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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퓨처플레이, 글로벌 창업자에 최고의 선택지 될 것"권오형 대표 "다양한 시도 끝에 방향성 선명해져…VC 라이선스는 수단일뿐"

최윤신 기자공개 2025-06-04 08:09:24

이 기사는 2025년 05월 30일 07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3년 설립된 퓨처플레이는 국내 모험자본 시장의 '혁신가'로 통했다. 단순히 스타트업에 자본을 투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업의 전도사이자 길잡이 역할을 자처하며 다양하게 일을 벌였다. 퓨처플레이의 차별화된 행보가 모험자본시장에 남긴 임팩트는 작지 않았다.

설립 13년차를 맞은 퓨처플레이의 모습은 조금 달라졌다. 강박적이라고까지 여겨졌던 차별화에 대한 집착보다는 그간 정립한 '모험자본 투자의 본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특유의 뾰족함을 잃은 건 아니다. '인류의 삶을 바꿀 스타트업을 발굴한다'는 모토는 오히려 더 예리해졌다.

권오형 퓨처플레이 대표(사진)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시도를 거치며 우리가 가야할 길이 비로소 선명해졌다"고 말했다. "창업자들이 첫 투자를 받고 싶은 투자사가 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단독대표' 된 공채 1기 심사역

지난달 퓨처플레이의 단독 대표이사가 된 권오형 대표는 지난 2015년 퓨처플레이의 첫 공개채용으로 합류한 인물이다.

1981년생인 그는 미국 공인회계사(AICPA)로 미국 메사추세츠대학 회계·정보시스템과를 졸업해 딜로이트에서 회계감사와 사업개발 업무를 맡다가 우연한 기회에 미국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이후 창업자와 투자자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그는 SNS를 통해 퓨처플레이의 공고를 접하고 지원했다. 이원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그의 입사 동기다.

권 대표는 심사역으로서 자신이 가장 집중한 투자로 휴이노, 리베스트, 뉴로핏, 두핸즈 등을 꼽았다. 그가 퓨처플레이 입사 이후 초기에 투자한 기업들이다.

그는 "아무래도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들을 투자한 포트폴리오여서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 의료기기 개발기업 휴이노는 첫 투자 시점 대비 현재 회사 가치가 약 607.82배 이상 성장했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AI기반 뇌 영상 분석 솔루션 기업 뉴로핏은 첫 투자 대비 약 217.13배 가량 몸값이 증가했다.

시간이 지나며 퓨처플레이에서 그의 역할은 투자뿐 아니라 운영 전반으로 넓어졌다. 행사기획과 펀드전략을 비롯해 거의 모든 업무에 관여하게 됐다. 지난 2022년 10월에는 류중희 전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로 취임했다. 퓨처플레이의 1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사실상 리더십의 세대교체가 추진된다는 시각이 나왔다.

이후 최근 류 전 대표가 '리얼월드' 창업을 위해 회사를 떠나며 단독대표로서 회사를 이끌게 됐다. 권 대표는 "류 전 대표이사가 퓨처플레이의 최대주주이고 아이코닉한 인물이기 때문에 외부에선 그가 떠난 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크게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퓨처플레이의 철학을 공유해왔고, 각자대표 체제에서도 하우스의 운영은 주로 권 대표가 맡아왔기 때문이다.

류 대표는 현재 퓨처플레이에서 '벤처파트너'라는 직책을 맡고 있다. 상근직은 아니지만 퓨처플레이의 일원이라는 점엔 변함이 없다. 권 대표는 "류중희라는 인물을 보고 많은 창업자들이 퓨처플레이를 찾아오기 때문에 류 대표에게 벤처파트너로서 대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에 가장 큰 도움주는 투자사' 자신

모험자본 업계에선 퓨처플레이가 지난 2023년 벤처투자회사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펀드 규모를 빠르게 늘려온 점에 주목한다. 빠른 외형 성장에 대한 경외의 시선도 있지만 과거의 뾰족함을 잃고 일반적인 VC가 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런 시선에 대해 권 대표는 "퓨처플레이가 나아갈 방향이 선명해짐에 따른 변화"라고 말했다. 퓨처플레이가 지향하는 목표는 더욱 단단하고 명확해졌고, 이를 위해 나아가야 할 우선순위가 명확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 대표는 "과거 컴퍼니빌딩도 시도했고, 오픈 이노베이션과 관련된 팀을 별도로 꾸리기도 했으며 외부에서 프로덕트팀을 인수하는 등 여러가지 시도를 하며 성공과 실패를 겪었다"며 "이를 통해 우리가 잘 할 수 있고, 지금 집중해야 하는 것들을 솎아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제 다양한 시도보다는 목표에 집중할 방침이다. 권 대표는 "훌륭한 창업자들에게 첫번째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투자사가 되는 게 지금 해야 할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투자회사 라이선스를 얻고 규모가 큰 벤처펀드를 만들어 온 것도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좋은 창업자에게 초기뿐 아니라 지속적인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선 더 큰 펀드를 만들 필요성이 있었다.

권 대표는 "'우리가 VC냐 아니면 액셀러레이터냐'라는 정체성의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좋은 창업자를 돕기 위한 조직이고 라이선스는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퓨처플레이 2025년 1분기 말 기준 투자운용규모.


그는 현재의 퓨처플레이가 가진 경쟁력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권 대표는 "훌륭한 창업자의 파트너가 되기위해 종종 다른 투자사와 경쟁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퓨처플레이가 지는 일은 좀처럼 없다"며 "창업자에게 우리만큼 본질적인 도움을 주는 투자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퓨처플레이가 가진 밸류업 조직이 핵심 경쟁력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권 대표는 "창업자는 자금과 인재유치, 사업개발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며 "퓨처플레이는 전문인력을 통해 창업자들에게 홍보와 리크루팅, 지식재산권(IP) 등과 관련해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며 창업자들의 선택을 받아왔고 이런 경쟁력을 더 고도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개발 역량 강화 방점

사업개발, 특히 글로벌 확장 측면에서 역량을 더 강화해나가는 게 그가 정한 과제다. 권 대표는 "퓨처플레이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많은 도움을 주고자 하고 글로벌 비즈니스로 사업을 이어 준 경험이 많다"면서도 "아직은 우리도 막막한 영역이 다수 존재해 갈증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사업확장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해외출장도 자주 다니고 있다. 올 들어서만 미국과 일본, 마카오, 인도 등 많은 나라로 포트폴리오 기업 대표와 함께 출장을 다녀왔다. 그 나라의 대형고객들에게 포트폴리오의 제품을 어떻게 세일즈할 지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대표이사로서 가진 장기적인 목표도 글로벌로 수렴한다. 그는 "내수 시장만 보는 기업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파괴력을 가지고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는 회사를 빠르게 발굴해 투자하겠다는 게 퓨처플레이가 지속 가져온 목표"라며 "먼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전세계 최고의 창업자들이 창업을 할 때 가장 먼저 돈을 받고 싶은 하우스가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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