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 포트폴리오]하나증권, 안정성 높은 대규모 복합개발 '집중'초기 단계 에퀴티 투자, 채무보증은 우량 사업장 위주 제공
이재빈 기자공개 2024-10-02 07:40:40
[편집자주]
현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그야말로 격변기다. 레고랜드 사태와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로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들은 각기 다른 투자 전략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투자 섹터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특징적인 대목이다. 또 대출 주선에 매진하는 한편 자기자본을 활용해 초기 단계부터 투자를 집행하는 곳들도 나타났다. 더벨은 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의 흐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은 대규모 복합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기관이다. 안정성이 높은 복합개발을 시행하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설립 단계부터 지분을 투자해 관련 딜을 주관하고 사업수익을 공유받는 전략을 구사한다. 잠실MICE와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 대전역세권개발 등은 하나증권이 힘을 보태고 있는 대규모 복합개발이다.채무보증은 우량사업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 시공사의 책임준공 이행능력과 사업성 등을 고려해 공동주택과 업무시설(오피스), 데이터센터(IDC) 등에 신용을 보강하는 중이다. 올해에는 공동주택 위주로 신용보강을 제공했고 앞으로는 서울 오피스와 고양 IDC 등에 참여한다.
부동산 PF 조직은 지난해 11월 새롭게 선임된 정영균 IB그룹장(부사장) 산하에 위치한다. 부동산금융본부와 프로젝트금융본부가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두 본부 가운데 프로젝트금융본부는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수장이 교체됐다.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은 리스크 관리 전문가인 김은석 상무가 맡고 있다.
◇잠실MICE·대전역세권 등 지분 출자, 시딩북 없이 투심 통해
하나증권은 별도 시딩북을 보유하지 않는 조직이다. 대신 건별로 내부투자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투자 관련 의사결정을 내린다. 우량사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면서도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전략이다.
투자는 대규모 복합개발사업 위주로 집행된다. 일반적인 개발사업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건별 투자액은 크지만 인허가 리스크가 적다는 특징이 있다. 또 중장기로 추진되는 사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 안정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하나증권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에퀴티에 투자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시행을 맡는 PFV 지분에 투자해 브릿지론 단계부터 본PF까지 사업 전 단계에 걸쳐 자문 및 금융주관에 참여하기 위한 전략이다.
전략적투자자(SI) 입장에서는 사업 초기부터 전문성 있는 금융기관을 사업 파트너로 맞을 수 있다. 금융사는 에퀴티 투자를 통해 사업 시행 이익을 공유받게 된다. 또 중장기적인 일감 확보도 가능하다.
현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젝트로는 대전역세권 개발사업(2.5%)과 고양 덕양구 IDC 개발사업(6.94%), 잠원동 복합개발사업(5%) 등이 있다. 대전과 고양 사업지는 착공을 앞두고 있고, 잠원동 사업지는 지난해 5월 본PF 대출약정을 체결하고 공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하나증권은 올해에도 PFV 지분을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실시협약 체결을 위해 설립되는 잠실MICE 민간투자사업의 PFV 지분을 취득한다. 한화그룹과 HDC그룹에 이어 3대 주주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업비가 4조원에 달하는 잠실MICE는 서울 송파구 잠실운동장 인근 35만7576.2㎡ 부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전시·컨벤션과 야구장, 수변레저시설을 비롯해 호텔과 업무시설, 문화시설 등이 조성된다. 하나증권은 한화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민간투자사업 시행자로 선정됐다. 준공된 후에는 40년간 시설을 운영하게 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대규모 복합개발에는 주거상품 외에도 오피스와 호텔, 전시컨벤션 등의 다양한 상품군이 포함되기 때문에 경기변동 리스크 노출이 적다"며 "금융지주 계열사로서 충분한 자본력과 트랙레코드에 기반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형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무보증 14.5% 감소, 4분기 서소문 오피스·사당동 공동주택 투자 예정
올해 8월 말 기준 부동산 PF 채무보증 잔액은 8007억원으로 집계됐다. 9362억원이었던 지난해 말 대비 14.5% 감소한 수치다.
