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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관 메자닌 줌인]저금리 받고 리픽싱 주기 양보…발행 조건 '줄다리기'②만기 2.5% 책정하고 풋옵션 이자율 보장, 전환가 조정 투자자에 유리한 7개월 적용

정유현 기자공개 2023-03-13 08:07:07

[편집자주]

1973년 설립된 동양철관은 삶의 필수적인 요소인 생활용수 및 에너지 수송에 필요한 강관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기업이다. 최근 사업의 기지개를 펴고 있는 가운데 8년 만에 메자닌을 찍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재무구조와 지배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환사채(CB) 발행 배경과 기대 효과에 대해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사 ‘동양철관’의 47회차 전환사채(CB) 조건은 발행사 중심으로 짜여진 모습이다. 작년 말부터 CB 발행 시 만기 이자율이 3%로 설정되는 추세지만 더 낮은 금리로 발행됐기 때문이다. 양 측이 발행 조건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이어진 가운데 동양철관이 낮은 금리를 취한 대신 리픽싱 주기는 투자자측에 유리하게 설정해 딜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동양철관은 최근 300억원 규모 47회차 CB 발행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부분의 조건은 발행사인 동양철관에 유리한 편이다. 표면 이자율은 0%, 만기 이자율은 2.5%로 책정된 점이 눈에 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 흐름이 겹치며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거나 사업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들이 CB를 발행 시 표면 이자율은 0%로 가되 만기 이자율을 3%로 제시해야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던 분위기였다. 최근 금리가 안정기에 접어들며 발행사들이 CB 발행 시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현재 발행을 셋팅하고 있는 기업 중에서는 만기 1%를 제시하는 곳도 있다는 것이 투자 업계의 설명이다.

동양철관은 재무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작년 3분기 말 기준 200억원대 결손금이 쌓여있는 상태다. 부채비율도 127%, 유동비율은 112%에 머문다. 통상 200%를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재무 체력이 우량한 편은 아니지만 유리한 수준의 금리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업황 개선에 따른 외형 및 수익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동양철관은 실적 성장에 따른 주가 상승에 베팅한 행보를 보인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 수익을 내기 보다는 주식 전환에 따른 차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만기 이자율에 크게 힘을 주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자 측이 제시한 만기 이자율 3%를 거절한 대신 24개월 후 개시되는 조기상환권(풋옵션) 이자율은 더 높이 책정했다.

풋옵션은 잠재 리스크가 예상될 경우 투자자들이 엑시트할 수 있는 창구다. 1차 조기상환청구기간에 행사하면 105%, 4년 뒤의 경우엔 112% 수준까지 조기상환율을 보장했다. 콜옵션도 최대주주 측 지분율인 25%로 설정했다. 콜옵션 행사 시 2%에서 최대 5%정도의 이자를 얹어 주는 것으로 정했다.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당근책도 제시했다. 1주당 전환가액이 1043원으로 주가 하락에 따른 최저 조정가액은 731원으로 정했다. 최초 전환가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리픽싱 주기는 7개월로 정했다. 2021년 12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이 개정되면서 리픽싱 조항을 넣을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주기는 7개월이다.

보통 CB 발행 후 전환청구가 1년 후부터 시작되는 만큼 7개월 후 전환가가 조정이 되면 5개월 정도 대응 시간을 벌 수 있다. 주기가 길수록 전환 타이밍을 찾아서 엑시트에 나설 수 있다. 동양철관이 원하는 금리 조건을 가져가고 투자자에게 리픽싱 주기 선택권을 준 것으로 보인다.

투자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주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이 엑시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만기 3%를 거절하고 낮은 금리를 제시했다”며 “리픽싱 주기의 경우 발행사 쪽에서 원하는 주기가 있으면 수락하려고 하는데, 투자자 측에 양보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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