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0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 상품을 사고파는 일정한 장소이자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추상적인 영역을 일컫는다. 소위 ‘장사’를 한다는 기업인들이 항상 시장의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어딘가 모호한 개념 속 온전히 의미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지난달 진행된 하이트진로 필리핀 간담회에서 김인규 대표이사는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글로벌 주류 시장 경쟁이 심하고 투자비용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다만 시장이 있는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내놨다.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한 외형 확장에 주력하겠다는 의지 정도로 이해했다.
김 대표는 식사 자리에서 다시 한번 시장의 의미를 강조했다. 당장 적자가 나는 회사는 망하지 않아도 매출 규모가 받쳐주지 않는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글로벌,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만큼 지금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체성과 문화의 집합소인 시장 안에서 한류의 바람을 타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튿날 방문한 필리핀 유통 시장에서 김 대표가 강조한 시장의 의미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창고형 매장, 현지 업소, 저가형 마트 등에 소주가 진열돼 있었고, 시음 행사 등의 마케팅 활동도 병행됐다. 고객들이 장바구니에 소주를 담는 모습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소주 포스터나 음용법에 대한 광고 동영상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필리핀 시장 진출 초기 단계 하이트진로는 한인 위주의 틈새시장으로 시작했다. 이후 소주의 대중화를 표방하며 현지 유통사와의 제휴, 오리지널 소주 비중 확대, 문화 페어링 콘텐츠 개발 등 다층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필리핀을 동남아 시장에서의 테스트 베드로 키워냈다. 단순한 제품 수출이 아닌 브랜드와 문화가 스며드는 시장을 만들어 왔다.
1924년 창립해 올해 새로운 100년을 맞이한 하이트진로가 굳이 법인 설립 6년에 불과한 필리핀을 출장지로 선택한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이제야 판매 영역을 늘려가는 단계이지만 하이트진로가 시장을 키워가는 방식이 담겨 있었다. 김 대표가 필리핀에서 보여주고 싶던 광경은 이런 시장의 확장이 아니었을까 싶다. 2030년까지 글로벌 소주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선언적 포부에 기대감이 앞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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