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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는 지금]스마트폰 성장절벽, 미래 달린 '전장·AI 시프트'①주요 품목 응용처 다변화 추진, 신제품 개발 속도

김도현 기자공개 2025-06-16 13:09:42

[편집자주]

삼성전기가 장덕현 사장 체제 4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체질 개선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골자는 모바일 의존도 낮추기다. 대안은 전장과 인공지능(AI)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전기차 캐즘 등으로 예상보다 전환 속도가 늦어졌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업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신사업도 가시화하는 흐름이다. 다만 '트럼프 스톰'이라는 대외 변수가 있다. 어수선한 상황 속 삼성전기의 현재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07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는 모바일에 쏠린 사업구조를 변화시키는데 주력 중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가 제한적인 데다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다고 판단한데 따른 일이다. 어느 정도 가시화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포트폴리오 및 고객 다변화가 이뤄지는 중이다.

다만 힘을 싣고 있는 전장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성공 가능성을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전기차 일시적 수요정체(캐즘), 기술적 진입장벽이라는 어려움이 있다. 삼성전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재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장덕현 "삼성전기는 이제 자동차 부품사"

4년째 삼성전기를 이끌고 있는 장덕현 사장은 수차례 "앞으로 삼성전기를 자동차 부품회사로 봐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장 위주의 사업 재편을 강조한 발언이다.

실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 모듈 등 핵심 품목의 차량용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의 경우 스마트폰에 1000개 안팎 투입된다면 내연기관차에는 3000개 내외가 탑재된다.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로 가면 1만5000개로 불어난다. 내구성, 용량 등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단가도 높아진다. 개수와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 매출이 수배 확대될 수 있다.

*삼성전기 수원본사
삼성전기는 정보기술(IT)용 MLCC 분야에서 무라타와 선두를 다투지만 차량용에서는 후발주자다. 무라타 외에 TDK, 타이요유덴, 야교 등이 경쟁사다. 그럼에도 IT용 MLCC 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장 중이다. 2022년 5% 미만에서 2024년 10%대 중후반까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주력 카메라 모듈도 유럽과 북미 완성차업체를 공략하면서 전장용 납품을 본격화한 상태다. 카메라 모듈 역시 응용처가 모바일에서 전장으로 바뀌면 대당 개수가 수배 이상 는다. 화질은 다소 떨어지나 크기 등은 확장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는 요소다.

전기차 확산이 예상보다 더디면서 아직 수혜 규모가 기대 이하지만 내년 또는 내후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기점으로 차량용 카메라 모듈 수주도 증대될 전망이다.

차량용 MLCC와 카메라 모듈 사업은 삼성전자(반도체), 삼성디스플레이(OLED), 삼성SDI(배터리) 등과의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룹 차원의 공조가 잘 이뤄진다면 삼성전기에 긍정적이다.

반도체 기판 부문은 수익성이 감소한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PCB), 고밀도 회로기판(HDI) 등에서 손을 떼고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중심으로 개편이 한창이다. RFPCB와 HDI도 모바일 기기에 주로 쓰였다. 수익성 감소로 삼성전기는 철수를 결정했다.

FC-BGA는 PC를 넘어 서버, AI 칩 등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삼성전기는 선두권을 형성 중인 일본, 대만 경쟁사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연이어 빅테크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이외에 삼성전기는 로봇 등 신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로봇은 자동차 부품과 유사성이 높아 연계할 여지가 충분하다.

더불어 유리기판, 전고체전지, 실리콘 캐패시터 등 연구개발(R&D) 및 시제품 생산을 이어가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관세정책 여파, 해외거점 이전 고심

다만 걸림돌이 몇가지 있다. 일단 삼성전기 구조재편 걸림돌 중 하나는 트럼프발 관세폭탄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멕시코 공장 백지화다.

앞서 삼성전기는 북미 공략 차원에서 멕시코 법인을 설립했다. 북미는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즐비한 곳이다. 전장 드라이브의 필수 거점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 추가 관세를 시사한 데다 글로벌 상호관세를 예고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이에 삼성전기는 현지 공장 설립을 전면 중단하고 제3의 지역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메라 모듈과 FC-BGA를 생산하는 베트남 법인, MLCC를 제조하는 필리핀 법인 등도 판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미국 측에서 46%의 관세 부과를 설정한 나라다. 양국 협상이 원활하지 않다면 삼성전기의 비용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스마트폰 관세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삼성전기는 미국 관세 정책 관련해 대응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말 장 사장은 "현재 공급망을 점검하고 있으며 재편하는 방안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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