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한국사업 점검]B2C 관통한 초특가, 성장세 꺾인 MAU는 '과제'①'한국법인 '인력·자본' 공격 확장, 충성고객 확보 작업 필요
변세영 기자공개 2024-07-31 07:40:46
[편집자주]
중국 최대 IT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전방위적으로 한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B2C 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를 중축으로 기업 간 온라인 B2B를 전개하는 알리바바닷컴, 여행부문에서는 플리기 등을 활용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더벨은 알리바바그룹의 국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과 과제 등을 폭넓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최대 IT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온라인 상거래 영역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그룹이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분야가 바로 ‘B2C 이커머스’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대표적이다. 알리는 중국 현지 생산물건을 초저가로 제공하며 공격적으로 덩치를 키웠다.다만 지난 4월을 기점으로 다소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다. 매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C커머스 경쟁이 심화되면서 3개월 연속 MAU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잇따른 인력 충원·자본 증자, 3년간 1조5000억 투자 계획
알리바바그룹은 크게 6가지 사업을 전개한다. 그중 전자상거래 부문은 B2C와 B2B 플랫폼으로 다시 세분된다. 알리바바그룹의 글로벌 크로스보더 B2C 쇼핑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입했다. 당초 비즈니스 초기에는 별다른 광고도 없어 사용자도 많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오픈하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후 2023년 마동석을 기용한 상업광고나 PPL을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송출하며 인지도를 올렸다. 한국에 정식 법인을 세운 건 2023년 8월이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라는 유한회사를 세우고 대표이사가 직접 앞에 나서 언론 기자회견 등을 열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실제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알리바바의 향후 한국경제 기여 및 소비자보호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보고서에는 국내 시장에 전용 물류센터를 포함해 3년간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 직간접 고용을 모두 포함해 10년간 총 5만명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항목도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알리익스프레스는 C커머스로 묶이는 테무나 쉬인과는 달리 알리는 한국법인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으로 거론된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대관이나 홍보, MD, 개발자 등 인력을 상당수 충원했다. 현재 전체 직원 수는 10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진다. 2022년 대비 현재 고객 상담 인력도 7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테무나 쉬인은 공정위 조사를 응대할 담당자조차 없다.
자본 확충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2023년 8월 법인 설립 후 세 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해 2023년 12월 13억원, 올해 2월 26억원, 지난 4월에는 33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자본금이 40억원에서 374억원으로 늘었다. 한국 사업을 더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다.
◇K셀러 늘려 플랫폼 경쟁력 제고, 추후 멤버십 등으로 '락인' 필요성
알리바바그룹의 B2C 사업에서 양날의 검으로 통하는 부분이 바로 '상품력'이다. 중국에서 물 건너 오는 상품의 경우 가격은 싸지만 품질 이슈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만큼 플랫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발목잡을 수 있어서다.
한국 셀러를 대대적으로 모으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향후 알리익스페스가 공산품을 넘어 신선식품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내 판매자들을 모으는 작업이 필수적인 상황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0원’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한국 상품 전문관 'K-베뉴'(K-venue)를 만들어 입점·판매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셀러들을 흡수했다. K-베뉴는 국내에서 바로 직배송이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K-베뉴에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해 해태제과, 동원FnB 등 국내 주요 소비재 기업들이 상당수 입점한 상태다. 이밖에 패션·잡화 등 다양한 한국 중소형 셀러들도 입점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K-베뉴에 등록된 파트너 수는 지난 3월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가 앞으로 파급력을 더 키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빅데이터 분석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의 MAU는 2021년 1월 127만명에 그쳤다. 그러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MAU가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23년 1월 227만명, 8월 379만명, 12월 496만명까지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560만명, 3월 694만명을 기록하며 거침없이 질주했다.
그러다 올해 3월을 정점으로 4월 668만명, 5월 630만명, 6월 625만명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테무 등 C커머스들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초특가' 메리트가 크지 않아진 이유가 첫 번째다. 충성고객 층이 단단하지 않은 것도 약점이다. 국내 이커머스의 경우 멤버십 등을 통해 고객을 '락인'하는 방식으로 영토를 구축하는 반면 알리의 경우 '체리피커(할인만 찾아다니는 소비자)' 비중이 높은 구조라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소비자가 얼마나 꾸준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지가 핵심 역량 지표인데, 알리를 싼 맛에 1~2번 써볼 순 있지만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지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며 "결국 지금보다 점프하기 위해서는 단순 소모성 마케팅보다는 물류센터를 구축해 배송 시스템을 완전히 혁신하거나 멤버십을 고안하는 등 뭔가 넥스트 스텝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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