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 스토리]강원에너지, 2차전지 장비·소재 체질개선 속도①평산그룹 인수 후 신사업 추진, 전기히터 비롯 성과…자회사 경주공장 자동화 양산 준비
신상윤 기자공개 2023-01-25 08:10:03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에너지가 체질개선에 속도를 낸다. 벼랑 끝에 몰렸던 강원에너지는 평산그룹 품에 안기면서 2차전지 산업으로 발을 뻗었다. 강원에너지는 자회사 강원이솔루션과 함께 2차전지 장비 및 소재, EPC 사업 등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2차전지 장비·소재 양산 준비 한창, 무수수산화리튬 테스트 채비
지난 16일 오전 9시 30분쯤 경상북도 경주시 외동읍 내 강원이솔루션 경주공장은 무수수산화리튬을 생산하기 위한 마지막 점검이 한창이었다. 지난해 12월 준공한 경주공장은 6개월가량 리모델링을 거쳐 사무동과 생산시설이 있는 공장으로 정비됐다.
회색 패널 외벽의 공장은 우측 상단에 붉은색의 'PSM'과 흰색 '강원이솔루션' 사명부터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인근 공장들이 노후된 것과 비교하면 강원이솔루션 공장은 상대적으로 깨끗한 식품 공장 같은 이미지를 줬다.
최규화 강원이솔루션 총괄본부장은 "경주공장은 최적의 공정으로 무수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현재 월 500톤(t)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 3개가 구축된 가운데 라인 4개 공간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강원이솔루션 경주공장은 강원에너지가 개발한 2차전지 장비의 활용성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양극재 소재인 무수수산화리튬을 생산할 경주공장에는 강원에너지가 개발한 건조기와 분쇄기 등이 납품됐다. 무수수산화리튬은 배터리 등 2차전지 용량과 수명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 KTX 신경주역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강원이솔루션 공장은 고객사들이 분포된 포항과 울산(언양), 구미 등 지역에서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물류라는 관점에서 '신의 한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온도나 습기 등에 취약한 무수수산화리튬 특성상 고객사와 가까이 있을수록 유리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강원이솔루션 공장은 크게 한 건물이지만 세부적으론 A, B, C 3개 동으로 나뉜다. 높이가 12m가 넘는 이 공장에서 무수수산화리튬 생산 설비가 있는 곳은 B동이다. 수직 구조로 구축된 무수수산화리튬 생산 설비는 3개 층으로 나뉘어 다양한 장비와 배관으로 이어진다.
고층부에서 저층부, 다시 고층부를 거쳐 저층부로 이동하는 과정을 거쳐 무수수산화리튬이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강원에너지가 개발한 건조기와 분쇄기 등 장비를 거친다. 최종 생산된 무수수산화리튬은 1층에 있는 이중 포장 공간에서 알루미늄 내피 포대에 싸여 최종 출하된다.
최 본부장은 "원료 투입부터 제품 생산까지 자동화 과정을 거친 만큼 투입되는 인력도 적어 생산성이 높다"며 "자체 개발한 POI(PSM Operation Innovation) 시스템을 투입해 생산 공정 전 과정을 추적 및 관리도 가능해 고객사와 제품 신뢰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중 생산한 무수수산화리튬을 고객사에 납품해 품질 테스트를 거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평산그룹의 신사업 도전, 강원에너지·강원이솔루션 첨병
평산그룹도 강원에너지를 통해 성장성 있는 산업군에 과감히 도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원에너지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성과를 내고 있다. 산업용 플랜트 기술 위에 평산그룹 자원이 더해지며 2차전지 장비 개발과 납품 실적도 확보했다. 자회사 강원이솔루션을 통해 양극재 소재를 양산할 수 있는 시설도 구축하며 확장성도 확보했다.
강원에너지와 강원이솔루션은 2차전지 산업에 진출한 지 오래되지 않는다. 강원에너지는 발전 플랜트를 비롯해 폐열회수 플랜트 등에 특화된 기업이다. 1976년 2월 설립돼 코스닥시장에도 상장했다. 다만 주인이 수차례 변경되며 자본시장 퇴출 위기도 겪었다. 2020년 10월 평산그룹에 편입된 후 이듬해 5월 주권 거래가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강원에너지는 2차전지 산업을 새로운 동력으로 삼았다.
50년 가까이 축적한 산업 플랜트 기술을 기반으로 2차전지 장비로 진출했다. 대표적인 제품으론 전기히터 건조기와 믹서 등이 있다. 특히 전기히터 건조기는 2차전지 제조와 관련된 특허를 획득하면서 눈길도 끌었다.
이달 12일에도 강원이솔루션과 'EA1 헝가리 전기히터 건조기 PKG 외주 계약'을 체결했다. 자회사를 통해 글로벌 2차전지 제조사에 납품될 예정이다. 장비 제조는 군산 본사 공장을 활용하고 있다.
자회사인 강원이솔루션은 2차전지 엔지니어링에 특화된 곳이다. 모회사인 강원에너지 장비 등을 활용한 분체(粉體) 공정에 대한 EPC 사업 등을 수행할 수 있다. 경주공장에서 진행되는 무수수산화리튬 같은 소재 양산 사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신진용 강원에너지 대표는 "평산그룹이 단조나 플랜트를 기반으로 오랜 경쟁력을 가진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던 중에 2차전지 쪽이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돼 진출했다"며 "2차전지 장비나 소재에서 수주를 확보하고 매출을 늘려간 후 관련된 산업으로 역량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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