크레센도 인연 '눈길'

김소라 기자공개 2022-11-25 08:06:55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3일 14:2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속 가공 사업을 영위하는 '서진시스템'이 누적된 메자닌 물량에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현재 대규모 미전환 메자닌을 안고 있어 상환 등 잠재 리스크가 뒤따른다. 발행 조건이 투자자에게 다소 불리하게 설정된 점도 이 같은 가능성을 부추긴다.

하지만 서진시스템은 단기간 메자닌에 대한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 실행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투자자들이 사업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베팅한 만큼 긴 호흡을 가져갈 것이라 봤다. 투자자와의 긴밀한 연결고리도 이를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서진시스템은 3분기 말 기준 총 3880억원의 미전환 전환사채(CB) 물량을 안고 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각자 다른 조건으로 7차례에 걸쳐 발행한 채무증권이다. 해당 물량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총 4199만7061주가 신규 발행된다. 이는 3분기 말 전체 주식수의 111% 수준이다.

서진시스템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CB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착수했다. 2018년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638억원을 수혈한 후엔 계속해서 CB를 주요 조달 수단으로 활용했다. 현재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베트남 법인에 장기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CB의 경우 상대적으로 활용이 쉽고 사모 방식으로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보니 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3월 코스닥 상장 이후엔 계속해서 베트남 생산기지 구축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 하에 누적된 CB는 재무 부담으로 되돌아왔다. 당장 내년 1분기 사채권자의 풋옵션 행사 기일이 도래하는 탓이다. 풋옵션이 실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서진시스템의 유동성 압박은 가중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총 900억원 규모의 4회차, 5회차 CB 풋옵션 행사일이 내년 3월과 4월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반면 올 3분기 말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92억원에 그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진시스템은 실제 CB 풋옵션 행사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그 이유로 핵심 투자자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와의 오랜 인연을 들었다. 크레센도는 2015년부터 서진시스템에 투자를 진행해 왔다. 상장 후엔 주로 특수목적법인(SPC) '썬플라워홀딩스'를 통해 CB 투자자로 꾸준히 참여했다. 현재 미전환 CB 가운데 크레센도가 소화한 물량은 65%(2563억원)에 달한다.

크레센도가 장기간 힘을 보탠 데는 서진시스템 CFO와의 연결고리가 작용했다. 서진시스템 CFO와 크레센도 부대표는 모두 산업은행 출신이다. 서진시스템 CFO가 2015년 산은에서 여신 업무를 담당할 당시 CB 발행 형태로 서진시스템에 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때 크레센도 부대표도 200억원을 책임지며 인연을 맺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서진시스템의 기술력과 전동규 대표의 비전 등을 높게 평가해 산은 근무 당시 적극적으로 여신을 했고, 크레센도도 초창기부터 힘을 보태 회사가 상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특히 크레센도는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고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내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의 불안정한 대외적 상황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고금리 상황이 변수다. 4회차, 5회차 CB의 표면, 만기 이자율은 모두 2.5%다. 올해 금리 인상 흐름에 따라 금융기관 예적금 금리가 4%~5%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과 비교하면 사채권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CB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더불어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한몫한다. 지난 3개월간 주가 추이를 보면 1주당 1만3000원~1만7000원대에서 보합하고 있다. 4회차, 5회차 CB의 최초 전환가액인 2만9000원을 한참 밑돈다. 서진시스템은 올 3월 무상증자를 진행하며 전환가액을 낮추는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4회차, 5회차 CB 전환가액을 1만4500원까지 조정한 상태다.

서진시스템은 사업 역량 확대를 위해 잇따라 채무증권을 발행했다. 지난 몇년간 G2(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주요국 중심으로 확산되는 탈중국 기조에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이에 따라 일찍이 베트남 생산능력(CAPA)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이미 2011년 현지에 '서진시스템 비나'를 설립하며 사업 밑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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