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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K-가전 기술]LG전자, '모터 기술력' 진화는 계속된다①창원 R&D센터·가산 연구소 주축…인공지능 접목, UP가전 소프트웨어 연결성 강화

손현지 기자공개 2023-03-23 11:10:36

[편집자주]

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명실상부한 생활가전업계 강자다. 월풀 등 내로라하는 가전회사들을 제치고 매출 1위로 글로벌 글로벌 무대를 재패했다. 올초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ACSI(Americ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가 실시한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도 당당히 1위를 거머쥐었을 정도로 브랜드 입지도 탄탄하다.

지금의 LG전자가 있기까지 일등 공신은 단연 '모터' 경쟁력이다. 사실상 LG 생활가전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혁신기술이 응집된 모터 부품은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생활가전 라인업에 적용되는 핵심기술로 꼽힌다.

LG전자 모터 기술은 고도화를 통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왔다. 최근까지도 LG스마트파크 내 R&D센터가 주축이 돼 인공지능(AI) 기술을 가미하고 전력 손실을 줄이는 등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 구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공장에서 인버터 DD모터가 생산되는 모습. 사진=LG전자
◇차별화된 '모터'로 미국·유럽 세계를 재패하다

LG전자가 세탁기를 처음 출시한 건 금성사 시절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엔 사치품으로 여겨지며 출시한 지 얼마되지 않아 생산해야 하기도 했지만, 적극적인 R&D 투자로 이내 1971년부터 생산을 재개할 수 있었다. 모터, 압축기 등 핵심기술을 확보해가며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터닝포인트가 된 건 1998년부터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가 발단이 됐다. LG전자가 DD모터를 적용해 출시한 드럼세탁기 '트롬(TROMM)' 모델은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생활가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의 혁신제품으로 주목받았다.

DD모터의 가장 큰 차별점은 소음과 에너지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점이다. 트롬이 출시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드럼 세탁기는 소형 모터에 벨트를 연결해 세탁조(드럼)을 돌리는 방식이었다. 모터 회전축과 드럼 회전축이 다르다 보니 소음과 진동이 심했다.

LG전자 개발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밤샘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기술연구에 매진했다. 일본의 생산 기술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오사카에만 150회 넘게 방문했다. 모터 개발 인력만 25명을 보유했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 R&D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창원에 위치한 LG스마트파크 전경, 사진=LG전자
노력 끝에 찾은 해답은 힘이 센 모터를 개발해 그 모터축에 세탁조를 바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소음과 진동이 크게 감소했으며 에너지 손실도 줄여냈다. 세탁통과 모터를 연결하는 별도 부품이 필요없어 원가를 60%나 절감하는 효과도 얻었다. 내구성도 튼튼해 세탁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는 '트롬' 출시 이후 단숨에 경쟁우위에 올랐다. 국내는 물론이고 드럼세탁기의 본고장인 유럽과 까다로운 미국시장에서도 품질과 성능을 인정받았다. DD모터 기술은 도시바 등 일본 기업을 제외하면 미국 월풀이나 GE 등에겐 없었던 기술이었던 만큼 LG전자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LG전자는 차별화된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터와 컴프레셔 등 핵심 부품 모두 자체 생산하고 있다. 자체 생산한 DD모터는 지난달 누적 생산량 1억1200만대를 넘어섰다. 1998년 처음 개발한 뒤 25년간 일 평균 2050대 이상을 생산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LG 모터 부품들은 청소기, 에어컨, 냉장고 등 적용범위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

◇인버터 DD모터 기술 4단계 고도화

"창원공장에서 최근 눈에 띄게 생산량이 늘어난 제품은 트롬 워시타워입니다."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 관계자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워시타워의 경쟁력을 재차 강조했다. 워시타워는 건조기와 세탁기를 위아래로 설치한 제품이다. 아파트 주방과 발코니를 확장하면서 세탁과 건조를 위한 공간이 줄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다. 출시 후 매년 30%에 달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세탁기에 이어 작년부턴 건조기(LG 트롬 세탁기 오브제컬렉션)에도 세계 최초로 '인버터 DD모터'를 탑재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스마트파크 내에 위치한 R&D센터와 가산 연구소 등이 주축이 돼 기술 리더십을 확보한 상태다. 총 4세대에 걸친 고도화 작업을 거쳤다. 앞서 모터에 감는 코일의 재료를 구리에서 알루미늄으로 변경해 원가 경쟁력을 한번 끌어올렸고, 이후 전기강판 재질을 적용시켜 한 번 더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LG전자 DD모터 기술력이 탑재된 '트롬 워시타워' 전 라인업
2019년부터는 인버터 DD모터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 세탁·건조기는 의류 무게를 감지하고 딥러닝 기술로 의류 재질을 인식해 건조시간을 결정한다. 예컨대 블라우스와 같이 건조가 빠른 섬세한 재질은 건조 시간을 줄인다. 두툼하고 뻣뻣해 물이 잘 빠지지 않는 면바지 등 의류는 건조 시간과 온도를 높여 덜 마르는 부분이 없도록 골고루 건조하는 식이다.

세탁으로 인한 물 오염도 등도 감지한다. 세탁과 헹굼을 추가로 진행하거나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6모션 중 최적의 모션을 적용한다. 이 기술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가전업계 최초로 글로벌 안전과학회사인 UL로부터 ‘딥러닝 인공지능 검증(Deep Learning AI Verification)’을 획득했다.

LG전자는 워시타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UP가전'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보강하고 있다. LG 씽큐(LG ThinQ) 앱을 통해 제품을 교체하지 않아도 환경을 생각한 '미세플라스틱 케어 코스'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을 위한 '펫케어 코스' 등 신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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