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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삼국지 흔드는 알뜰폰]알뜰폰 성장을 대하는 이통 3사의 자세⑥MNO 1위 SKT 적극 대응 한계, 합산규제 등 의식해 상생 강조하는 KT·LGU+

이장준 기자공개 2023-02-08 13:16:13

[편집자주]

알뜰폰(MVNO) 사업자가 이동통신 시장에 등장한 지 10여 년이 흘렀다. 여전히 통신 3사의 위상이 공고하지만 최근 들어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기존 사업자들의 대응 방식도 다르고 금융권을 중심으로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한 신규 사업자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알뜰폰 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와 성장 과정을 살펴보고 주요 플레이어의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뜰폰(MVNO) 시장을 바라보는 이동통신사의 처지는 모두 다르다. 우선 SK텔레콤은 망 의무 제공 사업자로서 정부와 알뜰폰 도매대가를 협상해야 하는 등 의무와 책임이 우선시된다. 이동통신(MNO) 1위 사업자 특성상 알뜰폰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반면 MNO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었다. 다만 자회사인 LG헬로비전과 미디어로그의 시장점유율(M/S) 합이 3사 중 가장 높아 정치권 등으로부터 '합산 규제' 타깃으로 공격받는다. 이에 자사 망을 쓰는 다른 사업자들과 연대를 부각하는 모양새다.

KT는 단일 사업자로서 가장 많은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한 자회사 KT엠모바일을 산하에 두고 있다. 같은 그룹 내 KT스카이라이프와 HCN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다만 KT도 같은 망을 쓰는 사업자들을 위해 온라인 통합 고객서비스(CS) 앱을 만드는 등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MNO 1위 사업자 SKT, MVNO 시장 확장 어려운 이유는

SK텔레콤은 알뜰폰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알뜰폰 제도 도입 취지상 MNO 시장 지배력을 MVNO 시장으로 전이시키는 데 따른 정부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자칫 MNO 시장에서 오랜 기간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해온 SK텔레콤에 알뜰폰 시장까지 모두 내줬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자회사인 SK텔링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SK텔레콤은 2010년부터 망 도매 제공 의무 사업자로 정부와 도매대가를 협상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동안 정부가 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하면 이를 수용해 중소사업자가 알뜰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닐 수 있도록 기여했다. 직접 사업 확장 전략을 펼치기보다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정부의 알뜰폰 도입 취지에 맞게 의무와 책임 영역에서 플레이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공격적으로 M/S를 높이려 했다간 알뜰폰 시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SK텔레콤으로서도 MVNO 시장을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성세대는 상당수가 SK텔레콤에 락인됐지만 MZ세대가 알뜰폰 주축으로 떠오르면서다.

실제 5G 중간요금제를 통해 알뜰폰 시장과 같은 고객군을 두고 유입하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작년 8월 업계 최초로 △5G 일반 요금제 3종(4·5·9만원대) △온라인 전용 요금제 2종(3·4만원대) 등 5종의 신규 요금제를 선보였다. 기존 데이터 10GB와 110GB 사이 중간요금제가 없었는데 8GB, 24GB 등 1만원 간격으로 촘촘하게 라인업을 추가했다.

이어 작년 12월에는 기존 온라인 전용 요금제 '언택트 플랜'을 '다이렉트 플랜'으로 새롭게 개편했다. 5G 요금제 3종과 LTE 요금제 1종을 포함해 라인업을 11종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이들 가입자는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떨어지는 만큼 실질적으로 수익성에서 큰 메리트가 있지는 않다. 알뜰폰에서 SK텔레콤 요금제로 갈아타는 움직임과 기존 상위 요금제에서 다운그레이드하려는 수요가 충돌하는 영향도 있다.

더욱이 SK텔레콤은 지난해 'SKT 2.0' 비전을 선포하면서 AI 컴퍼니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통신 시장 장악력을 확장하는 전략보다는 AI 기반 신사업 비중을 높이는 데 리소스를 많이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KT·LG유플러스, 알뜰폰 시장 확장하되 상생 강조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SK텔레콤보다는 알뜰폰 시장 확대에 관심이 많다. 기존 이동통신 시장에서 M/S를 빼앗아 오기 어려운 만큼 알뜰폰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다.

우선 KT는 알뜰폰을 영위하는 자회사 KT엠모바일을 두고 있다. 단일 사업자로서는 가장 많은 가입자(작년 휴대폰 회선 기준 120만명 이상)를 확보했다. 여기에 다른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와 그 자회사인 HCN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어떻게 보면 KT그룹 내 3개 계열사가 한 시장에서 경쟁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사물인터넷(IoT) 등 알뜰폰 시장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어 아직 제살깎기식 과열 경쟁이 이뤄진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KT는 이들 외에도 같은 망을 쓰는 사업자들을 지원하며 알뜰폰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작년 9월 자사 망을 쓰는 사업자들을 위해 통합 CS 앱 '마이알뜰폰'을 출시했다. 알뜰폰 사업자가 직접 앱을 개발해 운영하기 어려우니 요금 조회나 납부 변경 등 기능을 담아 편의성을 더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자회사인 LG헬로비전과 미디어로그가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M/S를 합치면 20%가 넘어 이동통신 자회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이 때문에 비계열 파트너사의 성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2021년 11월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사용하는 모든 알뜰폰 사업자의 요금제를 개통할 수 있는 통합 공용 유심 '원칩'을 선보였는데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개통 건수가 10만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에는 자사 망을 쓰는 '+알파' 브랜드를 론칭하고 2년 이상 장기 고객에게 데이터를 제공하고 LG유플러스 매장에서 CS를 지원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자회사도 있고 가입자도 성장하는 추세"라며 "다만 이들 계열사만 밀어주기보다는 같은 망을 쓰는 사업자들과 상생하는 구조로 가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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