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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리더는]결국 직무대행 체제로…불확실성 여전구현모 대표·사외이사 2명 사퇴…이사진 추가 공백 가능성도

이장준 기자공개 2023-03-29 13:49:0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결국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구현모 대표를 포함해 과거 정권과 인연이 있던 사외이사 2명이 모두 사의를 표명하면서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사진)이 당분간 수습에 나선다. KT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리고 개선된 지배구조 개선안을 만들어 이사진을 새로 구축할 방침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3명을 재선임할 예정인데 이 안건마저 부결될 경우 남은 이사가 1명뿐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KT 주주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해야 해 완전한 혼돈 상태에 빠질 수 있다.

◇구현모 대표, 유희열·김대유 사외이사 사임…5개월 과도기 예고

28일 KT는 구현모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일부 사외이사가 최근 일련의 과정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입장을 냈다. 대표이사 부재 상황이 발생하면서 KT는 정관 및 직제규정에서 정한 편제 순서에 따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집단 의사결정 방식으로 전사 경영·사업 현안을 해결하고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성장지속 TF'와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를 운영할 계획이다.

성장지속 TF는 고객서비스·마케팅·네트워크 등 사업 현안을 논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뉴 거버넌스구축 TF에서는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한다.

특히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주주 추천 등을 통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하고 전문기관을 활용해 지배구조 현황 및 국내외 우수 사례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ESG 트렌드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하고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서 나온 개선안을 바탕으로 KT는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중심이 돼 변경된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CEO 선임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KT는 약 5개월가량 과도기를 맞을 전망이다. KT가 국내 및 미국 상장기업임을 고려하면 지배구조 개선 및 2차례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통한 이사진 선임 절차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는 기간이다. 다만 이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직무대행은 "현 위기 상황을 빠르게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임직원이 서로 협력하고 맡은 바 업무에 집중해 KT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고객과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며 "고객서비스 및 통신망 안정적 운용은 물론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요 경영 및 사업 현안들을 신속히 결정해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선 지배구조로 개선하고 국내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전 정권과 인연 모두 끊은 KT, 경영 공백 수습 여부 '관전포인트'

이번에 구 대표와 함께 이탈한 사외이사들은 전 정권과 인연 닿은 인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 KT 사외이사 8명 가운데 3명은 과거 정권과 가까운 인사로 구분됐다.

이강철 이사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거쳐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노무현 왕특보'로 불리며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김대유 이사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정책수석과 통계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들은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3월 최초 선임될 때부터 정권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따랐다.

유희열 이사 역시 ICT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는 있지만 과거 정권과 인연이 더욱 부각된다.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차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을 역임했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몸담기도 했다.

앞서 구현모 대표 연임이 어려워지자 이 이사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작년 말에 먼저 물러났다. 이어 이번에 다른 2명의 이사 역시 28일 자로 사임하게 됐다. 이로써 문재인 정권과 인연이 닿은 인사는 모두 물러나게 됐다. 윤석열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현 이사진 물갈이를 마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잇따른 KT 사외이사진 이탈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 외에도 벤자민 홍 이사가 거버넌스 이슈가 계속되자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임했다.

현재 KT에 남은 사외이사는 강충구, 표현명, 여은정, 김용헌 등 4명이다. 그런데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외이사 3명의 재선임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강충구 의장을 비롯해 여은정, 표현명 이사가 여기 해당한다.

앞서 의결권 자문기관 ISS는 이들에 대해 '반대' 표결을 권고하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다른 KT 주주들도 이번 CEO 공백 사태를 초래한 현 이사진의 재선임을 반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지난해 10명이었던 KT 사내외 이사진 가운데 김용헌 이사만 남게 된다. 이사회 의결 정족수인 3명을 채우지 못하면 KT 주주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해 새로운 이사를 선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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