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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오일머니' 행선지]엔씨소프트, 사업협력보다 ‘저점매수’에 방점올해 초 1조원 넘게 투자, 현재 2000억원 손실 구간… 내년 TL ‘기대’

황원지 기자공개 2022-11-29 10:59:12

[편집자주]

'중동의 큰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국내 IT·게임·콘텐츠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PIF는 1971년 설립됐고 현재 6200억달러가 넘는 운용기금을 굴리고 있다. 석유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사우디 비전 2030' 아래 국내 IT·콘텐츠 고부가 가치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PIF가 주목한 산업과 기업의 면면과 미칠 영향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5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우디는 재작년부터 글로벌 게임사들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석유산업 탈피를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 엔터테인트먼트 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재작년 블리자드에 이어 일본 게임사 캡콤에 투자했고, 올해 초에는 국내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거금을 들였지만 사업협력보다는 단순투자 목적이다. 경기침체로 게임주가 저평가받고 있는 상황에서 ‘저점매수’를 노렸다는 해석이다. 특히 사우디가 그간 적대적 인수합병 등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점도 여기에 힘을 싣는다. 다만 아직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손실구간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초 2대 주주 올라, 경영권 위협 없이 ‘저점매수’ 방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펀드(PIF)’는 올해 1~3월 엔씨소프트 주식을 대규모 매입했다. 1월 26일 지분 4.98%를 사들인 데 이어 꾸준히 장내매수를 이어가 현재 지분율은 9.26%다. 총 1조1000억원 규모를 투자했고, 현재 김택진 대표 다음 2대주주다.


투자 규모가 거대했으나 경영권 이슈는 없었다. 단순 투자 목적이어서다. 당시 PIF는 공시에 투자 배경으로 “단순투자목적으로 장내에서 엔씨소프트 주식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PIF는 최대주주인 김 대표의 경영권을 위협하지 않을 수준의 지분만을 장내 직접 취득했다. 한 주당 100만원을 바라봤던 엔씨소프트 주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시점이었기에 차익을 위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봤다.

PIF가 그간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한 적이 없다는 점도 여기에 힘을 실었다. PIF는 재작년부터 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렉트로닉아츠, 테이크투 등 글로벌 게임사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으나 경영권을 가져온 곳은 없다. 각각 3.5%, 2.6%, 3.5% 수준의 지분만을 확보했을 뿐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코스닥 상장사였던 일본 게임사 SNK를 인수한 바 있으나 이는 PIF 차원의 투자는 아니었다.

◇주가 하락에 2000억 평가손실... 내년 초 신작 ‘TL’ 기대

엔씨소프트 주가가 올해 초와 비교해 하락하면서 PIF는 현재 손실 구간이다. 지난 1~2월 50만원대 초반~후반을 맴돌던 주가가 현재 40만원대 후반으로 떨어지면서다. 11월 23일 종가 45만7500원을 기준으로 현재 PIF 지분 9.26%의 평가액은 약 9300억원 정도다. 사들일 때 거래액이 약 1조10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약 2000억원대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2022년 11월 기준 엔씨소프트 주가 추이

다만 잠시 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매도가능성은 높지 않다. PIF는 성장성이 뛰어난 흥행산업인 게임 및 엔터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석유산업 위주인 자국의 산업구조를 부가가치가 높은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PIF는 글로벌 엔터테인트먼트 및 신재생에너지 기업 지분 매입에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 자금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과거 블리자드에 투자한 후 30%대에 달하는 평가손실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유지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면서 주가가 올라 다시 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내년 상반기가 주목된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상반기 중 신작 'THRONE AND LIBERTY(TL)'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TL은 엔씨소프트의 대표 IP인 리니지 개발에서 시작했으나, 새로운 IP로 탈바꿈한 게임이다.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해 글로벌 시장 성과가 주목되는 작품이다. 상반기 글로벌 성과가 가시화되면 현재 눌려있는 엔씨소프트 주가도 반등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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