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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신업 리포트]휴젤, 유일한 미·중 동시 공략…'필러 확장'이 키포인트②톡신 사업 확장 마중물 효율적 보충 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도 적어

최은수 기자공개 2025-06-09 08:12:40

[편집자주]

'K-톡신'. 국내 보툴리눔톡신이 글로벌 시장에서 만개할 기회를 맞았다. 국내외 개발과 상용화를 둘러싼 규제 이슈는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고 세계 최고·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인허가 허들을 낮추기 위한 제도 변화도 예고했다. 과거엔 경쟁기업과의 차별화 전략을 개발 기술과 R&D에서 찾았다면 이제는 양산을 위한 설비투자(CAPEX), 글로벌 수요 대응이나 규제 변화, 자금 운용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도 살필 때다. THE CFO가 국내 보툴리눔톡신 기업의 영업 현황과 재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2일 09시3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젤은 국내 기업 중 두 번째로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에 진입한 이후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한 중국 진출 플레이어로 자리잡은 것도 매출 상승에 시너지를 보탠다.

휴젤의 성장엔 보툴리눔톡신 외에 필러의 약진도 기여한다. 특히 고성장을 이끌어낼 마중물 역할을 하는 포트폴리오 빈자리를 필러로 채웠다. 이로써 개발을 넘어 글로벌 상업화 과정에서 부족한 외연으로 인해 찾아오는 고비를 무사히 넘는 모습이다.

◇미·중 첫 동시 진출, 경쟁사와 차별화 성공

휴젤은 대웅제약이 나보타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지 5년 뒤인 2024년 미국 FDA로부터 품목허가(BLA)를 획득했다. 2020년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중국 식약당국(NMPA)의 인허가를 따내며 국내 기업 가운데 톡신 주요국가에 동시에 진출한 첫 사례를 만들었다.


미국의 경우 대웅제약에 비해 진입 일정이 밀렸지만 특히 중국 시장의 성과와 합쳐 다시 들여다 볼 지점이다. 중국 시장은 당국인 NMPA 차원에서 현지 기업을 우대하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타 국가 기업이 진입 후 연착륙하기 가장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중국 현지 보툴리눔톡신 시장 규모는 100억 위안(한화 2조원)을 넘는다. 국내 시장의 경우 연간 400만명의 시술 인구를 확보했지만 2024년 말 기준 시장 규모가 2500억원에 불과하다. 더불어 중국은 내수기업 제품에 대한 불신과 타 제품과의 성능 격차에 대한 시장 불만도 크다. 일단 진입만 해 내면 상당한 락인효과를 누릴 수 있는 특수시장이다.

휴젤이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진입한 효과는 수익성 증대로 나타났다. 아직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시작할 수준은 아니지만 착실히 현금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외형 확장을 대비하는 전략이 가시화되는 중이다. 휴젤은 해외 중심 확장 전략을 염두에 두고 직전 10년 간 배당도 자제했다.

이는 글로벌 톡신 시장 진입도 어렵지만 연착륙을 성공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점을 두루 고려한 조처다. 2020년 6000억원에 달했던 휴젤의 유동성은 2024년 말 기준 4200억원으로 줄어든 것도 이런 특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과 관련이 있다. 이 기간 휴젤은 중국 및 미국 진입 등 굵직한 이벤트가 성사되며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880억원에서 1812억원으로 뛰었지만 오히려 현금이 감소했다.

휴젤의 현금 감소는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인허가 대응과 마케팅 비용, 파트너 등과의 소통 등이 비용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휴젤의 판관비 추이가 중국 인허가 후 진출에 집중한 시기, 그리고 미국 BLA 획득 직전까지 급증했던 것도 앞서 현상을 뒷받침한다.

◇톡신으론 부족했던 외연 확장 마중물, 필러가 '투트랙' 채우며 동력 완성

휴젤은 톡신만으론 다소 부족했던 외연 확장 마중물을 필러에서 찾았다. 통상 히알루론산으로 대표되는 필러 영역은 보툴리눔톡신과 다르게 의약품이 아닌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생물학적 작용이 아닌 구조적·물리적 역할을 중심으로 평가받으며 유럽 CE인증이나 중국(NMPA) 분류에 따라 임상자료가 없거나 최소화된 임상으로도 통과가 가능하다.

선두주자인 대웅제약 역시 필러 사업을 담당하는 별도 법인 DNC에스테틱스가 있다. 다만 대웅제약은 제약사업 등 유동성 창출을 위한 다른 대안이 많다보니 필러 부문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지 않고 있다. 휴젤의 경우 대웅제약과 달리 필러에도 상당한 무게를 싣고 있다. 휴젤의 필러 사업은 자회사인 아크로스가 담당한다.


통상 필러의 경우 보툴리눔톡신 대비 품질관리와 리스크 모니터링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더불어 에스테틱 라인업을 기준으로 보면 보툴리눔톡신과는 쓰임새가 다른 것도 주목할 사안이다. 더불어 같은 에스테틱 시장을 타깃하나 쓰임새가 달라 제살깎이(카니발라이제이션)를 벌이지 않고 상호간 시너지를 내는 점도 포인트다.

휴젤과 아크로스의 매출 성장세가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 것도 일례다. 아크로스의 EBITDA는 2019년 304억원에서 2024년 675억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더불어 아크로스가 약진을 시작한 시기는 휴젤이 중국 및 미국 품목허가를 획득한 때와 겹친다. 휴젤의 생산공장 중 70%는 톡신, 30%는 필러가 차지하는 점도 이런 사업구조와 관련이 있다.

휴젤 관계자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47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및 57만주 이상 소각을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도 현금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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