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토 "AI발 데이터 수요 여전, 성장 자신" 수출 성장 견인, 상장 후 첫 BEP 달성 '기대'
이종현 기자공개 2024-12-12 14:13:4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6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데이터 기업 플리토의 수출 경쟁력이 확인됐다. 한국무역협회가 무역의 날을 기념해 진행한 행사에서 500만불(약 71억원) 수출의 탑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할 정도로 성과를 낸 덕분이다.무역의 날 수출 성과는 당해 상반기와 전해 하반기 수출액을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플리토의 수출액은 올해 상반기 53억원, 지난해 하반기 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집계 기간 누적 수출액은 84억원으로 약 600만불에 근접한다.

플리토의 수출은 데이터 구축·판매에서 발생한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의 개발·고도화를 위해서는 다량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한국어 데이터셋을 구성해 공급하는 것이 플리토의 핵심 매출원이다.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되면서 데이터를 공급하는 플리토가 수혜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여러 데이터 기업 중 플리토의 성과는 특히 눈에 띈다. 데이터 구축·판매 사업을 진행 중인 기업은 플리토를 포함해 여럿 있지만 플리토처럼 수출 경쟁력을 지닌 곳은 없다. 업계에 따르면 플리토는 해외 빅테크 기업과 다년간 계약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단순한 데이터셋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 피드백을 통한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form Human Feedback, 이하 RLHF)을 통해 AI가 보다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만큼 RLHF에는 많은 인력의 참여가 불가피하다. 플리토는 이를 제3자가 작업에 참여하는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해결했다. 과학, 기술, 엔지니어, 수학 등 각 분야 전문가를 프로젝트에 참여시켜 완성도를 높였다. 설립 초기 B2C 플랫폼 기업으로 출발했던 경험이 빛을 발했다.
이 대표는 "AI에게 사과라는 단어를 인식시키려면 사과가 들어간 문장을 남녀노소, 지역별로 여러 발화자가 말한 것이 필요하다. 여러 유형의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멀티모달(Multi modal)이 되면서 사과가 어떻게 생겼는지, 관련된 사진도 필요하다. 이를 모두 갖추면 사과를 인식하는 AI의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면서 "그럼에도 오류는 발생한다. 발생하는 오류를 바로잡는 작업도 필요한데, 데이터 구축부터 학습, 수정까지 맡는 것이 플리토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순항 중인 플리토와 달리 여타 데이터 기업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매출 타깃이다. 대부분의 데이터 기업은 공공을 핵심 고객으로 두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공공 예산이 줄어들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데이터 구입에 돈을 지불하는 해외 기업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아직 지출을 꺼리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데이터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초기에는 AI 개발,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를 도입·구축하지만 궤도에 오른 이후에는 관련 수요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언젠가는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오더라도 굉장히 먼 미래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키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플리토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것은 AI 기반의 통번역 서비스다. 대표 제품으로 내놓은 '라이브 트랜스레이션'은 국제 행사나 LG전자의 글로벌 서비스 직원 교육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데이터 판매와 마찬가지로 해외 무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최근 진행된 세계 최대 클라우드 행사 'AWS 리인벤트 2024'에 참가해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손익분기점(BEP) 달성이다. 플리토는 2019년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당초 2019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오는 등 아쉬움을 샀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누적 흑자를 이루면서 상장 이후 첫 흑자 달성을 이룰 전망이다.
이 대표는 "2016년쯤 데이터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만류했다. '그게 돈 되겠냐', '데이터가 왜 필요하냐' 하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지금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미국의 경우 데이터 사업을 하는 기업이 수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플리토도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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