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억 조달 두산, 증권사단 도움 빌렸다한국증권 2500억 베팅…NH·KB·키움 1000억씩 지원
권순철 기자공개 2025-07-07 08:00:32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3일 10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의 사업지주 회사인 ㈜두산이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담보로 5500억원을 수혈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이 2500억원을 책임진 데다가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이 각각 1000억원을 지원해준 것으로 알려졌다.㈜두산은 조달 목적과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인수합병(M&A) 대금과 관련이 깊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반도체 등 신사업 투자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을 감안하면 목적성이 뚜렷한 조달이란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두산, 로보틱스 지분 담보로 5500억 수혈…한국·NH·KB·키움 '조력'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 6월 27일 자회사 두산로보틱스 주식 1460만주를 담보로 5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두산이 들고 있던 두산로보틱스 지분이 4417만7110주임을 감안하면 약 33%가 주식담보대출로 묶인 셈이다. 대신 ㈜두산은 계약 상대방에 매년 4.90%의 이자를 지급할 의무를 갖는다.
두산로보틱스 주가 전망이 어두웠다면 성사되기 힘든 딜 구조다. 계약 상 담보유지비율은 140%로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주당 5만2740원을 밑돌 경우 ㈜두산은 추가로 담보를 설정해야 한다. 그러나 전일(2일) 종가는 6만1400원으로 2023년 상장 당시 공모가(2만6000원)의 2배를 훌쩍 웃돌며 견조한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담보로 잡을 여력도 충분했기 때문에 증권사에 손을 벌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가 상장하던 당시 ㈜두산이 들고 있던 지분도 4420만주로 지금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구주매출을 단행하지 않아 지분율만 68%에 달했고 그 덕에 30%에 달하는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두산은 복수의 증권사들과 접촉해 주식담보대출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2500억원을 책임지며 적극적으로 베팅했다는 후문이다. 한국증권 외에도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두산 그룹과 평소 관계가 깊은 하우스들이 각각 1000억원씩을 보탠 덕에 클로징될 수 있었다.
◇"사실상 M&A 자금 마련 포석"…신사업 투자 '드라이브'
㈜두산은 5500억원을 확보한 것에 대해 특별한 용처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수합병(M&A) 대금 마련의 신호탄이 아니겠냐는 평가가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목적성이 뚜렷한 파이낸싱이라고 보고 있다"며 "SK나 롯데가 리밸런싱 차원에서 사업부 매각 러시에 나서는 반면 두산은 오히려 사는 쪽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두산그룹은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적극적인 투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룹에서 반도체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는 두산테스나로 지난 2022년 향후 5년 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아직 점찍어둔 매물이 있는 건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물색하고 있는 그룹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에 맞춰 자본시장에 출현하는 빈도도 잦아지는 추세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2024년 두산 그룹은 회사채 시장에서 5370억원을 조달했는데 2021년(728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지난해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합병하려는 시도까지 단행하면서 신사업 마중물 확보에 리소스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거둔 실적은 기대를 밑돌았지만 성장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025년 1분기 ㈜두산이 기록한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2987억, 1985억원으로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두산테스나, 두산로보틱스의 1분기 매출액은 593억, 47억원으로 전분기(885억, 108억) 대비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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