하나증권의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5조9060억원의 13.6%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기자본 규모가 채무보증 잔액을 7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519억원으로 집계돼 PF 우발부채 규모를 하회하는 중이다.
올해 새로 신용을 보강한 사업지 중 현재 가장 많은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경기도 김포시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이다.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이 시공을 맡아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 486-2번지 일원 87만3763㎡ 규모 용지를 조성한다.
2022년 3월 9490억원 한도 대출약정이 체결된 사업이다. 하나증권은 지난 8월 3000억원 한도 추가 대출약정을 체결할 때 228억원의 조달을 맡았다. 후순위에 해당하는 트렌치E에 투자했지만 김포도시관리공사가 지분 50.1%를 보유한 민관합동방식 사업인 만큼 안정적인 투자금 회수가 전망된다.
기존 사업장 중에서는 서울 구로구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에 708억원의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85-15번지 일원에 지하 1층~지상 18층, 219실 규모 지식산업센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하나증권은 1420억원 한도 PF대출 약정액 중 선순위 800억원의 조달을 맡았다.
올해 신규 채무보증은 9월 이후에 집중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금융주관을 맡은 우량 프로젝트 PF 대출채권을 총액인수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는 디벨로퍼 시티코어가 추진하고 있는 서소문 오피스 개발사업이다.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58-9번지 일원에 업무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하나증권은 PFV 지분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KB증권과 공동주관을 맡아 총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본PF 대출을 조달할 예정이다. 1군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가 책임준공 확약을 제공했고 업무시설 개발 트랙레코드를 보유한 디벨로퍼가 시행하는 만큼 무난한 조달이 전망된다.
이 밖에도 △사당동 공동주택 개발사업 △덕양구 IDC 개발사업 △청주 장성지구 도시개발사업 △수원 이목지구 공동주택 개발사업 등의 부동산PF 자금조달이 하나증권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리스크 증가 및 회복 지연에 따라 경기 방어형 영업전략을 추진하는 중"이라며 "분양성이 확보된 공동주택사업 및 도시개발사업,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IDC 개발사업, 자연공실률 이하의 완전 임차 시장을 형성 중인 서울 핵심 권역 내 랜드마크 오피스 개발사업 등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IB그룹 산하 부동산금융·프로젝트금융본부 PF 전담
부동산금융 조직이 소속돼 있는 IB그룹은 올해 수장이 교체됐다. 기존에 그룹장을 맡았던 성영수 부사장이 하나금융지주 CIB본부장(부사장)으로 이동하면서 정영균 부사장이 그룹장을 맡게 됐다.
1999년 하나은행에 입사한 정 부사장은 2007년 하나대한투자신탁증권(현 하나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5년에는 삼성증권 투자금융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투자금융본부장(상무)으로 승진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역량을 입증받았다. 하나증권에 복귀한 시점은 지난해 11월이다.
IB그룹에서 부동산PF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조직은 부동산금융본부와 프로젝트금융본부다. 각각 4개의 실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인력은 60명 수준이다.
부동산금융본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선우 상무가 총괄하고 있다. 하나증권에서 부동산PF1실장 등을 역임한 개발사업 전문가다. 프로젝트금융본부는 정정욱 상무에서 김영근 상무로 수장이 교체됐다.
CRO 업무는 김은석 상무가 수행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리스크관리팀에서 근무한 그는 신용리스크관리팀장과 종합리스크관리팀장, 투자심사본부장 등을 역임한 리스크 관리 전문가다.
리스크 관리 조직은 영업부서와 독립된 리스크관리본부와 투자심사본부로 구성돼 있다. 투자심사본부는 심사업무 및 투자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리스크관리본부는 포트폴리오 및 자산건전성 관리 등을 담당한다. 투자심사본부는 하나은행 출신 김성욱 상무가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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