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포커스]플리토, 데이터·AI 선순환 구조 완성 "매분기 흑자 목표"지난해 흑자전환 이후 성장세 유지,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50%대
이종현 기자공개 2025-05-30 13:27:25
[편집자주]
4차산업 시대 기업의 생존은 '기술'에 달렸다. 기술이 곧 안보가 된 시대다. 국내 첨단기술 분야 기업이 얼마나 기술을 선도하느냐,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느냐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 첨단산업 생태계를 지탱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미래를 준비해야 국가 산업이 강해질 수 있다. 더벨이 첨단산업을 떠받치는 딥테크 기업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9일 15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플리토가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간 흑자 달성에 이어 올해 1분기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자기 보유 전환사채(CB) 40억원을 소각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플리토는 2012년 설립한 인공지능(AI) 언어 데이터 기업이다. 자체 번역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데이터를 정제·가공해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주요 수익 모델이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한 '라이브 트랜스레이션' 등을 앞세운 번역 솔루션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데이터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 중에서 플리토는 독특한 위치에 서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판매 대상이다. 대부분 국내 데이터 기업들은 공공사업에 크게 의존해 왔다. 정부의 사업 발주가 많을 때는 호황을 누리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위기에 처한다. 최근에는 데이터 관련 사업이 크게 감소하면서 상당수 기업이 문을 닫거나 업종을 변경했다.
플리토는 대부분 매출이 민간에서 발생한다. 특히 국내 기업이 아닌 해외 빅테크 기업에게 직접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는데, 매년 거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선 플리토의 성공을 두고 선택과 집중을 잘한 결과라고 평가한다. 데이터의 종류나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수집·가공한 기업들과 달리 플리토는 설립부터 지금까지 줄곧 언어 데이터에 집중했고, 데이터에 대한 전문성이 검증되면서 해외 판매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플리토의 해외 매출은 전체의 58.7%에 달한다.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플리토는 지난해 매출액 2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2% 증가한 수치로, 최근 5년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51.4%에 달한다. 지난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0.4% 성장한 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설립 이래 줄곧 적자를 이어온 플리토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8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를 이뤘다. 그리고 1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하며 3개 분기 연속 손익기점(BEP)을 넘었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그동안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투자자들의 돈을 사용하기만 해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원래 계획보다도 흑자 전환이 늦어졌는데, 죄송할 따름"이라며 "늦었지만 앞으로는 매분기 흑자를 낼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그동안 적자 때문에 하지 못했던 주주가치 제고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사업 전망은 낙관적이다. 플리토가 공급하는 것이 생성형 AI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언어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한 번 데이터를 공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양질의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데이터가 투입돼야 하는데, AI 시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만큼 사업 기회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플리토가 양질의 데이터를 계속해서 수집할 수 있을지인데, 이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플리토의 AI 번역 솔루션 사업이다.

플리토의 번역 솔루션은 이용 과정에서 번역이 제대로 안 되는 표현을 수집한다. 이를 축적하다 보면 일종의 '오답 노트'가 만들어지는데, 이는 AI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핵심 원료로 활용된다. 양질의 오답 노트가 만들어질수록 데이터 판매 사업의 경쟁력도 향상되는 구조다.
플리토는 솔루션 사용률을 보다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 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법인 위치는 테크 기업이 집중돼 있는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뉴욕이다.
이 대표는 "데이터에 대한 수요는 테크 기업이 많은 실리콘밸리가 훨씬 더 많다. 다만 데이터 판매는 이미 다년간 거래를 이어온 기업들이 있는 데다 소통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물리적인 거점을 둘 필요성이 높지는 않다"면서 "반면 솔루션의 경우 실제 번역이 잘 되고 있는지 등 현장을 둘러보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번역에 대한 수요가 가장 곳이 뉴욕"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좁다. AI 기업이라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한국 AI 데이터 기업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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