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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월렛은 지금/thebell interview]김형우 대표 “금융 레거시와 상생하며 성장하겠다”⑥"비자처럼 상장 후 투자자들에게 매년 15% 수익 줄 수 있는 회사될 것"

이채원 기자공개 2024-10-17 09:04:22

[편집자주]

해외여행 필수 아이템으로 손꼽히는 카드가 있다. 은행계좌를 연동하면 클릭 몇 번으로 46개국 통화를 간편하게 환전할 수 있는 트래블페이다. 트래블월렛은 여러 금융기관이 얽혀있던 기존 해외 결제의 비효율성을 혁신했다는 평가 속에 고속 성장했다. 누적 발급자 630만명, 연간 이용액 2조원이라는 기록을 써내려갔다. 트래블월렛의 밸류업은 이제 시작이다. 단순 카드 발급사(B2C)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B2B)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TSMC가 되겠다는 트래블월렛의 미래 성장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래블페이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금융사에서도 트래블전용 카드를 내놓으면서 시장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레거시에서 필요한 부분을 잘 만들어서 솔루션을 제공하고 협업하며 성장하고 싶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누적발급 630만’이라는 숫자를 만들기까지 성장한 과정을 돌아보며 “트래블월렛 혼자서는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금융사들에서도 트래블카드를 속속 출시하면서 해외결제 패러다임이 생긴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또 기존 금융사들이 그동안 불편해 하던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트래블월렛이 부족한 영역은 금융사로부터 도움을 받는 등 서로 협업하며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결제 사업 경험 쌓기 위해 B2C 공략…금융 시스템 효율화 도모

클라우드 기반 금융 IT 서비스를 금융사에 제공하는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더불어 신뢰도가 필수적이다. 금융기업은 믿을만한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형우 대표는 B2B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결제 사업에 대한 경험을 먼저 가져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는 “초반부터 B2B 사업을 하려고 계획했지만 기업들은 검증이 안 된 회사의 시스템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라며 “따라서 B2C 사업을 먼저 전개해 운영하면서 얻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검증된 시스템이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의 일환으로 해외결제·송금 서비스를 내놨다. 그는 “해외 결제 시스템이 비효율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다”며 “고객이 해외에서 카드를 가지고 결제를 할 때 어떤 환율이 적용되는지도 모르고 수수료가 얼마가 붙는지도 모르는 시스템이지 않았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존 시스템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론칭 한 트래블페이는 지난해 해외결제액 2조1164억원을 기록하는 등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처럼 B2C 영역에서 뚜렷한 성과를 증명한 김 대표는 다음 스텝인 B2B 사업에 속도를 냈다. 금융에 필요한 IT 인프라를 클라우드상에 구현해 이를 운영하고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회사는 지난해 전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에 100% 국제 지불 결제 솔루션을 독자적으로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B2B 사업을 ‘가상공간에 건물을 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물 구조를 바꾼다는 가정을 했을 때 실제로 구조 변경을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조사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화장실이나 방 등을 물리적으로 바꿔 확인하기도 한다”며 “이를 가상의 공간으로 만들어 시험을 해보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즉 금융 시스템 역시 클라우드상에 구현하면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 비즈니스는 기업의 니즈에 따라 시스템을 클라우드 상에 구축 해주거나 구독료와 사용료를 받으면서 대신 운영해줄 수도 있고 일반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장 후 매년 15% 주가 오르는 회사될 것

김 대표는 약 2년 뒤 기업공개(IPO)에 도전할 계획이다. 당장 기업공개를 추진하며 밸류업에 욕심내기보다 회사가 밸류에이션을 인정 받을 때 상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트래블월렛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적정 수익률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라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욕심내기보다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보지 않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으로 상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상장했다가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모주로 상장을 했을 때 손실이 나는 것이 아니라 비자처럼 매년 15% 가량의 주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자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주가가 23.48% 올랐다. 이달 9일(276.93달러)을 기준으로 올해 들어서도 약 10% 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트래블월렛이 꾸준히 성장함에 따라 회사에 투자한 투자사들 역시 수익을 보고 있다. 특히 트래블월렛은 현재도 구주 거래가 활발하다고 알려진다. 김 대표는 “당장 상장에 대한 계획이 없어 기투자사들에게 엑시트 길을 열어주기 위해 밸류에이션을 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처음 시드 투자를 받은 시기는 2018년으로 약 6년 전이다.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펀드의 만기 기한은 주로 7년에서 8년이다. 통상적으로 스타트업은 이 기간 안에 기업공개에 나서며 VC들에게 회수 기회를 열어준다.

◇글로벌 수주 연락 지속…인력 충원 신중

트래블월렛은 한국을 넘어 미국과 일본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다수 대형 금융기관으로부터 솔루션 도입 및 협업 제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 인력이 부족해 모든 수주 물량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인력이 모자라서 글로벌 시장에서 문의오는 수주를 모두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일손이 부족해 물량을 받아내지 못할지언정 인력을 급하게 늘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는 “일이 많다고 해서 사람을 급하게 채용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력 있고 능동적인 행동력을 가진 인재를 찾아 신중하게 채용을 한다”고 말했다.

C레벨 경영진 역시 김 대표가 여러 기업에서 실력 있다고 소문난 인재를 최소 6개월 이상 공들여 설득해 뽑은 인물들이다.

현재 김 대표를 제외한 트래블월렛 경영진은 8명이다. Robert Lee(이재원) 트래블월렛 최고서비스총괄(CSO), 김성일 최고기술경영자(CTO), 윤승현 최고운영책임자(COO), 윤성민 최고데이터책임자(CDO), 백승필 최고정보책임자(CIO), 이병희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그리고 올해 합류한 이규서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O)와 강인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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