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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바이오 재편]그룹 바이오 중심축 'CDMO→R&D' 이제 '에피스의 시간''초격차' 캐파 확장에서 R&D 기술로 재편, 홀딩스 통한 R&D 시장 평가도 기대

정새임 기자공개 2025-05-23 07:26:44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2일 16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바이오 사업의 메인은 누가 뭐래도 위탁개발생산(CDMO)이었다. 바이오 시밀러 제품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밀려 주목도가 떨어졌다. 시밀러 시장은 이미 셀트리온이라는 선발주자가 있었지만 CDMO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의 독보적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시장 톱티어로 성장했다.

기라성같은 강자 론자, 우시 등을 따라잡기 위해 빠른 생산시설 확장이 필요했고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막대한 자본 투입으로 이어졌다. 반면 연구개발(R&D) 성과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룹 바이오 사업의 중심이 되긴 어려웠다.

하지만 달라졌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출범으로 그룹의 바이오 시선은 이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모여진다. 물밑에서 검토해왔던 신약 사업을 선보이고 R&D 역량을 증명해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이제 에피스의 시간이다.

◇그룹 바이오 중심 CDMO, 우선순위 밀렸던 신약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및 바이오 사업 지배구조 개편의 주인공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아닌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언뜻보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선 모회사명이 바뀌는 것 외 달라지는 것이 없어 보인다. 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구조에서 삼성물산→삼성에피스홀딩스→삼성바이오에피스로 달라질 뿐이다.

하지만 사업과 기업가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인적분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엄청난 힘을 준다. 그룹 내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위상이 크게 높아진다는 의미가 있다. 주사업이 CDMO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달리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중간지주사다. 온전히 삼성바이오에피스와 R&D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로 R&D 역량을 쌓아왔다. 신약으로의 전환을 준비할 때가 됐지만 진척이 빠른 것도 공표된 파이프라인도 없었다. 2017년 다케다제약과 공동개발을 행했던 신약 파이프라인은 어느순간 조용히 사라졌다.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 산정에서 비롯된 법적 이슈가 해소되지 않은데다 바이오시밀러로 한창 실적을 올릴 시기이기도 했다. 설립 당시 2대주주였던 바이오젠이 빠져나가면서 지분정리도 필요했다.

무엇보다 그룹의 바이오사업 중점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모아져 있었다. 빠르게 캐파를 확장해 글로벌 CDMO 톱으로 올라서는 일이 시급했다. 상용화까지 긴 시간이 걸리고 성공 불확실성이 높은 의약품 개발과 달리 CDMO는 투입 대비 결과가 빠르고 확실하다.

최근 5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행한 자본적지출(CAPEX)만 봐도 알 수 있다. 2020년 1468억원에서 해마다 증가해 2024년 1조3238억원을 기록했다. '초격차'를 내세우며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생산능력으로 글로벌 톱 지위를 공고히 하는데 집중했다.

말하자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어려운 집안의 장남 역할을 했다. 물심양면 지원하고 밀어주며 확실한 캐시카우 자리에 오르게 했다. 매출 5조원을 달려가고 있고 영업이익은 2조원을 겨냥한다.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하는 그야말로 고 밸류 바이오 사업이 됐다.

◇바이오사업 주축 홀딩스로 이동…에피스 중심 신약 R&D 추진력

잘 키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사업 캐시카우 역할을 할 위상으로 올라섰으니 이제는 그간 조용히 내실을 다졌던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시선이 이동한다. 주인공이 에피스로 바뀌는 시점이다.

앞으로는 삼성 바이오 사업의 중심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선다. 이르면 연내 신약 파이프라인을 선보일 예정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모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신약 사업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식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인적분할을 발표한 22일 오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새로운 미래와 도약'이라는 제목의 별도 자료를 배포했다. 핵심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독자적인 의사결정 체계로 자회사 사업역량을 극대화 하면서 삼성 바이오 사업의 새로운 성장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라는 내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전면에 나서 삼성 바이오 사업의 새 성장비전을 제시한다고 강조한 사례가 없었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초대 대표는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인 김경아 사장이다. 삼성바이오홀딩스가 삼성 바이오의 새 성장동력이라는 건 곧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 주축이 된다는 의미와 같다.

그룹의 바이오 사업이 CDMO에서 R&D로 이동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개발이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독자적인 사업 전략 수행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확장도 기대하게 됐다. 삼성에피스홀딩스로의 인적분할 및 재상장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에 대한 그동안의 시장의 기대 및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측면도 있다. 나스닥 및 코스피 상장 등 다양한 가능성이 흘러나온 바 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려 좌절된 바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독자적인 사업전략 수행이 가능해지면서 차세대 바이오 기술 분야로 사업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이룰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신약 확장에 대해선 끊임없이 하겠다는 얘기를 했고 그 대안이 홀딩스이며 중심에 에피스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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