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략하는 지방건설사]태왕이앤씨, LH 물량 집중…디벨로퍼로 도약할까2025년 수도권 공사매출 1000억 상회 전망, 지방 사업장 현금흐름 개선 '과제'
이재빈 기자공개 2025-07-07 07:41:41
[편집자주]
건설업계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부동산 시장 양극화다. 서울과 수도권 주택 가격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여전히 미분양 우려가 크다. 수도권 사업 수주 여부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방 건설사들이 수도권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더벨은 시공능력평가 100위 이내에 포진한 지방 소재 주요 건설사들의 수도권 진출 실적과 현재 주요 사업지, 재무건전성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3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 지역 '빅3' 중 한곳으로 꼽히는 태왕이앤씨는 도급공사 위주로 수도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수도권 공사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공동주택으로 구성돼 있다.그럼에도 언제든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저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반을 두고 있는 대구에서는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분양률이 저조한 지방 사업장 공사비 회수를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이 선결돼야 하는 상황이다.
◇법정관리 졸업 저력 보여준 37년 역사 시공사, 시평순위 전국 기준 60위
대구를 연고지로 하는 태왕이앤씨는 1988년 설립된 태왕주택을 모태로 성장했다. 같은해 4월 주택건설 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1991년에는 대지조성 사업자 등록했다. 1992년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취득했다.
대주주가 바뀐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태왕주택을 설립한 창업자는 권성기 회장이다. 1976년 태왕섬유공사를 설립한 권 회장은 섬유업을 바탕으로 건설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 52.2%를 보유하고 있는 노기원 회장이다.
노 회장이 태왕이앤씨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시점은 2010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태왕이앤씨를 인수하면서 지분을 확보했다. 대구지역 기반 디벨로퍼였던 노 회장은 사업 파트너였던 태왕이앤씨가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인수자로 나서 정상화 작업에 착수했다.
태왕이앤씨는 노 회장 체제에서 빠르게 정상화됐다. 우선 인수 직후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또 법정관리로 인해 50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시공능력평가순위를 다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태왕이앤씨는 2012년 430위를 기록하며 500위권 내로 재진입한 후 꾸준히 순위 상승을 지속하면서 2018년 9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순위는 60위다.
주택브랜드 '아너스'의 인지도 강화 작업도 병행됐다. 우선 2018년 서원주 코아루아너스를 준공시키면서 대구·경북 외 지역에 법정관리 졸업 후 첫 아너스를 조성했다. 2019년에는 LH가 발주한 화성남양뉴타운 A2BL 공동주택을 준공시키면서 수도권에 진출했다.
화성 공동주택 프로젝트는 태왕이앤시가 지속적으로 LH 발주물량을 따내는 단초가 됐다. 2019년 12월 평택고덕을 시작으로 위례신도시와 화성태안3지구를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과천주암과 평택고덕 도급계약을 따내면서 3737억원 규모 신규일감을 확보했다.
지난해 확보한 신규일감은 태왕이앤씨에 수도권 공사매출 1000억원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전망되는 프로젝트다. 태왕이앤씨의 수도권 공사매출 규모는 2020년 259억원에서 2021년 509억원, 2022년 528억원으로 늘었으나 2023년 34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규모는 341억원에 그쳤다. 평택고덕과 위례신도시 프로젝트가 연달아 준공되면서 매출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4년 수주한 평택고덕과 과천주암이 올해 공사를 시작함에 따라 태왕이앤씨의 수도권 공사 현장은 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공동주택 도급사업이 약 3년에 걸쳐 매출을 분할인식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현장의 공사매출은 연간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또 LH가 발주한 현장인 만큼 당분간 태왕이앤씨의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수도권 시행사업 진출 여력 충분, 악화된 현금흐름 개선 '우선'
태왕이앤씨는 LH 도급공사 위주로 소극적인 수도권 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는 상위권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대주주인 노 회장이 디벨로퍼 출신인 만큼 재무적 여유만 뒷받침된다면 수도권에서도 개발사업을 벌일 노하우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태왕이앤씨의 연결기준 매출에서 분양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의 근거다. 2021년 748억원이었던 태왕이앤씨의 분양매출은 2022년 1100억원, 2023년 1433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도급공사 외에도 자체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시행과 시공을 병행한 결과다.
원가율 관리에도 강점이 있다. 태왕이앤씨는 급격한 공사비 상승이 있었던 2022년 이후로도 공사매출 대비 공사원가 비중이 90%를 하회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공사원가율도 85.6%로 집계됐다. 수도권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낮은 공사비를 제시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태왕이앤씨가 당장 적극적인 수도권 진출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등의 지표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현금유동성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말 별도기준 태왕이앤씨의 부채비율은 81.8%, 유동비율은 258%로 나타났다. 두 지표 모두 꾸준한 순이익 흑자에 힘입어 전년 말 대비 개선됐다. 다만 2022년 말 342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의 합은 2023년 말 166억원, 2024년 말 83억원으로 감소했다. 순이익 흑자에도 현금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공사비 회수 난항이 현금유동성 고갈의 원인이다. 태왕이앤씨의 매출채권 규모는 2023년 683억원, 2024년 202억원 늘었다. 공사비 회수가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금이 줄어들고 있다.
재고자산 증가도 현금 유출을 야기했다. 2023년 말 114억원이었던 재고자산 증가액은 지난해 말 2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부 현장에서 공사비 수령이 어려워지면서 미분양 주택 등 대물을 공사비 대신 수령한 결과다.
공사비 회수 지연은 차입금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022년 말 204억원이었던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2023년 말 406억원, 2024년 말 623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채무만 266억에 달한다. 현금유동성이 8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재고자산과 유동자산의 신속한 현금화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도 태왕이앤씨가 마주한 과제다. 현재 주요 우발부채로는 고령월성산업단지(1700억원)와 대구 사월지구B2블럭(402억원), 사천IC복합유통단지(334억원) 등이 있다. 이들 프로젝트의 만기는 대부분 2026년 상반기에 도래한다. 모두 지방 소재 산업지인 만큼 분양률이 낮게 나타나면 실제 채무인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용평가사들도 태왕의 재무건전성에 위험 신호를 보내는 중이다. 2023년 4월 BB(안정적)이었던 태왕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2023년 9월 BB(부정적)으로 변경된 뒤 2024년 5월 BB-(부정적)로 떨어졌다. 같은해 9월에는 한 노치 더 떨어진 B+(부정적)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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