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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더벨 WM 포럼]“저성장 국면 지속…하반기 수출 개선이 관건”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미국 금리인하, 내년은 돼야"

황원지 기자공개 2023-07-28 08:20:22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띄는 가운데 한국 경제는 구조적 저성장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건설투자와 민간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가 구조적으로 둔화됐고, 동시에 의존도가 컸던 대중국 수출이 줄어들면서다. 다만 수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는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 전망됐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빨라도 내년은 돼야 한다고 봤다.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에도 베이비스텝을 밟은 만큼 올해 말쯤 동결 신호가 나오고, 내년 경기를 살핀 후 인하가 결정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27일 더벨이 개최한 '2023 더벨 웰스 매니지먼트 포럼-불확실성의 시기, 하반기 자산운용 대응전략'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불확실성의 시기, 하반기 자산운용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날 포럼에서 김 리서치센터장은 첫 번째 세션 연사로 나섰다.

김 센터장은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와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투자분석부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김 센터장은 한국의 2023년 예상 GDP 성장률이 1960년대 경제개발 이후 다섯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보고 있는 예상치는 현재 1.2% 내외다. 이보다 낮았던 경우는 1980년 2차 오일쇼크(-1.4%), 1998년 외환위기(-5.1%),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2020년 코로나 팬데믹(-0.8%) 뿐이다. 모두 외부 충격에 따른 일시적 수축이다.

김 센터장은 “올해 큰 외부 충격이 없었던 상황에서도 1% 초반의 성장률이 나온 것”이라며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올해 글로벌 경기가 되살아난 가운데 주요국 중 한국만 1년 내내 성장률 전망치가 꾸준히 하향되고 있다는 점도 저성장의 신호 중 하나로 제시했다.

구조적 저성장의 이유로는 내수 위축과 수출 둔화를 꼽았다. 내수 위축은 장기적으로 이어져온 문제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GDP 성장을 이끈 핵심은 정부지출, 설비투자, 수출이었던 반면 건설투자나 민간소비의 경우 평균보다 부진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를 지나면서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났고, 이로 인해 민간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과 정부의 행보도 최근 성장률 저하에 한몫했다고 봤다. 기업은 설비투자를 활발하게 진행, 투자액이 GDP의 9%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직접투자가 늘어나면서 투자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었다. 코로나로 지출을 크게 늘렸던 정부 또한 정권 교체 후 긴축재정 기조로 전환해 경제 성장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결국 개선의 관건은 수출이라고 짚었다. 최근의 경제 둔화는 대중국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 8058억 달러 중 대중 흑자가 6862억 달러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중국이 리오프닝을 했음에도 이렇다 할 경기 반등이 없어 한국 수출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장기적으로 구조적 저성장은 피할 수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상반기보단 하반기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특히 미국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최근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지수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이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GDP 대비 투자 비중은 2차대전 이후 현재 최고치까지 높아진 상태다.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미국이 커지고 있다. 2023년 4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8.1%로 중국(23.9%)에 근접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 점유율은 2008년 이후 최저, 미국 점유율은 2004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며 “한국이 제조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거시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큰 요소인 금리의 경우 올해 안에 미국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전날인 26일(현지시각)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며 베이비스텝을 밟았다.

김 센터장은 “이번 금리 인상이 작년 3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릴레이의 마지막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 미국의 소비자 물가 지수가 여전히 높은 만큼 올해 안에 인하를 시작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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