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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인사 풍향계]완고한 금융당국, 손태승 회장의 전략은⑬'이복현·김주현' 연이은 강공 모드…'과점주주·이사회' 견고한 신뢰로 위기 돌파 노린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3-01-13 08:29:12

[편집자주]

우리금융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손태승 회장을 중심으로 쌓아올린 지배구조에 금융 당국이 메스를 들이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이사회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손 회장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이와 맞물려 우리금융 경영진 및 계열사 CEO 인사는 무기한 연기되는 모습이다. 손 회장의 연임 여부가 우리금융 지배구조 안정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경영진과 CEO 인사를 좌우할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더벨은 2023년 우리금융 인사를 조망하고 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을 뽑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의 거취도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안팎의 경쟁자들이 회장 도전을 시사하며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 회장의 연임 도전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변수는 금융당국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연이어 손 회장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상 손 회장의 용퇴를 요구하는 듯한 당국 수장들의 발언을 손 회장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사회는 오는 18일 임추위 일정을 공식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일 우리은행 및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간담회를 열고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사외이사들은 오는 18일 회추위를 공식 가동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사회의 뜻이 한곳으로 모아지면서 관심은 후보군에 쏠리고 있다. 차기 회장 1순위로 여겨지는 손 회장이 연임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우리금융을 거쳐간 전현직 임원 및 CEO들이 출사표를 던지는 모양새다.

이미 지난해 말 손 회장이 금융위로부터 라임펀드 중징계 확정 처분을 받은 뒤부터 잠재 후보자들은 하마평이 돌기 시작했다. 다만 손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하마평도 잠시 소강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회추위 가동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후보군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차기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에 불이 붙는 가운데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는 손 회장이다. 손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사실상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차기 우리금융 회장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금융 당국과의 관계다. 금감원과 금융위 수장들이 일제히 손 회장에 대해 날선 발언을 이어가며 용퇴를 부추기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강경발언은 최근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이 간담회 이후 다시 거세지기 시작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공을 시작했다. 지난 5일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손 회장이 연임을 위해) 소송 논의하는 것을 굉장히 불편하게 느낀다”며 날을 세웠다.

이처럼 일방적으로 당국 수장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손 회장은 그러나 연임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손 회장에 대한 과점주주와 사외이사들의 신뢰가 두터운 상황에서 연임은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과점주주 및 이사회, 우리금융 경영진 등에서 손 회장에 대한 지지가 고르게 높은 상황이다. 특히 과점주주들은 손 회장이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 뒤 보여준 경영능력과 리더십에 대해 깊은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로 중징계 처분을 받은 뒤에도 이러한 신뢰는 여전히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과점주주들은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성공시킨 손 회장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과거 우리금융에 공적자금 지원하며 최대주주로 올랐었다. 손 회장은 2021년부터 꾸준히 예보 보유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는 민영화 작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민영화 작업은 완전히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현재 과점주주 체제가 만들어졌다. 과점주주 입장에선 정부 지분을 걷어내고 우리금융을 완전 민간 금융사로 거듭나게 한 손 회장의 경영 능력을 높이 사고 있는 모습이다.

또 손 회장은 옛 상업은행과 옛 한일은행간 지배구조 갈등을 종식했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뒤에도 은행장과 지주 회장으로 나뉘어 파벌 다툼을 벌여왔었다. 그러나 손 회장은 거듭된 새 인물 발굴을 통한 세대교체와 출신보단 능력을 중시한 탕평 인사 등을 펼치며 지배구조 안정화를 주도했다.

더불어 손 회장은 우리금융 비은행부문 강화를 통해 미래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토대도 닦았다.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로 체질이 개선됐다. 또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 기존 실적이 저조하던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을 대거 개선하며 우리은행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손 회장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내부의 결속을 한층 더 다지는 것”이라며 “과점주주와 이사회의 신뢰를 더 견고히 하고 이를 임추위 내내 끌고가는 것이 손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고, 연임 후 당국의 견제를 견디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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