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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문화재단의 진화]'미술품 컬렉팅'에 공들이는 한화 오너가④대기업 미술관 컬렉션 조성 기대감, 미국 법인 통한 거래 가능성도

서은내 기자공개 2025-06-17 09:05:49

[편집자주]

문화재단은 기업의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한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각사 오너의 의지에 따라 공익사업 성격, 실행력, 재단 구조 등이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난다. 특히 과거 한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졌던 곳이 다수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변화를 시도하며 인식 개선을 꾀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곳이 많다. 연간 공시를 토대로 주요 대기업 문화재단들의 현재 위상과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화 양상 등을 다방면에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3일 16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가 미술계에 큰 손으로 나서면서 미술계와 미술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미술관 사업은 단순히 전시관을 건립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술품을 수집해 컬렉션을 조성하고 소장품을 운영 관리 보존하는 컬렉터로서의 역할까지 아우른다. 컬렉터는 미술시장의 수요를 뒷받치는 큰 축이다.

그런 점에서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미술계에 참여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퐁피두서울 건립이 확정되고 한화가 아트 사업을 전개하면서 업계에서는 오너가에서 미술품 구입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미술관을 운영하는 재단 차원의 작품 구입과 별개로 오너 개인들도 거래 주체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퐁피두 작품만으론 한계, 자체 컬렉션 필요

퐁피두와 한화 간 계약 상 퐁피두서울은 개관일로부터 4년간 매년 2회씩 퐁피두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진행하기로 한 상황이다. 분관 운영의 계약기간이 정해져있는 만큼 미술관 사업에 진심인 한화 입장에서 퐁피두의 소장품에만 기대기는 어렵다. 계약 종료 후에도 사업을 이어가려면 컬렉션 조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삼성이나 아모레퍼시픽 등 미술계에 영향력을 가진 대기업 미술관들은 확고한 오너의 미술품 수집 의지 아래 이뤄진 컬렉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화의 경우 오너가의 소장품이 일부 있긴 하나 알려진 바로는 대규모 컬렉션으로 보기에는 제한적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부인인 고 서영민 씨가 일부 미술품을 소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 씨는 현대미술 애호가로 작품을 구매했으나 초고가 작품을 소장한 이력은 알려진 바 없다. 김 회장의 모친 고 강태영 씨 역시 문화예술에 관심을 두고 고미술 컬렉션을 이뤘으나 고서적, 골동품이 중심이 됐다.

한화문화재단 소유 미술품도 일부 있다. 이 역시 규모가 크다고 볼 수는 없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문화재단 소유 미술품 가액은 46억원 수준이다. 이는 2007년 설립 당시 재단이 강 씨로부터 출연받은 미술품 가액과 동일한 액수다. 19년째 재단에서 추가 미술품 구입은 없었던 셈이다.

물론 현재 시장에서 작품의 가치를 재평가하면 더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을 전망이다. 미술관 사업을 본격화한 2023년 이후로도 아직 소장품 구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퐁피두 분관 개관이 진행된 후에는 일정 원칙에 따라 재단 차원에서도 작품 수집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 퐁피두센터는 2023년 3월 '퐁피두서울' 설립을 합의했다.
◇와이너리-아트 사업 연계 가능성

미술계 다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포함해 오너가 인사들이 미술품 구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너가의 미술품 거래는 극비에 부쳐지며 구체적인 작품이나 규모 등을 외부에서 알기 어렵다. 잘 알려진 인사나 공식 루트를 통하기보다 비공식 하에 거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한 화랑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미국에서도 아트 사업을 진행 중인만큼 국내 보다는 미국 소재 법인을 통해 진행되는 거래 비중이 높을 수도 있다"며 "국내에서는 미술품 구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고 법인의 미술품 구매 세제 혜택도 거의 없지만 미국에서는 법인의 세제혜택이 크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부인은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너가 인사들 중 미술계에 친숙한만큼 컬렉션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술품 거래를 주도하거나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오너가에서 조성한 미술품 컬렉션은 한화 컬렉션으로 묶여 향후 미술관 전시사업에 대여 등의 방식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이 미국 와이너리를 인수한 것도 아트 사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3년 전 한화솔루션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세븐스톤즈'를 450억원에 매입했다. 통상 와인과 미술품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와이너리를 매입하고 내부에 초고가 미술품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다.
63빌딩 꼭대기층 '63스카이아트' 미술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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