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성과 보수]기아, 어닝 서프라이즈에 경영진 '두둑한 성과급'송호성 사장과 주우정 부사장 등 모두 보수 1.6배 이상 늘어
양도웅 기자공개 2023-03-15 07:40:07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14: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의 임원 보수(이사 한정)는 구성이 간명하다. 일종의 월급인 '급여'와 인센티브(성과급)로 불리는 '상여'가 전부다. 과거 특정 조건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제공한 적 있지만 2000년대 중반 이를 폐지하고 현재의 인센티브 제도로 선회했다. 상여의 종류도 '성과 인센티브' 하나다. 종종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하지만 적어도 지난해를 포함해 최근 6년간은 인센티브 하나뿐이었다.◇성과 없으면 상여도 없다...확실한 '성과주의'
상여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도 왕왕 있다. 이를테면 2017년 한 해동안 각자 대표이사인 이형근 부회장과 박한우 사장은 월급만 받았다. 당시 기아는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622억원을 올렸는데 영업이익률은 1%였다. 대표이사들에게 책임을 지운 격이었다.
2018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각자 대표이사인 박한우 사장과 최준영 부사장은 각각 10억2700만원과 6억2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모두 월급으로만 채워졌다. 상여는 없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한 1조1574억원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익성(영업이익률 2%)이 문제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같은 사례는 기아의 임원 보수 책정기준이 '성과주의'에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이사라고 하더라도 성과가 없다면 성과급도 없다는 원칙이다. 성과주의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다만 2017년, 2018년과 정반대였다. 바로 성과가 있다면 성과급도 있다.
기아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6조5590억원과 영업이익 7조2331억원을 올렸다. 각각 전년대비 24%, 43% 증가한 수치로 모두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9조3331억원을 기록, 친환경차 생산 확대를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에도 11조원 이상의 보유 현금 규모를 유지했다.
수익성도 대폭 향상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8%로 2017년, 2018년과 비교해 수배 가량 상승했다. 같은 시기 순이익률도 6%를 기록하며 과거와 비교해 수배 가량 상승했다. 마케팅비 비중을 높이는 출혈 경쟁으로 실적을 올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최대 실적과 기준 변경으로 상여 대폭 확대
'어닝 서프라이즈'는 고스란히 상여 확대로 이어졌다. 국내 자본시장법상 보수가 5억원 이상인 이사(대표이사와 사내이사 등)의 보수는 공개된다. 지난해 기아에서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이사는 총 3명이다. CEO인 송호성 사장과 국내생산 담당인 최준영 부사장, 그리고 CFO 역할을 하는 재경본부장 주우정 부사장이다.
보수로 송 사장은 총 25억4100만원, 최 부사장은 11억9400만원, 주 부사장은 8억7700만원을 받았다. 모두 전년대비 늘었다. 특히 큰 폭으로 증가한 인센티브가 보수 증가를 이끌었다.
송 사장은 급여(11억1800만원)보다 상여인 성과인센티(14억2300만원)로 받은 돈이 더 많았다. 전년대비 상여가 4배 이상 늘었다. 최고생산책임자(COO) 역할을 하는 최 부사장은 상여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CFO인 주 부사장은 상여가 1.6배 가량 늘었다.
C레벨 임원 3명에게 적용하는 상여 책정기준은 대동소이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내규인 임원보수지급기준을 기초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의 사업 실적 △경영진으로서의 성과와 기여도 △대내외 경영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여 규모를 정한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이 C레벨 임원들에게 역대급 규모의 상여를 안긴 셈이다.
더불어 상여 책정기준이 달라진 점도 상여 확대의 한 이유였다. 지난해 기아는 개인별 급여(연봉)의 최대 100%까지 줄 수 있던 상여 책정 기준을 최대 200%까지로 늘렸다. 이는 CEO인 송 사장이 급여보다 많은 상여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최 부사장은 급여의 72%에 해당하는 상여를, CFO인 주 부사장은 급여의 49%에 해당하는 상여를 받았다. 세 C레벨 임원 모두 전년대비 상여 비중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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